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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나원백탑은 8기(8奇)가운데 하나다

by 깜쌤 2013. 8. 27.

 

간이역으로 신분이 떨어져버린 나원역에서 나와 들판을 가로지르는 들길에 서서 산쪽을 보면, 산밑 숲속에서 삐죽이 모습을 내밀고 있는 하얀 탑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 탑이 나원백탑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나원리 5층석탑입니다. 국보 제39호로 지정된 탑입니다. 어떤 사이트에서는 국보35호라고 잘못 소개하기도 합니다. 나는 나원리 5층석탑을 찾아가보기로 했습니다. 나원역까지 찾아왔으니 한번 가보기로 마음 먹은 것이죠. 

 

 

들길 양쪽으로는 비닐하우스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나는 비닐하우스들이 늘어선 도로를 따라 산골짜기 안으로 향하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었습니다.

 

 

탑이 있는 산으로 향하는 길은 경사가 심하지 않으므로 슬금슬금 걷기에는 제격입니다.

 

 

산밑자락에 탑이 숨어있었습니다. 사실 여기는 제법 오랫만에 찾아와봅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없었던 시기에 한두번 와본게 전부였습니다. 

 

 

 계단을 올라가보면 탑이 깨끗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바로 이 탑입니다. 제가 첫발령을 받아 경주에 찾아왔더니 어떤 선배선생님께서 경주에는 8가지 괴이한 현상이 있다며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3기 8괴 3보 三奇八怪三寶>라는  말로 널리 알려져 있더군요. 그 여덟가지 괴이한 것 가운데 하나가 나원백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탑으로 올라가는 계단 안쪽으로 이어지는 길에 나원사라는 작은 입간판이 보였습니다. 탑이 있으니 절이 자리잡았던가 봅니다.

 

 

나는 탑을 보는 것이 목적이었으므로 계단을 올라가 보았습니다. 잔디밭 한가운데 아담하면서도 단아한 모습을 가진 탑이 다소곳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나원리 5층석탑이 다른 탑보다가 그리 희게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어쨌거나간에 경주사람들 눈에는 특별히 희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말이 나온 김에 여덟가지 괴이한 것이 무엇인지 인터넷으로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1.남산부석(南山浮石)   2. 문천도사(蚊川倒沙)

3.계림황엽(鷄林黃葉)   4. 금장낙안(金丈落雁)

5.백률송순(栢栗松筍)   6. 압지부평(鴨池浮萍)

7.불국영지(佛國影池)   8. 나원백탑(羅原白塔)

 

당연한 일이지만 어떤 이들은 다른 주장을 펼치기도 합니다.

 

 

나원리 오층석탑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탑신에 이끼가 끼지않아 희게 보인다는 뜻에서 나원백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나에게는 색깔이 희다는 것보다 그냥 단아하다는 느낌이 앞섰습니다.

 

 

 

탑옆에는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작은 절이 숨어있습니다. 나원사라는 절입니다.

 

 

절마당에는 배롱나무 한그루가 서있고 밝은 분홍색꽃이 가득 달려있었습니다. 꽃이 떨어져 마당을 발그레하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모양을 물끄러미 쳐다보았습니다.

 

 

절에서 공부를 하는듯한 처사 한사람이 휴대전화기를 들고 누이동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속세와의 인연은 그 어떤 것보다 질긴듯 합니다.

 

 

나는 내가 몸담그고 사는 속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이제 다시 속세에 몸을 담그러 들어갈 준비를 해야지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