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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셔터만 누르면 진경 산수화가 되었다

by 깜쌤 2013. 4. 8.

 

유럽의 경치에서는 인공적인 아름다움을 느낄때가 많습니다.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도 많긴 하지만 인간이 꾸며놓은 명소가 많은게 사실입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참으로 묘한 구석이 있는 곳이 중국입니다. 나는 그동안 배낭여행으로만 일곱번을 중국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보았습니다. 어지간한 곳은 다 가보았다는 생각을 할때도 있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은 시건방짐에서 나온 생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의 넓이는 러시아를 포함한 유럽 전체의 면적과 비슷합니다. 그러니 중국은 사실 엄청나게 넓고 큰 나라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가본 곳이 많은게 아니라 못가본 곳이 너무 많은 것이죠. 이번만 해도 소흥이라는 도시에서 이런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은 미쳐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그간 중국의 실상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동호와 물길을 가로질러 구별하는 하얀 담장쪽에서 우리가 내려온 절벽을 본 모습입니다. 그길을 따라 어떤 가족이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그들도 길이 끊긴 곳에서 난감한 표정을 지을게 틀림없습니다.

 

 

잘 생각해보니 우리가 절벽을 내려올때 어떤 소리가 들렸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사공이 외친 말을 못알아들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내려오는 저 가족은 어쩌면 의사소통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내려온 것을 확인한 사공은 신속하게 배를 몰고 건너편에서 출발하고 있었습니다.

 

 

가족은 건너편에서 침착하게 기다리고 있었고요.....

 

 

고요한 수면위를 가로지르는 노란색 배한척! 그림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진경산수화임과 동시에 엽서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이런 장면은 또 어떻고요?

 

 

나는 저 다리위로 사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때맞추어 몇몇이 다리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셔터를 아무렇게나 눌러도 그림이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장소를 찾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닙니다.

 

 

내가 카메라를 다른 곳으로 돌려대고 있는 동안 노란색 배는 벌써 건너편으로 거의 다 건너 갔습니다.

 

 

일가족인듯 합니다.

 

 

나는 그들이 배를 타고 건너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좋은 피사체가 되리라 확신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내 똑딱이 카메라였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셔터를 눌러대도 선명성과 속도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음번에는 좋은 카메라를 꼭 장만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지만 현실의 벽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맙니다.

 

 

우리는 담장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습니다.

 

 

담장밖으로 바지선이 지나가기를 기다렸습니다.

 

 

때맞추어 한척이 지나갑니다.

 

 

담장 틈사이로 배를 봐가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제법 큰배였습니다.

 

 

담장 안쪽 동호에는 고요함이 가득했습니다.

 

 

버들가지도 늘어진 채로 미동조차 하지않았습니다.

 

 

아까 호수를 건너온 일가족이 우리를 앞질러 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저 가족이 다리를 건너가주기만 하면 됩니다.

 

 

어찌 저렇게 잘 도와주는지 모릅니다.

 

 

서서 기다리는 위치를 조금만 더 엇갈리게 해주면 좋으련만......

 

 

엄마인듯한 분이 살짝 움직여줍니다.

 

 

빨간색 옷을 입었더라면...... 한가지 요구조건이 충족되자 또다른 욕심이 솟아오릅니다. 인간의 간사함은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보기 아까운 장면입니다.

 

 

이윽고 사진기를 든 분이 뒤따라 가며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런 장면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다릿발에 쓰여진 글은 무엇일까요?

 

 

가까이 다가가보았습니다.

 

 

중국인들의 미적인 감각이 드대로 드러나는 곳입니다.

 

 

1월이긴 해도 버들가지에 물이 올라있었습니다.

 

 

우리도 다리를 건너기로 했습니다.

 

 

다리를 건너 정자에 가볼 생각입니다.

 

 

다리에 올라섰더니 그 앞으로 또다른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경치를 어떻게 묘사해야 할까요?

 

 

나는 동호에서 살아 움직이는 진경산수화를 보는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