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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보숙탑에서 보는 서호는 환상 그 자체다

by 깜쌤 2013. 5. 19.

 

단교앞쪽, 그러니까 산밑으로 이어진 길이 바로 북산로(北山路)입니다. 우리는 남산로 길가 청하방이 가까운 호수부근에 머물고 있는 것이죠. 보석산에서 내려다보는 백제와 항주시가지의 아름다움이 기가 막힐 정도입니다.

 

 

연한 자주색 바위위에 무리지어 걸터앉은 많은 이들이 우리들처럼 감탄을 하며 산 아래 경치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잎떨어진 앙상한 가지사이로 보숙탑이 그 날렵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듯 합니다.

 

 

보숙탑은 어찌보면 아주 가녀린 이등변삼각형을 세워놓은듯 합니다만 서호 반대쪽에 세워진 뇌봉탑의 뚱뚱한 모습과 묘한 대비를 이루는 탑이죠. 중국인들의 심오한 유머를 읽어낼 수 있는 탑이라고나 할까요?

 

 

바로 맡에 보이는 북산로를 잘 살펴보면 꽤나 유명한 집들이 줄지어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호락호락하게 보아넘길 시시한 거리가 아닌 것이죠.

 

 

우리는 바위 틈새로 이어지는 길을 꾸준히 걸었습니다. 탑의 위치도 확인했으니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참 묘한 길입니다.

 

 

보숙탑과 보석산은 중국 1원짜리 지폐에 등장하는 탑이고 산이기도 합니다. 지폐를 얼핏보면 서호의 삼담인월만 보입니다만 자세히 살펴보면 제가 말씀드린 이 모든 경치를 지폐속에서 다 찾아볼 수 있습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기묘함의 연속인 셈이죠.

 

 

산밑에서 볼때에 이런 길이 나있으리라고는 감히 상상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끊어질듯 하다가는 다시 이어지는 길이고 사라진듯 하다가 문득 다시 나타나는 길이었습니다.

 

 

이윽고 보숙탑이 정면에 보이는 지점에 이르렀습니다.

 

 

우리 일행은 뒤에서 따라오는 중입니다. 마치 무협소설속에 등장하는 신비의 고수를 찾아가는듯한 길이었습니다.

 

 

어제 산밑 백거이의 백제에 서서 산을 올려다보며 한번 보고싶어했던 보숙탑이 마침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부근에는 작은 정자가 암반 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너무 널리 알려진 명소여서 그런지 과도하게 자연에 손을 댄 흔적이 보입니다.

 

 

천연 암반을 다듬어 계단길을 냈습니다.

 

 

벽돌로 된 보숙탑은 1933년에 복원하였다고 전해집니다.

 

 

보숙탑 앞쪽에는 쇠로 된 탑은 명나라때 만든 것이라고 전해옵니다. 500여년 전의 유물이라는 말이 됩니다.

 

 

나는 멀찌감치 떨어져 보숙탑의 모습을 살폈습니다.

 

 

왼쪽 아래로는 항주 시가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서호가 보이는 곳입니다.

 

 

명나라때의 유물임에도 불구하고 잘 보존해온듯 합니다.

 

 

나는 쇠로 된 탑을 놓아두고 벽돌로 쌓은 보숙탑 앞쪽으로 다가갔습니다.

 

 

그러면서 한번씩은 뒤돌아보기도 했습니다.

 

 

뇌봉탑의 속은 채워져 있다고 합니다. 벽돌로 쌓은 탑치고는 높이가 굉장합니다. 오연상이라는 분이 북송시대때 만든것이라고 하네요. 7층으로서 높이는 43.5미터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창문처럼 보이는 문틀까지 아주 세밀하게 묘사해서 만든이의 미적인 감각을 한껏 자랑하도록 했습니다.

 

 

보숙탑 부근을 맴돌던 우리들은 이윽고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탑 바로 밑 하산하는 길에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단교부근에서 보석산을 오르면 쉽게 올라올 수 있는듯 합니다.

 

 

글씨하나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세번째 글자를 무엇으로 읽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연(年)자로 읽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궁금증을 안은채로 우리들은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낮은 산이니 내려가는 길도 너무 짧기만 합니다.

 

 

중턱쯤에서 우리는 훼손된 불상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명나라 시대에 만든 불상이라는데 1960년대에 훼손되었다는 설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 홍위병이 난동을 부리면서 파괴했는지도 모릅니다. 모택동이 저지른 과오가운데 가장 큰 것이 아마 홍위병을 시켜 온갖 문화재를 파괴한 것과 대약진운동을 펼쳐 중국인민들을 엄청나게 많이 굶겨죽인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산을 거의 다 내려오자 주차장이 보였습니다.

 

 

잡목과 대나무숲 뒤로 보숙탑이 날렵한 모습을 드러내며 서있었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북산로까지 내려왔습니다. 정말이지 보석산에 너무 잘 올라갔다가 내려왔다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서호로 다가갔습니다.

 

 

요즘의 중국 젊은이들도 얼마나 세련되었는지 모릅니다.

 

 

북산로에 차량통행이 잠시 뜸해지자 서호의 아름다움이 한결 돋보이는듯 했습니다. 

 

 

호수 가운데 보이는 둑이 백씨제방, 흔히들 이르기를 백제라고 부르는 둑길입니다.

 

 

눈이 오면 환상적인 경치를 보여줄 것입니다.

 

 

호수가 벤치에는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경치가 아름다우니 사람들까지 아름답게 보입니다.

 

 

단교위로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치를 보지않았다면 항주를 다녀온 보람이 없지 싶습니다.

 

 

우리는 항주 서호의 단교바깥쪽 호수가를 따라 난 길을 천천히 걸어갔던 것이죠.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