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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월왕 구천의 근거지였던 부산(府山)을 찾아 떠나다 2

by 깜쌤 2013. 4. 11.

 

박물관 앞마당은 넓기도 했습니다.

 

 

박물관 뒤로 보이는 산이 부산(府山)인가 봅니다.

 

 

박물관 옆은 하얀색 대형건물들이 가득 들어차 있었습니다.

 

 

아마도 전통 의술관련 건물인듯 합니다.

 

 

나는 흰 건물들에게서 순백과 검정이 주는 조화로움을 찾았습니다.

 

 

박물관 부근에도 자전거 임대시설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길고 긴 이야기를 하나 꺼내어야할 것 같습니다. 관심이 없는 분은 그냥 넘어가면 되고 조금 관심이 있다는 분은 읽어주시면 됩니다. 길고 긴 이야기는 파란 네모테 속에 들어갈 것이므로 흥미가 없는 분은 그냥 넘어가도 된다는 이야기죠.

 

 

 

● 이야기 주인공 : 오운, 우리가 흔히 오자서로 알고 있는 사람

● 시대적인 배경 :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 참고도서 : 사기열전 1 (번역자 - 최인욱, 김영수) 서울, 동서문화사 1977년판을 기본으로 함

● 여행기 속에 오자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 : 지금 우리가 월왕대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기 때문임

 

 

월왕대를 찾아가는 길에서 만난 건물들입니다.

 

 

 

● 오자서는 어느 나라 사람이었을까?  - 초(楚)나라 사람

● 초나라의 현재 위치는? - 양자강 중류 지방을 기반으로 함.

                                      동정호 부근의 광대한 지역을 다스린 나라임.

                   아래지도에서 1번으로 표시한 곳이 초나라의 위치임.

                                      2번 : 오나라         3번 : 월나라     

 

보라색점 - 지금 우리가 구경하고 있는 소흥(소흥부근을 근거지로 한나라가 월나라임) 

빨간색점 - 위의 것은 베이징. 2번가 3번 부근의 점은 상하이(上海를 나타냄)

 

 

 

                           <춘추전국시대 초, 오, 월의 위치도-지도 출처: 사진속에 있음>

 

 

 

오자서는 초나라 사람입니다. 초나라의 위치는 위에서 언급을 했으니 지도를 살펴본 분이라면 대강 짐작을 할 것입니다. 성은 (伍)씨이고 이름은 ()입니다. 이름자를 잘못보고 이라고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수효를 나타낼때는 원이라는 발음으로 읽지만 '더하다'는 의미로 하거나 특수한 경우 사람이름으로 쓸때는 이라고 발음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그의 이름은 '운'이라는 것이죠. 어떤 사람들 글에 보면 '원'이라고 하기도 합니다만 옳은 표기가 아닐 것입니다.  

 

아버지는 오사(伍奢), 형은 오상(伍尙)입니다. 조상 가운데 오거라는 분이 계셨다고 합니다. 오거는 초나라 장왕(莊王)을 섬겼습니다. 초장왕(회를 찍어먹을때 사용하는 초장의 왕이 아닙니다)에 얽힌 고사로는 절영지연(絶纓之宴)이 있습니다. 절영지회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그 이야기를 여기서 꺼내면 글이 한없이 늘어질 것이므로 생략합니다. 오자서의 조상이 되는 오거는 초나라 장왕을 섬기면서 바른 말을 잘한 신하로 널리 소문이 났습니다. 그때부터 그의 집안은 초나라 안에서 널리 알려진 명문 집안이 된 것이죠. 

 

초장왕은 다른 한편으로 명검을 가진 것으로 소문나기도 했는데 그 검 이름이 홀()이라는 것이죠. 나중에 이 글속에 등장하는 오나라 왕 합려가 가진 칼은 간장과 막야, 거궐과 벽려라는 이름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생긴 말이 간장막야라는 것이고요. 초장왕이 제후들과 회맹(會盟)하고 패자(覇者)가 된것이 기원전 598년경의 일이니 언제적 사람인지 짐작이 갈 것입니다. 지금부터 약 2,600여년 전 사람이라는 말이 됩니다.

 

 

검이야기까지 다 꺼내면 이야기가 감당이 안될 정도로 길어지므로 그냥 지나가도록 합시다.

 

 

우리는 월왕대가 있는 부산으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인데다가 길거리가 깨끗해서 그런지 운치가 넘치고 있었습니다.

 

 

 

오자서의 아버지가 되는 오사가 활동하던 시기는 초장왕이 죽고난 이후에 즉위한 초평왕이 통치하던 시기입니다. 공자가 탄생한 해가 기원전 552년의 일이니 오자서의 활동시기는 공자의 젊었던 시기와 거의 비슷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죠.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사람을 동원한 셈이 되었습니다.

 

초평왕에게는 ()이라는 이름을 가진 태자가 있었습니다. 오자서의 아버지가 되는 오사는 태자 건의 교육을 책임지는 태부(太傅)였습니다. 태부라는 직책이 있으면 소부도 있어야 할 것인즉 소부(少傅)는 비무기(費無忌)라는 자가 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비무기라는 자는 불성실한 주제에 잔머리를 잘굴리는 그런 인간이었던 모양입니다.

 

태자를 결혼시킬 일이 있어서 태자비를 진(秦-나중에 진시황 정이 등장하여 중국 전체를 통일하게 되는 나라임)나라에서 모셔오게 되었는데 비무기가 책임자로 나섰습니다. 진나라에 가서 태자비 후보를 보고난 비무기는 돌아와서 평왕에게 이런 식으로 보고를 하게 됩니다.

 

"진나라 공주는 절세미인입니다. 왕께서 그녀를 직접 맞이하시고, 태자에게는 다른 여자를 비()로 맞이하시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비극은 여기에서부터 비롯됩니다. 미인이라는 말에 혹한 평왕은 그 여자를 자기 첩으로 삼고 태자에게는 다른 여자를 골라주었던 것입니다. 진나라에서 온 절세미녀 공주와 평왕 사이에 아들이 태어났는데 그가 바로 공자(公子) (軫)입니다. 이런 일로 인해 평왕의 마음에 들게 된 비무기는 평왕을 지척에서 모시며 출세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죠.  

 

 

 

원래 잔머리가 잘 돌아가는 비무기같은 인간은 사후대비도 철저하게 해놓는 법입니다. 평왕이 죽고나면 문제가 발생할 것은 당연한 일인지라 비무기는 태자 건을 제거하기 위해 평왕이 살아있는 동안에 태자 건을 두고 와에게 꾸준히 중상모략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태자 건의 어머니는 채나라 출신입니다. 그런데다가 평왕이 특별히 사랑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에 꾸준히 계속되는 비무기의 모함에 넘어간 평왕은 건을 멀리하게 되었고 결국은 변경지대인 성보(城父)의 태수로 임명하여 국경을 지키도록 만들었습니다. 대궐에서 쫒아내었다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건이 대궐에서 사라지고 나자 비무기는 그의 주특기를 발휘하여 모함을 계속했습니다.  

 

 

 

 

 "태자는 진나라 공주의 일로 인해 반드시 원한을 품고 있을 것입니다. 임금께서는 태자를 경계하셔야 합니다. 태자가 성보 태수로 나가있으므로 군대를 거느리고 있는 처지이니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제후들과 힘을 합쳐 우리 초나라의 수도인 으로 쳐들어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태자 건의 태부가 오서였으니 평왕은 오사를 불러 사실을 캐물었습니다. 그러나 오사는 비무기가 평소에 태자 건을 참소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므로 직언을 하고 맙니다. 요즘 시쳇말로 하자면 돌직구를 날린 것이죠.

 

"왕께서는 어찌하여 참소를 하는 소인배의 말을 믿으시고 친자식을 멀리 하십니까?"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비무기도 필사적이 되었습니다.

 

"왕께서 지금 태자 건을 누르지 못하면 제가 염려하는 대로 태자 건이 제후들과 연합하여 수도로 쳐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그런 날을 맞게 되면 우리 모두 포로가 되는 비극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평왕은 이성을 잃고 맙니다. 직언을 한 오사를 옥에 가두고, 성보의 군정관(軍政官)이었던 사마(司馬)직책을 지닌 분양(奮揚)으로 하여금 태자를 잡아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분양은 의로운 사람인지라 길을 떠나기 전에 사람을 태자 건에게 미리 보내어 귀띰을 해주었습니다.

 

"급히 떠나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잡혀죽게 됩니다."

 

연락을 받은 태자 건은 이웃 송나라로 도망을 쳤습니다. 비무기로 봐서는 후환 하나를 제거한 것이지만 비극은 점점 눈덩이처럼 커지게 되었습니다.

 

 

 

 

위 지도속에 송나라의 위치와 초나라의 수도인 의 위치가 나타나있습니다. 진()나라는 왼쪽 상단에 있습니다. 위치를 찾아가며 글을 읽으면 이해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그렇게 열심히 걷는 동안에 우리들은 성벽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성벽이 나타나면 성문이 등장하는 법입니다.

 

 

우리들은 산을 둘러싸고 있는 성문을 찾아내고는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성문 안이 월왕대가 있는 부산(府山)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성문부근에 관리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그냥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단입장이 되는 셈인가요?

 

 

 

인간이라는 것이 한번 간교해지기 시작하면 갈수록 더 심해지기 마련입니다. 비무기는 다음 목표로 오사 일가를 찍었습니다.

 

"왕이시여, 오사에게는 두 아들이 있습니다만 모두 현명하기로 명성이 자자합니다. 그들 형제를 지금 잡아다 죽이지 않으면 반드시 뒷날에 큰 탈이 나고 말것입니다. 지금 아비인 오사를 인질로 잡아두었으니 그를 미끼로 삼아 아들을 불러 들이면 틀림없이 오게 될 것인즉 그때 죽이시면 만사가 해결될 것입니다."

 

이 사건과 월왕 구천의 근거지인 부산과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조금이라도 연결이 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게 아니겠습니까? 이어지는 긴 이야기는 다음글에서 계속하겠습니다.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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