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항주에서 자전거를 빌려타고 달려보았다

by 깜쌤 2013. 5. 24.

 

자전거를 대여해주는 곳을 찾아야하는데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남산로를 따라 걷다가 한군데를 찾았습니다만 이번에는 복무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또 걸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용금지 옆을 지났습니다.

 

 

용금지 입구에는 금우출수(金牛出水)라는 멋진 조각품이 물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조각이 물속에 자리잡게 된데는 그만한 전설이 있습니다만.....

 

 

수호전 속의 영웅 장순은 오늘도 창을 꼲아잡고 무엇인가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서호자체가 세계유산이니 대단한 곳임에 틀림없습니다.

 

 

 

용금지 부근에서 또다른 자전거 대여소를 만났는데 여기에도 근무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전거 한번 빌리기가 이렇게나 힘이 들줄이야.....

 

 

나는 자전거가 어떤 식으로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는지 미리 살펴두었습니다.

 

 

우리는 계속 걸어야했습니다.

 

 

항주의 버스정류장들은 일본처럼 깨끗했습니다.

 

 

낙서하나, 담배꽁초한개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자게시판에는 몇번 버스가 몇분 뒤에 도착할 것이라는 안내가 뜨고 있었습니다.

 

 

 약 이주일 전에 찍은 경주역앞 시내버스정류장의 모습입니다.

 

 

 덕지덕지 붙은 광고지들과 붙였다가 뗀 흔적들이 중국 항주의 버스정류장과 실감나게 비교됩니다.

 

 

이렇게하고서도 우리가 중국보다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다시 중국의 정류장 모습입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중국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무능과 교만도 확인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동안 중국의 다른 지방을 여행하면서 더럽고 뒤쳐져 있는 모습만을 보았습니다만 이번 경우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나는 뼈저린 반성을 했던 것입니다.

 

 

며칠전 토요일 오후 경주 천마총 앞을 지나다가 관광객들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경주에서 자전거를 빌리는데 한시간에 만원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바가지도 그런 바가지가 없습니다. 

 

 

우리들의 의식 수준이 어쩌다가 그렇게도 타락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관광업에서 정직과 친절만큼 큰 자산이 있던가요?

 

 

우리들은 서호박물관 부근까지 걸어갔습니다.

 

 

청하방으로 들어가는 삼거리 부근에서 마침내 우리들은 자전거를 빌릴 수 있었습니다.

 

 

초록색 작은 공간속에 근무하는 복무원을 찾아가서 자전거를 빌리고 싶다면서 신분증을 보였더니 예치금을 달라고 하더군요. 영어가 안통해도 문제없습니다. 한자를 쓰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쉬운 영어는 다 통했습니다.  

 

 

우리가 외국인임을 알아차린 복무원은 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일단 여권을 보이고 성명을 기록했습니다. 우리보고 적어달라고 요구하더군요.

 

 

 

위에 보이는 것이 복무원이 우리에게 내어준 카드이고 아래의 분홍색종이는 영수증입니다. 그림안경으로 가려둔 부분에 성명과 여권번호를 적게 되어있습니다. 보증금으로 300원을 맡겼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자전거 거치대에서 자전거를 빼내는 방법과 자전거를 보관소에 보관하는 방법을 직접 시범보여주었습니다. 그렇게해서 우리는 쉽게 배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빌린 자전거를 한시간안에 돌려주면 무료였고 두시간까지는 1원이라고 들었습니다. 세시간 안에 돌려준다면 시간당 2원을 주어야 하고 그 이상이 되면 무조건 시간당 3원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짧은 거리를 탄다면 빨리 돌려주는 것이 유리하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복무원이 준 카드를 인식기에 대고 5초정도 기다리면 삐소리가 나는데 그때 자전거를 뒤로 당기면 저절로 빠지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자전거는 낡은 것이 많았습니다. 우리는 여러 대를 타보고 안장높이가 맞고 브레이크가 잘 듣는 것을  골랐습니다. 이때 열쇠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한사람이 한대씩 자전거를 골라낸 우리들은 호수가를 따라나있는 도로위를 달렸습니다.      

 

 

뇌봉탑을 지나고나서 방향을 잘못 잡았는지 비단박물관 앞으로 가고 말았습니다. 워낙 도로가 여기저기로 나있어서 영은사를 찾아가려 했는데 엉뚱한 길로 접어들고 말았던 것입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띄워놓고 방향을 찾았습니다만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워낙 여러군데를 헤매고나니까 은근히 신경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도로가를 달리는 자전거통행자들을 보니까 규칙을 철저하게 지켜야하는 것 같았습니다.군데군데 교통경찰이 순찰을 하는데 제법 많은 운전자들이 걸려드는 것 같았습니다.

 

 

결국 우리들은 지쳐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몇번 방향을 잃고 헤매다가 이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오늘이 마지막날인데 이런 식으로 헤매고 다니면 시간이 감당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시작했던 것이죠.

 

 

결국 우리는 방향을 돌렸습니다. 영은사 가는 것을 포기하고 자전거를 돌려주려고 마음먹었습니다.

 

 

내가 탔던 자전거입니다. 한두시간 정도 탔더니 엉덩이도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으니 자전거를 반납하고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벌써 오후 2시가 넘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어제 저녁을 먹었던 청진식당에 다시 갔습니다. 청진(淸眞)이라는 말은 이슬람교를 의미합니다.

 

 

메뉴판을 보면 제일 위에 회족미식이라는 말이 보입니다. 회족(回族)이라는 말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이라는 의미도 되고 회족이라는 민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회족은 이름그대로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중국 중서부 섬서성과 감숙성부근에는 회족들이 모여사는 행정구역이 있습니다.

 

 

 

 

긴 화살표로 표시된 곳이 영하회족자치구입니다. 회족자치구인 셈이죠. 

 

 

우리는 자기가 먹고싶은 것을 골라서 시켰습니다. 차림표를 보고 한자를 그렸던 것이죠.

 

 

 

나는 쇠고기 볶음밥을 주문했습니다. 국물이 같이 따라 나왔습니다. 많이도 줍니다. 한마디로 푸짐했습니다.

 

 

 

확실히 중국여행에서는 음식먹는 재미를 빼면 즐거움이 반으로 줄어듭니다.

 

 

점심을 먹었으니 커피를 한잔하러 갔습니다. 부근에 멋진 커피가게가 있었으니 안들어가볼 수가 없었던 것이죠.

 

 

 

상당히 고급스럽다는 분위기를 풍기는 가게였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가 들어갔던 곳은 론리 플래닛에 고급으로 소개되어 있었던 집이었습니다. 거금 38원을 주고 커피를 마셨으니 대략 6,500원짜리 커피였던 셈입니다.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한 우리들은 다시 남산로의 버스정류장에 가서 Y2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영은사를 가보려고 했는데 버스가 너무 오지 않아서 할 수 없이 계획을 수정해서 청하방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결과적으로 우리는 정말 멋진 최상의 선택을 한 셈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는 일이 모조리 다 잘되는 팀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남산로에서 청하방을 향해 걸었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이므로 걸어가도 됩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