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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아이들과 같이 먹고 함께 딩굴줄 아는 교사는 확실히 존경받는다

by 깜쌤 2013. 6. 19.

 

6학년이나 5학년 같은 고학년 담임교사를 하면 아이들을 데리고 수학여행을 가거나 야영을 갈 일이 반드시 생깁니다. 아이들과 함께 활동을 해야하는 그런 시간들은 상당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교사가 아이들에게는 존경을, 학부모님들로부터는 참된 교사로서의 인정과 존경을 받을 수 있는 멋진 기회이기도 합니다. 수학여행이나 야영행사가 교사들에게 부담스럽기만 하지 그게 어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조금만 생각을 생각을 달리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 성공한 지휘관들, 이를테면 장군들이나 영웅들의 공통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는 부하들과 동고동락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한 분들은 하나같이 부하들의 처지를 이해해주고 고생을 함께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늘날 대기업을 이끌어나가는 CEO들도 기업이 위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연봉을 반납하고 일을 하는 경우도 있음을 봅니다. 그런 행동이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들이 노리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길래 그렇게 하는 것일까요?   

 

 

우리들이 다 아는 것처럼 그들은 조직 구성원들의 일체감이나 협동심, 단결심을 노리고 있습니다. 솔선수범을 통해 조직멤버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죠. 인간이 만든 모든 조직은 한덩어리가 될때 무서운 위력을 발휘합니다. 이런 원리는 학급을 경영하는 교사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특히 고학년 아이들을 가르치는 담임교사들은 뛰어난 리더들의 이런 면을 눈여겨 보고 따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수학여행을 가는 교사들은, 숙식을 하는 곳에서 제공하는 음식정도는 반드시 아이들과 함께 같은 수준으로 먹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고 안하고를 제가 강요할 권리가 없지만 이왕이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점에서 제공하는 음식은 아이들 것이나 교사들 것이나 같다는 것을 의도적으로라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그렇게 하면 아이들은 교사를 달리보게 됩니다. 설마 아이들이 그런 눈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의심한다면 큰 착각을 하는 것이죠. 아이들의 눈은 아주 날카로워서 교사의 언행을 통해 선생님들의 가르침이 진실한 것인지 아닌지를 너무도 쉽게 판단합니다.

 

교사라는 직업은 그래서 힘듭니다. 특정한 아이들을 편애하는 것이나 교사의 언행 불일치를 귀신같이 찍어내고는 존경을 하느니 할 수 없다느니 하는 식으로 나름대로 구별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자기들이 판단한 그 내용을 집에 가서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통해 학부모들은 교사를 저울질하게 되는 것이고요.....  

 

 

남자선생님일 경우 아이들과 잠자리도 함께 하면 더 효과적입니다. 저는 어지간하면 수학여행을 가서도 아이들과 함께 자기를 원했고 그렇게 실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젊었던 날 철이 없었을때는 다른 인솔교사들과 어울려 시간을 보냈습니다만 최근 이십여년간은 거의 다 아이들과 함께 잠을 잤습니다.

 

수학여행이나 아영을 가면 분위기에 들뜬 아이들이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다른 반 아이들과 내반 아이들의 건강상태와 생활상태를 점검하고 다음날 일정을 점검해보는 그런 미팅을 가지고 나면 보통 자정이 훌쩍 넘어가지만 그래도 잠은 반드시 아이들과 함께 자려고 노력했습니다. 잠을 푹 잔 아이들은 다음날 일정을소화해내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하루 종일 비실거리기도 합니다.  

 

 

어떤 선생님들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교사가 아이들과 함께 자면 밤에 아이들 나름대로 만들어나가는 추억을 없애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말입니다. 상당히 일리있는 말이지만 이제는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인 시대로 변했기에, 철저히 관리하되 추억을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을 정해 아이들이 자유로이 즐길 수 있도록 해주면 됩니다.   

 

교사의 지나친 통제와 간섭은 아이들의 활력을 빼았을 수도 있음을 모르는게 아닙니다. 함께 먹고 함께 고생하고 함께 딩굴줄 아는 마음을 가진 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니 오해는 마시기 바랍니다. 수학여행은 이름 그대로 수학여행이지 술먹고 담배피우고 난잡하게 행동하는 권리를 보장하는 그런 행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도 잘 알도록 교육시켜두어야 하고, 교사도 행사가 지닌 참된 의미에 입각하여 행동을 해야할 것입니다. 

 

 

떠들고 장난치고 짖궂은 행동을 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싫어하는 아이들도 당연히 있는 법입니다. 더구나 요즘처럼 교내폭력이 문제되는 시대적인 상황속에서는 교사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뻔하지 않습니까?

 

아이들을 아무렇게나 풀어두는 방임과, 수학여행이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식으로 놓아두는 방치행위는 어쩌면 범죄행위에 속할지도 모릅니다. 아무런 사고없이 넘어가면 추억으로 끝나겠지만 만에 하나 큰 사고라도 발생하면 뒷감당이 어려울 지경에까지 이르고 맙니다. 교사의 몸보신을 위한 처신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에 접근해서 따져보자는 것이죠.

 

 

자식을 길러본 사람들은 깨달을 것입니다.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아이들은 그 부모에게 이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재산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남의 귀한 자식을 맡아 인솔하는 교사는 최대한 안전하게 아이들을 관리해서 잘 다니다가 무사히 집으로 보내줄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면 안됩니다. 다음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과 함께 먹고 함께 잠을 자보기 바랍니다.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훨씬 더 많음을 분명하게 깨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평소에 잘 실천하시는 선생님들께는 외람된 헛소리에 지나지 않음을 충분히 잘 깨닫고 있기에 송구스럽게 여길 뿐입니다.)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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