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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청나라 시대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청하방을 걸었다 2

by 깜쌤 2013. 5. 27.

 

청하방거리를 걷다가 매력적인 커피가게를 발견했습니다. 요시가와 에이지(吉川英治)라는 일본인 소설가가 있었습니다. 그가 쓴 삼국지의 첫문장은 "오늘도 황하는 유유히(도도하게) 흐른다"는 것이었지요. 그 황하에서 차를 구하는 청년의 이야기에서 이야기꾸러미를 풀어나갑니다. 물론 그 청년이 주인공인 유비가 되겠지요. 

 

 

유비는 후한시대의 사람이니 지금부터 약 1800여년 전의 인물입니다. 이미 그때부터 차는 일부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물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전통과 역사에 빛나는 차를 서서히 몰아내고 있는 기호식품이 바로 커피라는 것이죠.

 

 

항주 전통의 거리인 청하방에 커피가게가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물론 부근에는 차가게들이 있습니다. 차와 커피의 전쟁이 치열하게 대륙에서 전개되고있다는 이야기일까요?

 

 

실내장식도 제법 세련되었는데다가 커피가게 주인의 얼굴모습도 약간은 이국적이어서 묘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얼음커피 한잔에 6원이라면 마실만 합니다만 참았습니다. 찬 날씨에 찬커피 마시기는 나에게 고문처럼 괴로운 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달달한 믹스트(mixed) 커피대신 원두커피를 마시는데 맛을 들였더니 이제는 일반적인 싸구려 커피가 왠지 싫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청하방에서 커피한잔을 마셔보는 것도 멋진 호사(好事)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다시 거리로 나왔습니다.

 

 

골동품 가게였을까요? 여기서 나는 재미있는 사진들을 찾아냈습니다. 과거의 지도자들사진입니다.

 

 

등소평......

 

 

주은래.....  하여튼 이번 여행에서 주은래 총리는 자주 마주칩니다.

 

 

모택동.....

 

 

그리고 임표.....  비운의 인물이었죠.

 

 

자세히 보니 오카리나가 주력 상품인듯 했습니다.

 

 

어느 나라에나 다있는 거리의 초상화가도 보였습니다.

 

 

커피가게가 있으면 차가게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중국적인 냄새가 나는 법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잘 알다시피 항주의 용정차는 세계적인 품질을 자랑하는 고급차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용정차를 마셔보지 않은 것은 후회거리로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제법 좋은 차들을 마셔보았습니다. 중국인들의 차 사랑은 유별나서 못말릴 정도입니다. 차와 소금과 철은 예전부터 돈이 되었기에 송나라에서는 무너진 재정을 보충하기 위해 차 전매제도까지 실시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한때 담배와 인삼을 전매했듯이 말입니다.

 

 

이런 거리에서 한잔 마셔보는게 좋겠지만 워낙 가짜가 많은 곳인지라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들어가면 안사고 못배길것만 같아서 참았습니다.

 

 

번자체 글자를 보는 것이 얼마나 오랫만인지 모릅니다.

 

 

한약방인가 봅니다.

 

 

청하방에는 개방시기의 청나라문물이 가득하다고는 하지만 왠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여긴 요지경(瑤池鏡)같은 속을 보여주는 곳인가 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길거리에서 요지경 속을 들여다본 추억이 없지 싶습니다. 다음(DAUM) 백과사전에서는 요지경을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개 들여다보는 구멍이 있는 상자로 되어 있는데, 구멍을 통해서 원근법에 따라 채색·제작된 축소된 경치 또는 무대장면을 볼 수 있다. 초기의 요지경은 주로 당시의 무대 모양이나 경치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으로 국한되었다. 요지경으로 알려진 최초의 도구는 원근법에 따라 그려진 풍경화를 담고 있었는데, 1437년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가 제작한 것으로 유리 위에 투명한 색상으로 채색을 하고 다양한 효과를 내기 위해 뒤쪽에서 햇빛이나 달빛 등을 비추었다고 한다.

 

그후의 모형들은(일부 모형들이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쿤스티스토리스셰스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음) '악타이온의 아르테미스 발견' 장면을 비롯해 르네상스 시대의 가장무도회나 가장행렬을 모델로 해서 만든 것으로 여겨지는 장면들을 담고 있는데, 완벽한 원근법에 따라 채색된 배경을 바탕으로 하여 입체감이 생생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17세기에는 진열장 안에 만들어진 요지경이 순회흥행사들에 의해 거리에서 자주 전시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장난감 모형이 되었다. 이동경치와 나무 및 판지로 만든 인물들을 갖춘 일부 모형들은 그후 19세기 아동극장(→ 인형극 )으로 발달되었다. 요지경은 또한 입체경이나 환등기를 포함해 많은 종류의 광학장난감의 전신이 되었다.

 

 

 

 

제가 어렸을때 만들어본 요지경은 세개의 거울이 필요했습니다. 거울 3개를 가지고 삼각기둥모양을 만들고 그 속에 형형색색의 색종이를 잘라서 넣은뒤 흔들어 보면 색종이들이 이리 흩어진채로 삼면 거울에 반사가 되어 화려한 모습을 만들어내었던 것을 본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들여다보려다가 이것도 참기로 했습니다.

 

 

예전에는 사진속에 나오는 모습처럼 아이들이 몰려들어 보았던 모양입니다. 속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호박에다가 온갖 글씨를 새겨넣은 것들도 판매되고 있있습니다. 별별 상품이 다 있네요. 

 

 

짙은 초록색 호박은 응원용인가 봅니다. 가유(加油)라는 말은 기름을 더한다는 말이니 '힘내라'라는 의미가 될것입니다.

 

 

진남과, 청물겹! 마지막 글자를 몰라서 인터넷 자전으로 확인해보았더니 '겹'자였습니다. 딸 겹자이니 "진남과입니다. 따지 마세요" 그런 의미가 될것 같습니다. 뭘 따지 말라는 이야기일까요? 어쩌면 "건드리지 마세요!"라는 의미가 될지도 모릅니다.

 

  

도드라지게 솟은 글자부분을 따지 말라는 것인지 꼭지부분을 따지 말라는 것인지 구별이 안됩니다. 그게 제 한자실력의 한계입니다.

 

 

그 옆에는 온갖 곤충과 동물들이 그득하게 널려있었습니다. 밀짚으로 만든 것인지 보릿짚으로 만든 것인지 풀잎으로 만든 것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습니다.

 

 

잎이나 줄기를 엮고 자르고 꼬아서 만든 것은 분명합니다. 기법도 기법이려니와 세밀성 하나는 끝내줍니다. 이 정도가 되면 장인으로 대접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전시품 뒤에 늘어놓은 재료를 가지고 만들었던가 봅니다. 어떤 식물의 줄기임에는 틀림없는데......

 

 

어디에나 있는 공포의 주택도 있었습니다. 괴택이라는 이름을 걸고 영업을 하더군요. 입구에 서있는 저 양반은 텔레비전에서 본듯 합니다.

 

 

이번에는 모래주머니나 콩주머니 비슷한 것을 던져 인형을 쓰러뜨린뒤 맞추면 인형을 타가는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구경했습니다.

 

 

포근한 느낌을 주는 인형은 누구가 가지고 싶어할 것입니다. 인간의 심리를 노린 사행성 게임이긴 하지만 여기에서는 묘하게 역사적인 인물을 등장시켰습니다.

 

 

서기 1127년 여진족이 세운 금나라의 군대가 송의 수도 개봉을 쳐들어와서 송은 남쪽으로 피난을 가 항주를 근거지로 해서 남송을 세웠는데 간신 진회가 어쩌고 저쩌고....... 진회가 송나라의 영웅 악비를 죽인 것을 두고 인민들이 분노해서 주머니에 무엇을 넣어 진회같은 간신상을 세우고 던지는데서 유래한 놀이라는 식으로 설명을 해두었네요.

 

  

진회의 노련한(?) 외교술은 빛을 잃은지 오래고 인민들의 가슴속에는 천하에 몹쓸 죽일 인간이 되어 저런 식으로 모욕을 당하는가 봅니다. 진회가 잘했다는 것이 아니라 옛날 역사를 바라보는 후세인들은 결과만을 놓고 평가하는 짓을 반복하고 있다는 말이죠. 마치 일제강점기를 살았던 사람이면 모조리 매국노인것처럼 여기는 풍조가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 사이에도 팽배한데 그런 현상과 무엇이 다르랴 싶기도 합니다.    

 

 

남의 나라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을 두고 가타부타 평가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나는 이런 장면을 보며 밑바닥에 깔린 중국인들의 정서를 파악하면 그만입니다.  

 

 

유명한 천복차가게입니다. 이름 명(名)자위에 풀을 나타내는 초두머리가 엊혀있는 글자가 아주 특이합니다. 자전을 찾아보았더니 차잎이나 새로난 차나무의 싹을 의미하는 '차 명'이라는 글자였습니다. 뜻은 이고 발음은 명이었습니다.  

 

 

별별 한자가 다 있네요.

 

 

중심이 되는 거리에서 옆으로 뻗어나간 골목길에도 온갖 가게들이 즐비했습니다.

 

 

나는 이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님에도 불구하고 담배꽁초하나 없는 거리의 청결함이 더욱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역시 차가게입니다. 유서깊은 차가게들이 즐비하니 고풍스럽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는 무엇을 파는 가게일까요? 한자는 기린방인데..... 아프리카에서 나는 기린을 잡아서 파는 그런 가게는 분명 아니테고 말입니다. 사실 기린이라는 동물은 중국인들에게 고대로부터 전해져오는 상상속의 동물이었습니다. 명나라때 정화가 거느리는 원정대가 아프리카까지 가서 기린을 가져왔을때 중국인들의 놀람은 상상 이상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내년부터 도로명 주소를 공식적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는데 여기는 벌써 일반화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건물마다 철처하게 표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유리세공품 난전입니다.

 

 

항주라는 도시는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북경동인당의 항주지점일까요?

 

 

이번에는 한약가게들이 나타났습니다.

 

 

젓가락 전문가게도 보였고......

 

 

이리저리 구경다니다가 길거리 한복판에서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는 사나이를 만났습니다. 수염과 무기를 보니 누가봐도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관우같습니다.

 

 

나무로 만든 조각같은데 정교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관우, 그리고 진회에게 죽임을 당한 악비같은 인물들은 중국인들의 가슴속에 자리잡은 영웅이 된 듯 합니다.

 

 

길거리 한복판에 관우를 모신 작은 건물이나 휴식공간을 만들어두어도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동차와 자전거 통제구역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마구 몰려들어가는 건물 하나를 발견하고 우리도 따라들어갔습니다.

 

 

많은 이들이 따뜻한 음료로 몸을 녹이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플라스틱 작은 컵에 음료를 받아서 한잔 마셨습니다. 결명자차 비슷한 맛이 나는 차였습니다.

 

 

가게안에는 사람들이 넘치고 있었습니다. 1649년에 문을 연 가게라는 말이겠지요? 숫자를 새긴 큼지막한 간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있었던 곳! 거기가 바로 회춘당이었습니다.

 

 

창립 350주년을 넘어 400년이 다 되어가는 가게이니 대단한 역사를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청하방 거리에서 역사를 보고 즐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