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 금요일, 그 다음날에 있을 영어말하기대회 준비를 마쳐놓고 첨성대쪽으로 슬슬 나가보았다. 천마총 주차장 앞 왼쪽 너른 잔디밭에 사람들이 잔뜩 몰려있었다. 어떤 행사를 하는가싶어 가까이 다가가보았다.
신라소리축제 2013 에밀레전이라.....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행사를 하는 것은 좋은데 그동안 남부지방이 워낙 오래동안 가물었던터라 잔디상태가 은근히 걱정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밟아버리면 손상이 가지않을까 싶기도 했지만 근심은 마음 한구석으로 밀쳐두고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잔디밭 여기저기에 상당히 많은 가건물이 들어서있었다.
목어(木魚)를 쳐보는 곳도 있었고.....
법고를 두드려보는 곳도 있었으며.....
종을 쳐보는 체험행사장도 있었다.
전체적인 분위기를 가만히 살펴보니 불교계에서 주최한 행사같았다.
한쪽에는 무대도 설치되어 있었다. 노래자랑을 하는 곳일까?
소리축제라고 이름을 붙였으니 여러가지 체험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제일 먼저 에밀레박물관이라고 이름붙은 가건물로 들어가보았다.
여러가지 범종모형들과 종에 관한 설명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나는 천막 부스를 향해 가보기로 했다.
설봉스님 도예전시장으로 향했다.
얼핏봐도 수준급으로 보이는 작품들이 가지런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나는 이런 전시장 분위기를 좋아한다. 요란하지 않고 단정함과 우아함이 가득한 분위기말이다.
그렇다. 누가봐도 설중매다. 사방천지가 눈으로 덮힌 날에 피어나는 매화들..... 나는 매화라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향기를 맡는 사람이다.
이렇게 단아할 수 있을까?
작품밑에 붙여놓은 견출지가 조금 부담스러웠다. 옥의 티다. 안보이게 했으면 좋으련만..... 판매자입장에선 나와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다.
자잘한 꽃송이들이 마구 피어나는 봄날 같다.
나는 하나하나 찬찬히 살폈다.
설중매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아까와는 다른 작품이다.
나는 그 요묘한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었다.
단순하면서도 단정함이 느껴진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붙여놓은 이름 하나하나가 의미있게 다가왔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움에 잠시 넋을 놓았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더니 설봉스님은 대단한 실력을 가진 도예가이셨다.
잔잔한 감동을 안고 전시장 밖으로 나왔다. 이런 날은 살맛이 난다.
많은 아이들이 체험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만져보고 만들어보고 느껴보는 것이 오래가는 법이다.
유치원아이들인가 보다. 줄을 서서 이동하고 있었다.
요즘 들어서는 어린 아이들이 왜그리 귀여운지 모른다.
나는 유치원선생님들을 뵐때마다 너무 존경스러워진다.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을 요령껏 데리고 다나는 것을 보면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다가 나는 손명주짜는 곳까지 왔는데..... 나는 여기에서 사라져가는 모습들을 오랫만에 다시 만나볼 수 있었다. 그런 장면들은 다음 글에서 만나보기로 하자.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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