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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체험학습갈때 선생은 점심을 어떻게 해결하나?

by 깜쌤 2013. 10. 4.

요즘은 소풍이라는 표현을 잘 쓰지 않고 체험학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학교에서는 보통 봄가을로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떠난다. 교사가 아이들을 인솔하고 교외로 나갈 경우에는 당연히 출장신고를 해서 허락을 얻어야하는 법이고, 학교에서는 출장자가 가는 목적지의 거리와 임무에 따라 적당한 출장경비를 제공하게 된다. 교사가 아이들을 데리고 체험학습을 떠날 경우 점심은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대답은 아주 간단하지만 그래도 질문을 드려보기로 한다. 어느 경우가 옳을까? 

 

 

1. 교사가 직업상의 일로 출장을 가는 것이므로 당연히 본인이 먹을 음식을 가져가거나 아니면 사먹도록 하면 된다.

 

2. 첫번째 경우처럼 하면 인간살이가 너무 야박해지므로 자녀가 먹을 음식을 준비하는 김에 김밥한줄 더 말아서 선생님께 드려 함께 즐기도록 한다. 

 

3. 반장이나 부반장같은 학급대표의 어머니가 준비하면 된다.

 

4. 경제적인 형편이 되는 집안도 있으므로 알아서 준비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국가의 녹을 먹고 사는 공무원이라면 당연히 1번이 정답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2번이 정답이 될 수도 있다. 자, 이런 경우라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철수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아이다. 철수의 아버지는 교통사고로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생활고를 견디다못해 가출을 하고 말았다. 철수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는 하나뿐인 손자를 지극히 사랑하셔서 고생을 하시면서도 철수를 키우고 살아오셨다.

 

철수는 자기가 처한 가정형편을 비관해서 한번씩 가출하기도 했다. 그때마다 담임교사는 고생고생해가며 철수를 찾아왔고 이를 고맙게 여긴 철수 할머니가 김밥 한줄을 말아서 보내셨다. 이 김밥은 먹어야하나 말아야하나?

 

 

  

세상살이에 딱 부러지는 정답은 없는 법이다. 하지만 글상자 속에 예를 든것같은 상황이 되면 행동하기가 애매해진다. 나는 평소에 미리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해두었다. 체험학습같은 행사가 있을 경우 내가 도시락을 준비해서 갈 것이므로 학급회장대표 어머니들은 조금도 신경쓰지 말라고 말이다.

 

공립학교 교사도 일단은 공무원 신분이므로 국가에서 규정한대로 처신하면 될 것이니 크게 고민할 일도 아니다. 사랍학교 교사는? 공무원이냐 아니냐를 따지기 전에 사도(師道)를 걷는 사람들이므로 어떻게 처신할 것인지는 스스로 잘 생각해서 행동할 일이다. 사람살이에는 도리라는 것이 있는 법이므로 어긋나지 않게 살면 무리가 없는 법이다.

 

 

내가 살아가는 기준은 아래 글상자속에 들어있는 글과 같다. 내 기준을 남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는 하지 말기 바란다. 적어도 그런 기준으로 평생을 살아오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정도는 이해하고 글을 보면 좋겠다. 글 주소는 두개지만 각자 다른 글이다.

 

 

 

 

해마다 체험학습을 가기전에 학급대표 어머니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게 된다. 학년초에 내가 가진 기준을 미리 명확하게 이야기해두었기에 학부모들은 그게 고민이 되는 모양이다. 점심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느냐고 물어오는데 내 대답은 한가지다. 신경쓰시지 말라는 것이다. 점심은 담임교사가 준비할 것이므로 조금도 신경쓰지 말라고 당부를 드린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인다는 것이 문제다.

 

 

선생이라는 직업은 모범을 보이며 살아가야 하는 직업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답은 항상 쉽게 나온다. 그렇게 깐깐하게 살면 사람살이가 어렵다고? 그렇다면 선생을 안하는게 편하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교사는 명예를 먹고 살며 교사에게는 아이들이 가장 큰 재산이라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하면 오히려 살아가기가 훨씬 더 쉽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