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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뇌봉탑은 천년의 세월을 안고 버텼다

by 깜쌤 2013. 5. 7.

 

물길 위로 건너갈 수 있도록 만든 돌다리 중간에 아치식으로 살짝 들어 변화를 주기도 했고 그 옆에 정자를 만들어 운치를 살렸습니다.

 

 

밋밋한 돌다리보다는 중간을 살짝 들어올려두었더니 한결 돋보입니다.

 

 

나는 중국인들의 이런 재치에 감탄을 하고 말았습니다.

 

 

돌다리도 직선으로 배치를 하지 않고 이리저리 각을 주어 구불구불하게 함으로서 변화를 주었습니다. 작은 연못에도 그런 식으로 다리를 만든 곳이 많더군요.

 

 

그러니 단조롭지가 않습니다.

 

 

나는 끊임없이 감탄을 하며 걸었습니다.

 

 

뇌봉탑이 물굽이 건너편에 보입니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것은 절강성 경치를 대표하는것 가운데 하나가 메타세콰이어를 닮은 나무들이 많이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정확한 나무 이름은 모르겠습니다만 잎이 떨어진 겨울에 그 나무가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여 경관을 운치있게 만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거의 모든 길을 돌로 포장했는데 하찮은 돌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각을 해놓은 솜씨도 수준급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 길을 전동차가 소리없이 지나갔습니다.

 

 

사방을 둘러싼 경치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이런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을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호는 원래 전당강과 연결된 라군(석호)이었다고 합니다. 항주를 다스리던 관리들이 습지를 파내고 꾸며나가면서 현재와 같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했다고 전합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8세기 전까지는 서호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파낸 흙을 이용해서 호수 한가운데 섬을 만들기도 하고 둑을 만들기도 했다니 반은 인공호라고 해도 틀림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시인 소동파도 한때 항주에서 고위관리를 했습니다.

 

 

그가 항주에서 근무하는 동안 현지인들을 동원하여 파낸 흙으로 만든 둑길이 소제(蘇堤 쑤디)라는 이름으로 아직도 남아있는 것입니다.

 

 

자동판매기에서 지도 한장 사두는 것을 그만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중국 배낭여행에서는 지도가 필수인데 워낙 빤하게 보이는 곳이라서 지도없이 덤볐습니다.

 

 

자동판매기에 판매하는 음료수들도 제법 다양했습니다.

 

 

우리는 다시 남산로로 나왔습니다. 남산로가 있다면 북산로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나중에 북산로를 걷게 됩니다.

 

 

뇌봉탑 맞은편, 그러니까 남산로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는 절이 유명한 정자사입니다. 서기 954년에 창건된 절이라니까 역사도 제법 되는 편입니다.

 

 

우리는 마침내 뇌봉탑이 보이는 위치에까지 도달했습니다.

 

 

도로 밑으로 내려갔더니 뇌봉탑경구라는 글자를 새긴 빗돌이 우리를 맞아주었습니다.

 

 

인공호의 아름다움이 대단합니다. 중간에 섬을 만들어두었는데 모습이 기묘합니다.

 

 

나는 이런 인공정원을 보며 중국인들의 안목과 미(美)에 대한 수준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무렇게 함부로 만든 인공섬은 아닐 것입니다. 의미가 있고 상징하는 바가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뇌봉탑 입구 마당에 새겨둔 조각의 모습이 범상치 않습니다.

 

 

우리는 뇌봉탑에 올라가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입장료도 그렇거니와 사방에 옅은 안개가 끼었기때문에 올라가본들 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뇌봉탑 입구 마당에 깔린 조각품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찍어두었습니다.

 

 

한쪽에는 설명문이 붙어있었습니다. 뇌봉탑이 무너진 것은 그리 오래전 사건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서기 977년에 만들어져서 천년의 세월을 버텨내다가 1924년 9월 25일에 무너졌고 2001년에 탑을 재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탑이 쓰러진 것을 두고 소흥출신의 문학가였던 노신은 글을 지어 발표한 사실도 있습니다. 일설에 의하면 뇌봉탑 기와를 집에 두면 집안이 평안하다는 소문이 돌아 이를 사실로 믿은 많은 중국인들이 기왓장을 몰래 가져가버려 탑이 중심을 잃고 무너졌다는 것이죠.

 

 

뇌봉탑이 있는 남쪽에 남병산이 있고 그 기슭에 정자사가 있습니다. 정사사는 도로 건너편에 있으니 남병산도 바로 뒤에 있는 셈입니다. 항주를 상징하는 탑은 뇌봉탑도 아니고 보숙탑도 아닙니다. 항주를 상징하는 진정한 탑은 육화탑(六和塔)이죠. 전당강가에 자리잡은 탑이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서 눈으로 확인하지를 못했습니다.

 

 

우리는 도로를 따라 다시 걸었습니다. 방금 우리가 들어가보았던 뇌봉탑 앞마당 정원옆을 지나는 중입니다.

 

 

사자상이 귀엽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는 선착장을 만났습니다.

 

 

거대한 용대가리로 앞을 장식한 유람선이 보였습니다. 

 

 

중국인 특유의 사고방식이 드러난 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착장 부근에 소동파가 쌓은 소제가 앞으로 곧게 뻗어있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