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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경주 시내에 거대한 메밀밭이 있다

by 깜쌤 2013. 9. 8.

 

가을밭을 수놓는 가장 멋진 먹거리 식물의 꽃은 누가 뭐래도 메밀꽃이 아닐까 싶다. 메밀은 먹거리 식물로도 훌륭하지만 꽃이 소박해서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꽃의 아름다움에 관해서는 굳이 이효석의 걸작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메밀꽃 하나하나는 볼품이 없지만 한꺼번에 가득하게 피어버리면 문제는 달라진다.   

 

 

메밀꽃이라고 하면 강원도 평창의 봉평만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 싶은데 이제는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가 되었다. 경주시가지 한가운데 봉평을 능가하는 거대한 메밀꽃밭이 그 멋진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마총이 있는 대릉원첨성대부근에 그런 곳이 있다. 첨성대를 기준으로 한다면 북쪽이 되고 대릉원을 기준으로 해서 본다면 동쪽이 된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인왕동이다. 아래에 올려둔 지도를 참고하면 위치 파악이 빠르다.

 

 

 

 

오른쪽 아래의 크게보기 표시를 누르면 지도가 크게 뜰 것이다.

 

 

인왕동에는 예전부터 이름난 유흥가가 있었다. 경주사람들에게는 쪽샘이라고 알려진 곳인데 울산이나 대구, 포항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소문난 곳이었다.

 

 

지금은 벌판으로 변했지만 한때는 여기에 집들이 가득했다. 기와집들이 좁은 골목길을 따라 추녀가 맞물리도록 이어져 있었다. 그 많던 건물들이 지금은 다 철거되고 말았다. 신라시대에는 주거단지였기에 발굴을 하고난뒤 보존하기 위해서였으리라. 사실 아직도 철거가 완전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발굴은 군데군데 진행되고 있다.

 

 

철거가 이루어지는 와중에 쪽샘지역은 흉물스럽게 방치되어 있었다. 그동안 나는 아무런 대책없이 그냥 방치시켜두는 행정당국을 보며 안타까워햇다. 그런 것을 보고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은 나말고도 많이 있었으리라.   

 

 

지난 1월에 새로 부임한 동장님도 이런 사실을 익히 알고 계셨던 모양이다. 쪽샘지역을 아름답게 가꾸기로 마음먹은 뒤 지난 여름의 지독한 가뭄과 더위 속에 메밀씨앗을 뿌렸고, 기적처럼 싹이 돋아올라 힘차게 자라기 시작했다.

 

 

8월20일경만해도 키가 고작 5센티미터정도 밖에 되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당시의 모습은 아래 글상자 속에 있다. 주소를 한번 눌러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동민들과 직원들이 나서서 비료도 뿌리고 줄도 치고 하더니 8월말과 9월이 되자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오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쪽샘지구 대부분이 하얀 꽃으로 가득 덮였다.

 

 

곳곳에 조형물을 세우고 사람들이 함부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줄을 치고 나자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제 오후, 그러니까 9월 7일 토요일 가보니까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되었다.   

 

 

꽃이 가득하니 비가 살짝 그치자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슬슬 모여들기 시작했다.

 

 

9월 13일 금요일부터 사흘간 월성동주민센터와 주민들이 힘을 합쳐 쪽샘메밀축제를 시작한단다.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공연행사도 준비하는 모양이다.

 

 

다음 주말에 경주를 방문하는 분들이라면 놓치지 말고 꼭 한번 들러보시기를 권한다.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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