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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서호를 둘러싼 북산로와 호빈로에서 낭만을 찾았다

by 깜쌤 2013. 5. 21.

 

서호 북안을 따라 이어지는 북산로에도 예외없이 플라타너스 하얀 밑기둥이 줄을 이어 서있었습니다.

 

 

우리는 길가에서 커피집을 찾아냈습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서호 둘레에는 커피집들이 제법 많았던 것입니다. 차문화에 익숙한 중국사람들에게 커피문화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양에서 들어온 현대문화인지 아니면 새로운 고급문화로 여겨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커피마시기가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북산로 한쪽으로  연결되는 서호를 가로지르는 단교가 아늑한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가운데를 살짝 높혀 만든 다리가 주는 아름다움이 은은합니다. 저 다리를 우리는 단교라고 부릅니다.

 

 

어제 들렀던 곳입니다. 어제는 다리에서 내가 지금 서있는 북산로쪽을 보았습니다.

 

 

거리에는 낭만이 철철 흘러넘치는듯 했습니다.

 

 

뒤를 돌아다보아도 거리는 여전히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겨울철에 여행을 와서 항주의 아름다움을 다보지 못하고 한가지 계절만을 즐기고 돌아가야한다는 사실이 너무 유감스럽습니다.  

 

 

백제끝자락에 보이는 작은 섬이 고산입니다.

 

 

북산로 도로가에는 역사적인 명소들이 즐비했습니다.

 

 

사실 항주는 찬란한 강남문화를 꽃피웠던 남송의 수도였으니 볼거리는 무궁무진한 셈입니다.

 

 

지금와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우리는 남북분단으로 인해 고려와 고구려의 문화재는 거의 접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고구려가 존재했던 삼국시대의 문화는 신라나 백제유물을 봄으로서 갈증을 달랠 수 있다고는 해도 고려시대의 핵심문화재는 찾아보기가 조금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우리나라의 고려에 해당하는 시기가 송나라시대입니다. 지금 나는 항주에서 남송시대의 문화 유산을 만끽하는 중이죠. 나중에 우리들은 청하방이라는 곳에 가서 송나라시대의 흔적을 살펴보게 됩니다. 그게 이번 여행의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산로와 백제가 만나는 지점에는 단교잔설((断桥残雪)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있습니다.

 

 

백거이가 만든 백제에는 단교라는 다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옆에서 본 모습도 소개를 해드렸습니다. 단교는 아치형으로 만들어져서 가운데가 약간 높게 보입니다. 지금 사진에서 보는 모습입니다. 항주는 아열대기후를 보이는 곳이어서 눈 구경하기가 어렵지만 눈이 완전히 오지 않는 곳은 아닙니다.

 

겨울철 어쩌다가 사방천지에 눈이 가득내려 백제의 단교를 덮었다가 녹기 시작할 경우 신기하게도 단교부근이 제일 빨리 녹는다고 합니다. 그때 멀리서보면 단교가 끊어져 있는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단교잔설을 항주서호의 매력적인 열가지 경치(서호십경)가운데 하나로 친다는 것이죠.

 

 

서호십경이니 하는 말들은 중국인들의 도특한 정서를 읽어낼 수 있는 키워드이기도 합니다.

 

 

나는 다시한번 더 잔교를 눈에 넣은 뒤 걸음을 뗐습니다.

 

 

호빈루를 따라 걷다가 어제 공연을 했던 팀을 새로 만났습니다.

 

 

공연팀의 열정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뮤지컬 가수 사라 브라이트만(Sarah Brightman)과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가 함께 부른 "타임 투 세이 긋바이"(Time To Say Goodbye)가 울려펴지면서 호빈루 앞 서호속에 설치해둔 분수에서 물이 뿜어져 나왔습니다. 그 둘이 함께 부른 노래는 나도 너무 좋아해서 제 블로그의 배경음악가운데 하나로 선택해 깔아두었습니다.

 

 

음악좋고 경치좋으니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살이가 뭐 별것이겠습니까? 흘러나오는 작은 음악 한곡과 분수쇼 하나로도 인생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세상살이 아닐까 싶습니다.

 

 

호빈로에서 시가지 안쪽으로 연결되는 부분이 항주의 중심가같습니다.

 

 

오늘밤을 보내고 내일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면 우리는 이제 항주에서 떠나야합니다. 현재 우리가 머물고 있는 남산로 부근 숙소에서 새벽에 공항을 가는 것이 너무 불편하므로 우리는 잠자리를 옮기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여기까지 온 김에 호텔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호빈로에는 고급 숙박시설과 명품가게들이 즐비했습니다.

 

 

우리는 저 안쪽 거리로 들어가볼 생각입니다.

 

 

론리 플래닛에 의하면 새벽에 항주소산공항으로 가는 버스는 마르코폴로 호텔 부근에서 출발한다고 했으므로 마르코폴로 호텔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문제는 영어로 된 호텔 간판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마르코 폴로 호텔이라면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를 알아야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볼터인데 그걸 모르니 답답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영어로 검색을 해보니 반응이 없었습니다. 우리는 조금씩 답답해지기 시작했습니다.

 

 

호빈로 부근의 가게들은 하나같이 고급으로 보였습니다.

 

 

아직 저녁시간은 되지 않았으니 구경만 하고 지나쳐갑니다.

 

 

고급 레스토랑들도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여직원 모집광고가 있어서 일부러 유심히 살펴보았습니다. 중국인들의 임금수준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간부급을 6천원 정도 준다면 우리돈으로 100만원이라는 이야기가 되고 여종업원들에게 3000원을 준다고 하면 50만원 정도가 월급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중국의 임금수준도 최근들어 가파르게 상승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화장품 브랜드가 맞는 것 같습니다. 설화수라고 쓰여져 있는 것을 보고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고급 부띠끄들이 즐비한 거리에서 만난 우리 브랜드였기 때문입니다. 부근을 아무리 돌아다녀도 마르코폴로 호텔을 찾지못한 우리들은 괜찮아보이는 호텔에서 가격만 묻고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500원 정도는 주어야 묵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걸어서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아침 8시부터 걸어서 저녁 6시까지 걸었으니 10시간을 걸은 셈입니다. 날씨가 춥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습니다. 몸이 녹다운될 정도로 걸어다닌 날이지만 저녁을 먹어야했기에 다시 밖으로 나갔습니다. 청하방 가는 거리에서 우리는 이슬람교도가 경영하는 식당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회교도 주인이 경영하는 라면과 볶음밥 전문점인것 같습니다. 나는 볶음밥을 시켜먹었습니다. 밥을 제법 많이 주어서 배부르도록 먹었습니다. 맛은 당연히 일품이었던 것이죠. 한그릇에 13원이었습니다. 우리돈으로 2,200원 정도였던 셈이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