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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존경받는 지름길이 여기 있다.

by 깜쌤 2013. 9. 23.

 

 나는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라는 문장과 '돼지에게는 진주를 주지 말라'라는 표현을...  진정한 가치를 모르는 자에게는 좋은 것을 줄 필요가 없고, 무식한 자는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게 되어 천방지축으로 날뛰게 된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다. 

 

로댕이라는 조각가의 이름 정도는 누구나 다 알지 싶다. 오귀스트 로댕의 대표작은 누가 뭐래도 <생각하는 사람>이다. 로댕이 남긴 다른 조각작품의 이름을 세개만 더 대어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뭇거리게 된다. 야동(야한 동영상)을 좋아하거나 색(色)을 밝히는 사람들이라면 <입맞춤> 정도는 알지 모르겠다. 그러면 <지옥의 문>은 알고 있는가? <칼레의 시민>은?

 

칼레의 시민이라고 할때 칼레는 무엇을 의미하는 말일까? 칼레는 프랑스에 있는 도시 이름이다. 아래 지도에서는 빨간 풍선주머니 속에 A자로 표시된 곳이다. 맞은 편 영국땅이 너무나 유명한 도버이다. 우리가 잘 아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영어로는 줄리어스 시저)가 공화정 로마 시대때 영국 정복에 나서 영국해협을 건너간 곳도 칼레 부근 해안의 어디쯤일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영국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나라다. 가까이 마주보고 있으니 사이가 좋을리가 없다.

 

 

 

                                    <현재의 영국과 프랑스의 부분 지도 - 클릭하면 뜨게 뜬다>

 

영국이 프랑스땅에 한창 세력을 넓혀올때는 프랑스 북부의 대부분을 지배하기도 했다. 너무나 유명한 백년전쟁때 그런 일이 발생한거다. 우리가 잘 아는 잔다르크는 백년전쟁의 끝부분에 등장한 인물이고.....  그렇게 양쪽 국가가 툭닥거리며 싸우던 시절, 프랑스의 도시 칼레 - 영어식 발음으로는 칼라이스라고 한다 - 가 영국군대에 의해 포위된다. 

 

오랫동안 버티던 칼레의 시민 저항군은 더 이상의 원병이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시민대표를 앞세워 영국왕 에드워드 3세에게 항복의사를 표명한다. 항복사절단을 맞이한 에드워드 3세는 그동안 흘린 피를 보상받는 의미에서 칼레의 시민대표 6명이 교수형을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하면 시민들의 목숨을 보장하겠다는 말과 함께. 다른 대안이 없었던 항복사절단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문제는 누가 시민들을 대표하여 교수형을 당하느냐하는 것이었지만... 

 

무거운 분위기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던 중 칼레의 시민가운데 부유하기로 소문이 나있던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Eustache de St Pierre)가 죽음을 자청하고 나서자 이어서 시장과 법률가와 귀족과 상인이 나섰다. 죽음을 자원한 시민대표 여섯명은 약속한 날 교수대에 오르기 위해 사형장에 나타났다. 당시 에드워드 3세의 왕비는 임신중이었다는데 자기가 잉태한 생명의 소중함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그들을 살려달라고 남편에게 간청하게 되었고 에드워드 3세는 칼레 시민대표들의 행동에 갚은 감동을 받아 시민대표 전원을 살려주게 되었다.

 

당연히 이 감동적인 스토리는 사람들의 입으로 전해지고 역사에 남게되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상징이 되었다. 이 장면을 조각으로 남긴 사람이 오귀스트 로뎅이다. 고귀한 신분에 있는 자는 높은 도덕적인 의무를 지녀 책임있는 행동을 해야된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 바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이고.

 

 

민주국가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귀족들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우리 사회에서 현대판 고귀한 자들로 인정받는 자들은 누구일까? 많이 가진자들과 권력자들이다. 많이 가진 자들은 그래서 행동을 조심해야한다.

 

예전 미국인들에게는 운전중에 특히 조심해야할 세가지 부류의 인간들이 있다는 농담이 유행했다. 첫번째는 롤스로이스같은 고급외제차를 모는 사람들이었다. 접촉사고라도 나면 수리비가 감당이 안되니 조심해야 된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고급 스포츠카를 타고 생머리를 흩날리며 선글래스를 끼고 운전하는 젊은 미인들을 조심하라고 했다. 사고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였다. 세번째는 늙은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모는 차들이 주의해야할 대상이었다. 이유는 두번째 부류와 같았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현상이 번지고 있다. 도로에서 고급 외제차가 질주해올때는 비켜주는 것이 예의아닌 예의가 되었다. 그들이 잘나서 비켜주는 것이 아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문짝 하나 수리비가 어지간한 자동차 구입비보다 비싼 차니까 말이다. 당해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다. 그게 뭘 의미하는 말일까? 고급 외제차를 몬다는 것은 본인에게는 자랑의 대상이지만 없는 서민들에게는 경원의 대상이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젊은이들이여! 좋은 차를 가지게 되면 멋진 매너부터 먼저 배우기 바란다. 그게 여러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지름길이다. 고급차를 몰고 다닐수록 양보할 줄 알고 교통법규를 지킬 줄 알기 바란다. 위의 사진을 보자. 인도는 사람들이 다니는 길이지 주차장이 아니다. 더구나 주차할 공간이 충분한데도 불구하고 인도에 차를 올려두는 것은 이기심의 발로이지 좋은 매너는 결코 아닌 것이다.

 

 가진 사람일수록 노블레스 오브리주 정신으로 무장하기 바란다. 그게 우리 사회에서 오래도록 부귀영화를 누리는 지름길임을 명심하시라. 공화정 로마와 카르타고간에 벌어진 포에니 전쟁에서 로마 최고의 관직이었던 집정관(Consul)이 13명이나 전사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본적이 있는가? 로마가 세계최고의 강국 지위를 오래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상위계층 사람들이 솔선수범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기 재산을 털어 도로를 만들기도 했고, 기념비적인 멋진 건물을 지어 기부하기도 했다.  

 

 

                          <사진촐처 : http://cafe.daum.net/musicgarden/2WP4/7948>

 

영국 왕실이 존경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국가가 전쟁상황같은 어려움에 처할때마다 왕자들은 전쟁터로 내달렸고 공주는 군수공장에 가서 일을 했다. 영국 최고의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이나 캠브리지, 옥스포드같은 명문대학에서는 졸업생들이 1차세계대전, 2차세계대전에 무더기로 참가하여 전사했다.  

 

경주 최부자집안이 그렇게 뜬 이유가 무엇일까? 흉년이 들면 곡식을 풀어 사방 백리안에 굶어죽는 자가 없도록 노력했고 쓸데없는 허명(虛名)을 좇아 높은 벼슬자리를 탐하지 않았으며, 스쳐지나가는 나그네를 잘 대접했고 흉년에는 땅을 사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베풀며 살았고 모범을 보이며 살았다는 이야기다.

 

 

 

 

 

 

어리

버리

 

 

 

 

 

 

표준말은 어리바리입니다. 습관상 글 말미에 어리버리로 쓴 것이니

양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