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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절벽을 내려오니 길이 끊어져 있었는데....

by 깜쌤 2013. 4. 6.

 

밑으로 내려올수록 눈눞이가 낮아지면서 모든 사물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듯 합니다.

 

 

이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수면 높이와 비슷해질 것입니다.

 

 

석공이 끊어낸 석벽에는 시인 겸 학자가 써서 남긴 글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서명으로 보아서는 곽말약의 글 같습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더니 그분의 글씨가 맞네요.

 

 

곽말약은 청나라 말기에 태어나서 중화민국(현재의 타이완)과 중화인민공화국(우리가 흔히 말하는 현재의 중국) 통치시기를 거치면서 고위직 벼슬에도 올랐던 유명한 사람으로 작가 겸 학자 그리고 정치가로서 일생을 보냈습니다. 

 

 

그의 글씨를 중국 여러 도시 군데군데에서 발견하게 되네요. 심지어는 일본에서도 본 기억이 납니다.

 

 

동호는 거울표면처럼 매끈했습니다.

 

 

우리는 절벽으로 난 길을 내려오면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날아갈듯이 날렵한 곡선을 지붕에 이고 서있는 정자에 도착했습니다.

 

 

막상 정자에 도착하고보니 앞으로 나아갈 길이 끊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죠. 난감한 순간입니다.

 

 

길은 끊어졌어도 이왕 여기까지 온 김에 사진이나 찍자 싶어서 여기저기를 보며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하고 있는데 건너편에 정박하고 있던 노란배에 사공이 올라타더니 노를 젓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사공의 행동을 유심히 보고 있노라니 우리쪽으로 다가오려고 하는게 확실했습니다.

 

 

나는 그만 감동하고 말았습니다.

 

 

관광객을 감동시키는 방법도 여러가지인것 같습니다. 건너편 사공이 우리를 발견하고 다가올때는 돈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고 생활한 우리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을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환한 색으로 색칠을해놓아서 멀리서도 배가 있는지 없는지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이 노란색 배는 절벽길을 따라 내려온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운반해주는 셔틀용 대기선이었던 것입니다.

 

 

나는 소흥 관광당국의 배려심과 스토리텔링기법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확실히 그들은 여러 면에서 우리를 앞서가고 있었던 것이죠.

 

 

노란색 배에 올라탄 우리들은 잠시 동안이지만 배를 탄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날이 흐려서 그럴까요? 물색깔이 진하게 보인다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었습니다.

 

 

이 기막힌 감동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 것일까요? 제가 이 글을 쓰면서 장면 하나하나를 지나칠 정도로 자세하게 언급하는 것은 이런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들이 내려온 길이 건너편 절벽에 나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도선료는 없었습니다. 무료였기에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저 앞쪽으로 보이는 멋진 돌다리로 달려가서 건너려다가 참았습니다. 찬찬히 더 둘러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배를 타고 동호를 둘러보는 것도 남다른 감회를 지닌 멋진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많은 관광객들은 그런 체험을 하더군요.

 

 

끊어진 길을 이어주는 멋진 도선(渡船) 시스템......

 

 

우리가 건너온 곳에는 멋진 찻집이 영업을 하고 있더군요.

 

 

차한잔을 하려다가 참았습니다.

 

 

커피맛에 중독되어서 차마시기를 주저하는지도 모릅니다.

 

 

찻집부근에는 여러가지 시설이 함께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아주 작은 웅덩이 하나에도 이름을 붙여놓았습니다. 묵지(墨池)! 먹처럼 검은 작은 웅덩이라는 말이겠지요? 물색깔이 검게보이긴 합니다.

 

 

묵지 안벽에 붙어 자라는 나무조차도 기가 막히게 멋진 분재작품입니다. 

 

 

정말이지 혼자 보고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는 찻집 부근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동호라는 호수의 명성이 관연 헛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절강성 3대 명호(名湖)라는 소문이 날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입니다.

 

 

나는 한참동안 찻집 부근을 서성거렸습니다.

 

 

모든 나그네가 어떤 여행지에서 한결같은 아름다움을 느낄때 그런 장소는 명소가 되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말이겠지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