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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박목월선생 생가(生家)를 찾아나섰다 1

by 깜쌤 2013. 9. 10.

 

생가라고만 써놓으면 요즘 학생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제목에 한자를 섞어쓰면 젊은이들이 지레 겁을 먹고 읽어보지도 않고 나가버릴까싶어 신경이 쓰이니 이것도 소심증에서 기인하는 병이리라.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인데 요즘 젊은이들은 한자로 이루어진 낱말뜻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힘든 것 같았다. 잘못알고 쓰는 말들이 제법 많았기 때문이다.

 

  

8월의 햇살이 몹시도 따가운날, 박목월 선생이 태어나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른바 박목월 선생의 생가다.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면 바람처럼 가볍게 갔다 올 수 있지만 그런 것 하고는 애초부터 거리가 제법 먼 사람이니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기로 했다. 어떤 경로를 밟아갔는지 궁금한 분들은 아래 지도를 눌러보시기 바란다.

 

 

 

지도를 클릭하면 아주 크게 나타난다. 오른쪽 위의 빨간점은 경주시청의 위치를 나타내고 왼쪽 아래의 빨간 점은 목월선생의 생가 위치를 나타낸다. 지도 왼쪽 제일 아래에 축척이 나타나있으므로 거리를 쉽게 계산해낼 수 있을 것이다. 시내에서 갈 경우, 지도에서 표시를 해둔 점을 따라가면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도 제일 적게 마시면서도 조용하게, 그러면서도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도를 올려본 것이다.

 

 

김유신 장군묘 앞을 지난 뒤 형산강변을 따라 조금 달리다가 네거리에서 도로를 건넜다. 아파트가 가득한 충효동을 통과해서 가도 되지만, 자동차 매연을 마시는 것도 싫었고 이 더운 날에 오르막길에서 힘을 빼기 싫어 들판으로 가는 길을 택했던 것이다.

 

 

효현과 두대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면 무열왕릉 앞을 지난 뒤 소티라는 작은 고개를 지나서달리게 된다. 백일홍 꽃망울이 달린 끝부분에 폭 꺼진 부분이 소티고개다.

 

 

나는 그것도 싫어서 도로를 따라 이어진 자전거길을 따라 가다가 중앙선 철길부근에서 왼쪽으로 꺾어 들판 한가운데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게 제일 편하다. 위험하지도 않고 조용하니 금상첨화격이다. 사진 속에서는 비닐하우스를 오른쪽으로 두고 가다가 철길 바로 앞에서 왼쪽으로 꺾는 것이다.

 

 

벼들이 다 팼다. 목월 선생의 생가를 다녀온 것이 지난 8월 중순의 일이니 이제는 벼들이 영그는 중이리라.

 

 

몇년전, 경주시 서쪽에 자리잡은 선도산에 커다란 산불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몇년 지나고 나자 이제 그 흔적이 조금씩 묻히기 시작했다. 자연의 위력은 그토록 대단하다.

 

  

나는 자전거도로를 달렸다. 기존의 도로 옆에 새로 만든 길이어서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중앙선 철길을 만나기 전에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도로를 건너면 논벌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가게 되어 있다. 자전거없이 경주를 방문하는 분들도 터미널이나 역부근에서 자전거를 빌려 쉽게 다녀올 수 있다. 벼가 익는 9월말이나 10월 초순이 되면 황금색으로 변한 들판길을 달리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되리라. 

 

 

 

벌판으로 이어지는 길을 모르면 저 앞에 보이는 잘록한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자전거로 소티 고개를 넘는 것은 조금 위험할 수도 있다. 왕복 2차선 도로여서 교통량이 많은데다가 내리막길에서는 커브가 심하기 때문에 시야가 가려질 수도 있다.

 

 

나는 벌판길을 달렸다. 한결 여유롭다.

 

 

철길 가에는 새로운 전원주택 동네가 만들어졌다. 그림같은 집들이 한두채 생기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제법 많은 집들이 들어섰다.

 

 

철길 너머로 무열왕릉이 보였다.

 

 

동대구에서 출발한 무궁화호 열차가 달려오고 있었다.

 

 

요즘 열차들은 워낙 안락하기 때문에 어디를 다녀오고자 하면 열차를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다. 목월생가(木月生家)가 있는 모량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나는 멀리 보이는 산들을 보며 느긋하게 달렸다. 급할 게 없으니 서두를 일이 없다.  

 

 

아스팔트로 포장한 길이 나타났다. 이런 길에서 자전거를 타면 바퀴가 도로에 착 달라붙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저 앞에 보이는 동네가 장메마을이다.

 

 

왼쪽 앞으로 다가오는 산은 경주남산이다. 둑너머로 형산강이 흐른다.

 

 

이제 장메마을이 눈앞에 다가왔다. 그냥 직진만하면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가 곧 빠져나가도록 되어 있다.

 

 

파밭 옆을 지났다. 대나무숲을 옆에 두고 있는 저 집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담과 지붕이 조화를 이루어 사방에 가득한 초록색과 기막히게 잘 어울렸다. 장메마을을 통과하면 곧이어 효현이다.

 

 

나는 소티고개를 둘러서 돌아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요즘은 시골어디나 거의 모든 집들이 말끔했다.

 

 

효현을 지난 뒤 나는 산밑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을 따라갔다. 큰 도로를 달릴 일이 없다. 법흥왕릉앞을 지나고 농산물 유통센터뒤를 지나서 모량으로 달렸다. 

 

 

모량까지 와서는 일단 쉬어가기로 했다. 쉬는데는 학교만큼 좋은 곳이 없다. 나는 모량초등학교 운동장가에 있는 쉼터로 갔다.

 

 

방학이어서 사방이 조용했다. 땡볕아래에서 페달을 밟았더니 땀이 마구 솟았다.

 

 

모량초등학교 건물 끝에 터잡고 자라는 수양벚나무는 해마다 봄이면 장관을 이룬다.

 

 

어느 정도 땀을 식힌 뒤 나는 다시 달렸다. 모량초등학교 뒤편에서 철길과 1번 고속국도밑을 통과했다. 경부고속국도의 영천과 울산구간은 아직도 왕복4차선이다. 확장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고속국도 밑을 빠져나온뒤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똑바로 달리니 안내판이 나타났다. 목월생가가 있는 마을이다.

 

 

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을 선택해서 달렸다. 이제 거의 다 온것이나 마찬가지다. 시골마을이지만 제법 규모가 커서 길따라 조금 더 올라가야 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