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인지 모릅니다. 밀밭가에 서본 것이....
보리밭에서 느끼는 까칠함이 밀밭에는 없습니다.
6월중순에 보리타작을 하고난뒤 까끌까끌한 보리 까끄러기가 몸에 붙어
한 보름정도는 살갗이 가려워 마구 긁어댔던 추억들이 있었습니다.
밀밭에는 어딘지모르게 푸근함이 묻어납니다.
병에 걸려 이삭이 까맣게 변해버린 깜부기조차도
배고픔에 마구 먹어댔던 날들이 어제같습니다.
덜여문 밀이삭을 잘라 모닥불에 설익혀서는 손바닥에 올려 비벼먹었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밀서리를 했던 날들이 안개속의 풍경처럼 흐릿하기만 합니다.
유년기를 보냈던 그리운 장소들조차 이제는 댐공사로 인해
물속에 가라앉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나는 까닭모를 그리움을 안고 밀밭가에 멍하니 서있었습니다.
어리
버리
'사람살이 > 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원하십니까? (0) | 2013.07.28 |
---|---|
아버지의 아버지, 그리고 또 그 아버지 (0) | 2013.06.11 |
겨울비 오던 날의 추억 2 (0) | 2012.12.20 |
겨울비 오던 날의 추억 (0) | 2012.12.19 |
대릉원의 단풍에 취했던 어느 오후 한때 2 (0) | 2012.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