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남송어가(南宋御街)는 항주의 자부심이었다

by 깜쌤 2013. 5. 30.

 

중국인들은 어떤 장소나 건물을 나타낼때 재 성(城)이라는 글자를 많이 사용하더군요. 여긴 영화관이 틀림없습니다. 영어로 함께 써두었으니 확신하는게 가능합니다. 

 

 

우리는 성문처럼 생긴 문을 통과했습니다. 벌써 몇번째인지 모릅니다.

 

 

일본인들같으면 이런 물길속에 잉어를 키웠을 것입니다. 물길 속에 잉어가 득시글한 곳을 실제로 본 적이 있습니다. 시마네현의 츠와노에서 그런 사례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금붕어라도 몇마리 넣어두었더라면 멋지지 않았을까요? 금붕어떼들이 한곳에 몰리지 않을까를 염려하신다고요? 어차피 쓰레기가 떠내려가지 않는 물길이니 듬성듬성한 그물망이나 철장만 질러서 설치해두면 간단히 해결될 것입니다. 

 

 

겨울철에도 항주의 이 물길은 얼어붙을 염려는 없을 것 같아서 해보는 소리입니다.

 

 

근대적인 느낌이 풀풀날리는 가게 앞에는 색깔있는 자전거가 곱게 세워져 있었습니다.

 

 

손님이나 주인이 타고온 자전거 같기도 합니다.

 

 

하얀 벽에 연꽃 한송이가 그려진 집을 발견하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습니다.

 

 

연꽃 한송이에 시 한수......

 

 

서양인들이 절대 이해못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서예라는 영역의 예술입니다. 자기들이 매일 쓰는 글자를 써놓고는 예술이라고 우긴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일 것입니다. 실제로 서양인 외교관가운데 그런 말을 하는 양반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집들은 꽤나 오래된 것 같습니다. 적어도 1900년대 초반의 분위기입니다.

 

 

나는 남송어가에서 귀가하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발견했습니다. 눈이 번쩍 뜨였습니다.

 

 

느낌상으로는 5학년 아니면 6학년입니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아이들의 패션과 차림새, 그리고 행동거지를 유심히 살폈습니다. 발랄하고 꾸밈없는 아이들이었습니다. 녀석들하고는....  참 귀엽기도 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미적감각이 남다르게 발달할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을 어렸을때부터 확보해주는 것이 됩니다. 이런 것들이 재산인데......

 

 

아이들을 보내고 나서 이번에는 물길속에 던져진 글자덩어리들을 찾아냈습니다.

 

 

 

놀라운 아이디어라는 느낌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한자 활자를 형상화시킨 아이디어가 누가봐도 독창적이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더군요.

 

 

남송어가의 매력은 이런데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는 이 조형물 앞에서 한참동안 서성거렸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습니다.

 

 

어떤 근대식 건물들은 아주 세련되게 꾸며두기도 했습니다.

 

 

마침내 우리들은 남송어가를 가로막는 육중한 구조물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어야 했습니다. 내가 눈치가 너무 없는지는 몰라도 멀리서 보았을때 처음에는 저것이 무슨 시설물인지 짐작을 하지 못했습니다.

 

 

차가 지나가는 것으로 보아 횡단보도가 앞에 있을 것으로 짐작을 했습니다.

 

 

하얀벽면 중간에 남송어가라는 글씨가 단정하게 붙어있었습니다. 흰벽앞에 붙어 자라는 대나무 몇그루가 도시의 삭막함을 정화시켜줌과 동시에 항주가 위치한 중국 강남지역의 운치를 더해주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흰벽을 배경으로 하여 심어놓은 대나무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나는 이제 이 벽의 비밀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육교였던 것입니다. 육교시설은 노약과들과 장애우들에게는 넘기어렵고 오르기 어렵고 건너기 어려운 비인간적인 시설로만 생각을 했었는데 이 시설을 보고는 견해를 바꾸었습니다. 

 

 

육교를 오르기전에 좌우를 살펴보았습니다. 육교를 따라 양쪽으로 통로가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까 아주 인간적인 모습으로 설계되어있었습니다.

 

 

장애우와 노약자를 위해서는 엘리베이터가, 일반 통행인을 위해서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죠.

 

 

전동차들이 육교부근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랐습니다. 절강성 남쪽 온주에서도 이런 에스컬레이터를 보았습니다만 거기는 고장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육교에 오르자 사방이 탁 트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항주시내의 고층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던 것입니다.

 

 

항주의 중심도로 같습니다. 규모도 규모거니와 시설도 대단했습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과 부근풍경을 살펴보았습니다. 위에서 본 남송어가 부근의 스카이라인은 또 다른 멋을 풍겨주었습니다. 현란한 간판이 없는 거리는 한없는 단정함과 정갈함과 깔끔한 맛을 느끼도록 해주었습니다. 이런 것이 항주의 매력인가 봅니다. 

 

 

우리는 육교위를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항주!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육교 한복판에서 중심부 거리를 본 모습입니다.

 

 

이제는 내려갈 차례입니다.

 

 

한자로 된 글씨만 빼면 유럽 어디에 온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탔습니다.

 

 

우리는 육교를 건너 반대편 거리로 내려섰습니다. 새로운 멋진 거리가 이어져 있음을 발견하고 나는 다시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