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어제 토요일과 오늘 일요일은 경주지역의 상인들로 보아서는 황금주말이었다.
시내 전지역에 벚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으니 장사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주말이었지만 하늘이 도와주지를 못했다.
토요일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비만 곱게곱게 내려주면 누가 날씨를 탓하랴만 바람까지 불어제끼니 꽃잎이 다 떨어지게 생겼다.
일년중 가장 멋진 시절인데 봄비가 하염없이 내리니 날씨 탓을 하게도 생겼다.
지난 수요일 오후에 반월성 부근을 돌아왔다. 박물관 밑으로 내려가서 남천을 따라 한바퀴 돌아보았던 것이다.
반월성 앞 남천에는 아직도 모래밭이 남아있다. 이런 모래사장은 낙동강 상류인 내성천이 최고지만 그 절정을 이루는 곳이 영주댐 공사로 인해 물에 잠기는 중이니 아쉽기 그지 없다.
반월성 앞뒤로 벚꽃이 한창이었지만 이 비에 다 떨어지게 생겼으니 이것도 사람마음을 안타깝게 만들어준다.
인생살이와 권력은 꽃을 닮은 듯 하다.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다가 하루아침에 마구 져버리는 벚꽃은 비장감을 안겨준다.
홍콩 갱(Gang) 영화에서 느끼는 그런 비장감 말이다.
비가 그친뒤에 바람만 불지 않으면 며칠은 더 버틸 것이다.
보문관광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벚꽃도 며칠 정도는 버틸 것이다.
벌써 벚꽃잎이 떨어진 나무가지에는 푸른 잎이 마구 돋아나고 있었다.
자연의 심술 앞에는 이길 장사가 없지만 그나마 이정도로 해주는 것에 대해서는 고개 깊이 숙여 감사를 드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
바람이 며칠만 잠잠해주었으면 좋겠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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