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을 울리는 사연이 깃든 심원에서 1

 

 

사람살이가 그렇습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일생을 같이한다는 것은 크나큰 복 가운데 하나입니다. 인생살이의 많은 비극은 잘못된 만남에서 시작된 경우가 대부분이지 않습니까? 단운(斷雲)! 남녀간에 이루어지는 육체적인 쾌락을 일컬어 운우지정 혹은 운우지락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단운은 이제 육체적인 관계는 끝났다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모르고 보면 단순한 돌이요 글자이지만 심원에 얽힌 기막힌 사랑 이야기를 알고 보면 가슴저미는 낱말이 됩니다. 

 

 

심원의 위치를 나타낸 그림지도입니다.

 

 

중국에는 유명한 정원이 제법 많습니다. 이제 여러나라들을 돌아다녀본 결과 저도 정원에 관해 약간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중국식 정원과 일본식 정원, 그리고 우리나라 정원의 차이점도 조금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시경이라 새겨진 태호석 하나가 손님을 맞이합니다. 태호석은 글자 그대로 중국의 소주에 있는 태호부근에서 채취한 기석(奇石)을 말합니다.  

 

 

북경의 이화원과 승덕의 피서산장, 소주의 졸정원과 유원을 중국 4대 정원으로 꼽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주의 유원은 199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다른 정원들도 비슷한 시기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있을만큼 유명합니다. 

 

 

그만큼 유명하지는 않더라도 소흥에는 심원이라는 아름다운 정원이 있습니다. 심씨가 세운 정원이므로 심씨원 혹은 심원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 심원에는 기막히도록 비극적인 슬픈 사랑의 이야기가 전해온다고 말을 꺼낸 사실이 있습니다.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드리겠습니다.

 

 

일본 신사에서 만날 수 있는 것같은 모양의 소원성취를 희구하는 사연들이 가득 걸려있었습니다.

 

 

무슨 이야기들이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벽에는 수많은 글귀들이 자욱합니다.

 

 

어떤 것은 시요, 어떤 것은 사나 부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일단 오른쪽 옆으로 가서 연못부터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대나무와 난간과 물이 조화를 이루며 손님을 끄는듯 합니다.

 

 

오리 몇마리가 동동 떠있는 작은 못이 등장했습니다. 수심은 그리 깊지 않았습니다.

 

 

제법 아기자기한 느낌이 듭니다.

 

 

물이 담긴 못쪽으로 튀어나온 작은 정자가 운치를 돋우어주었습니다. 냉취정이라는 건물입니다.

 

 

숨을 고른 우리들은 이제 본격적인 심원 탐방에 나섭니다.

 

 

일본정원처럼 그리 아기자기하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짜임새가 있습니다. 왼쪽 버드나무 뒤편의 정자가 냉취정입니다.

 

 

 방금 우리들이 사진을 찍었던 장소입니다.

 

 

 부모자식간, 남녀간의 사랑이란게 너무나 보기좋은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영혼의 결합이 아닌 단순한 육체적 쾌락을 위한 결합은 동물적인 향락누리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왼쪽에 보이는 것이 냉취정 정자이고 앞에 보이는 것은 고학헌입니다.

 

 

 1월인데도 여기에는 노란색 꽃망울이 가득 달려있는 나무가 보였습니다. 황매일까요? 청초함이라는 낱말이 떠올랐습니다. 

 

 

 심원 바깥에 자리잡은 건물이 약간 눈에 거슬리기도 합니다만......

 

 

 버들은 바닥을 향해 늘어지고 꽃은 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는 벌써 봄기운이 묻어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벌써 봄이던가요?

 

 

 우리는 고학헌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허름하게 보여도 나무마다 새순이 돋으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고학헌입니다.

 

 

 심원의 하얀벽에는 담쟁이 줄기들이 붙어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심원에는 제 이름자와 관련된 글자가 다 등장하는듯 했습니다. 그게 내가 더 마음아파했던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