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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학부모를 동원하여 일을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by 깜쌤 2013. 11. 9.

가을철이면 각학교마다 한 학년을 정리하는 전시회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들 '학예회를 한다'라고 말하면 내용상으로는 크게 두가지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그 하나는 미술작품전시나 시화전을 중심으로 하는 전시회이고 또 다른 하나는 아이들이 펼치는 음악이나 연극같은 것을 중심으로 하는 발표회다. 어느 것을 하든 교사들에게는 약간의 부담이 되는 행사임에 틀림없다.

 

학교에 따라서는 어떤해는 전시회를 하고 그 다음 해에는 발표회를 하기도 하고, 두가지를 동시에 하기도 하며, 또 어떤 학교에서는 격년제로 개최하기도 한다. 격년제로 실시하거나 전시회와 발표회를 번갈아가며 하는 이유는 교사와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부담이라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면 전시회나 발표회는 교사라는 직업인이 당연히 해야할 일이므로 그 정도를 가지고 부담으로 여기면 안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를 구성하는 모든 조직원들이 부담으로 느낀다면 함부로 밀어붙일 수 없다는 문제점도 가지게 된다.

 

 

전시회를 할 경우 평소에 학급경영만 충실하게 잘 해두어도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고 본다. 평소 학습활동을 통해 모아놓은 증거물을 잘 보관해두었다가 전시를 하기만 해도 쉽게 해결되는 것이 전시회인데 너무 거창하게 꾸며 누구에겐가는 더 잘보이려는데서 온갖 예기치못한 문제점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시회 날짜가 다가오면 다른 교과목 수업을 전폐하다시피하고 작품제작에만 매달리는 사례도 어쩌다가 한번씩은 볼 수있는데 그런 행위는 말이 안되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을 무시하고 눈앞에 닥친 행사에만 몰두하여 본말이 무엇인지 구별을 못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처사다.    

 

 

어떤 교사는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는 일을 꾸려나가기가 벅차다고 생각하여 그런 것인지는 모르지만 일부 학부모의 힘을 빌어 물건을 전시하기도 하고 전시회 공간을 꾸미기도 하는데 교사라면 절대로 이런 행동을 해서는 안될 일이다. 교사와 학부모와의 관계는 누가봐도 분명한 갑과 을의 관계다. 교사의 지위를 지용하여 자기가 좀 편해보자고 학부모를 불러 일을 시킨다는 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꼭 학부모의 도움을 받아야할 처지에 있지 않은 다음에야 가능하면 교사와 아이들이 힘을 합쳐 공간을 꾸미고 준비를 하는 것이 정상이다. 나도 같은 선생이므로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온갖 상황과 교사의 처지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는 편이지만 교사가 절대로 해서는 안될 일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교사라는 직업을 선택할때 자기의 재능과 능력은 도외시한채, 노후가 보장되고 여유가 많으며 방학을 즐길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교직에 들어온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교직생활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교직은 분명한 사명감과 깔끔한 처신으로 평생을 살 각오가 되어 있지 않으면 곤란한 일이 많이 발생하는 직업이다.

 

아무쪼록 교사의 능력부족과 게으름으로 인해 학부모에게 폐를 끼치는 행위는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듣기 싫은 소리일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을 명확하게 다루고 깔끔하게 일을 해나갈 능력이 안된다면 물러나는 것이 옳은 일이다. 그런 사유로 해서 나도 이제 그만두려는 것이지만.....

 

 

<글 속에 등장하는 사진장면은 이 글의 내용과 아무런 연관이 없음을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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