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백제위를 걷다

by 깜쌤 2013. 4. 30.

이제 백제(白堤)부근에 거의 다온듯 합니다. 저번 글에서 백거이의 업적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니 새로 구차하게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될듯 합니다.

 

 

우리는 호빈로(湖濱路 후빈루)와 북산로(北山路)가 이어지는 지점 부근을 걷는 중입니다. 잘 관리된 플라타너스 가로수길이 탐이 날정도로 아름답기만 합니다. 

 

 

무자비할 정도로 가지치기에 들어가는 우리나라 가로수들은 이런 나무에 비하면 일생을 비극속에서 상처받고 살다가 죽어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들의 삶이 인간다워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동식물들도 그들의 생태적 특성에 알맞는 정도로 최소한의 보호는 받아야하는게 아닐까요?

 

 

늘어진 수양버들 가지가 바람에 살살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항주 호반에는 낭만이 가득가득 흘러넘치는듯 했습니다. 

 

 

항주는 그냥 항주가 아니었고 서호도 그냥 서호가 아니었던 것이죠.

 

 

중국인들에게 항주소주계림처럼 죽기전에 꼭 한번은 가보고 싶어하는 명소가 되어있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계림은 꿈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동네같았습니다.

 

 

저 앞에 백제가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저 양반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요?

 

 

나는 그의 뒷모습을 유심히 살폈습니다. 저 모습이 바로 나의 뒷모습일 것입니다.

 

 

그럴땐 젊은이들의 뒷모습이 유난히 그리워졌습니다.

 

 

이번 기회에 항주를 들러본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오지않았더라면 큰일날뻔 했습니다.

 

 

백제에는 몇개의 아치교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아마 작은 배정도는 통과할 수 있도록 배려한것 같습니다.

 

 

 

백제라는 글씨가 선명합니다. 건너편 정자안에는 댄스판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어떤 여성의 춤사위가 너무 아름다워서 거의 반할뻔 했습니다.  

 

 

서호! 정말 아름다운 호수였습니다.

 

 

어렸을 때에는 스위스의 레만호가 최고인줄로만 알았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의 여행기에서 그 아름다움을 칭송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횡단보도로를 건너 북산로가 보이는 곳으로 갔습니다.

 

 

정자속에서 방방 뛰다시피 하며 춤을 추는 여성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았습니다.

 

 

대신 보숙탑을 담았습니다.

 

 

북산로에는 플라타너스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백제위를 걸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처럼 제방위를 걷고 있었습니다.

 

 

이 제방의 안쪽이 서호입니다. 백제로 인해 갈라져버린 오른쪽의 호수도 서호의 일부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거기엔 연밭이 있었습니다.

 

 

연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장관을 이룰 것 같습니다.

 

 

저 연인들은 무엇을 내려다보고 있는 것일까요?

 

 

먼거리를 걸어온 우리에게는 잠시 앉아서 쉴 여유와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는 벤치를 찾았습니다.

 

 

백제 중간에 걸쳐진 아치교 위에 눈이 내렸다가 제일 높은 곳부터 녹기 시작하면 다리가 끊어진듯이 보이게 된다는군요. 그런 장면도 서호8경 가운데 하나가 된답니다.

 

 

그럴듯한 이야기입니다. 아치교를 넘어서자 다시 넓다란 백제가 이어지면서 쉴만한 공간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백제는 단순한 작은 둑길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나는 처음에 시시한 둑길 정도로 상상했었습니다.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운기 한대가 간신히 지나다닐 수 있는 그런 둑길을 머리속에 그렸던 것이죠.

 

 

하지만 그게 너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백제는 자동차가 두대 엇갈려 다닐 수 있는 것은 기본이고 그 양쪽가로 인도가 확보된 널찍한 둑길이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걸어온 길을 뒤돌아 보았습니다.

 

 

한번씩은 좌우편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오른쪽으론 너른 호수, 왼쪽으로는 작은 호수와 북산로! 다시 그 뒤로는 보석산과 보숙탑이 영롱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