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로 돌아온 우리들은 다시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오늘은 용기를 내어서 처음 보는 음식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길가에 사궈를 하는 집이 보였길래 들어갔던 것입니다. 일단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식당안이 밝고 깨끗했습니다.
창가에 배치된 탁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영어가 안통했지만 비장의 무기인 한자쓰기를 통한 필담(筆談)을 통한 의사소통 수단이 있으니 도전해봅니다. 우리는 오늘 사궈요리에 도전하려고 합니다. 한자로 沙锅라고 쓰는 이 말을 중국인들은 사궈(沙锅)정도로 발음하지만 우리식으로 읽자면 사과라고 해야합니다. 锅라는 글자는 '노구솥'을 의미합니다. 그래도 이해하기 어렵다면 질그릇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질그릇에다가 기본 육수를 넣고 끓인 뒤 온갖 재료를 넣어서 익혀먹는 요리인데 기본적으로 고기가 붙은 커다란 뼈다귀가 들어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감자탕에다가 여러가지 재료를 넣어서 익혀먹는 샤부샤부요리라고 해야할까요? 하여튼 맛이 그것과 비슷했습니다.
버섯에다가...
가는 국수.....
햄과....
두부.... 뭐 그정도를 시켰습니다. 기본적으로 질그릇 냄비속에 들어있는 양도 푸짐했으므로 너무 많이 시키는 것도 위장에 부담스러웠습니다. 가격표가 다 있으므로 안심하고 시켜도 됩니다. 바가지 쓸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랬더니 불을 붙이고 갑니다. 조금 있다가 빨대와 국자, 비닐장갑까지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제는 끓일 차례입니다. 질그릇 냄비가 펄펄 끓고 있으려니 알아서 재료를 넣어줍니다.
이제 건더기를 건져서 앞접시에 담아먹으면 됩니다.
한사람앞에 두개씩 돌아가도록 커다란 뼈다귀가 들어있었습니다. 꺼내서 조금 식힌뒤 뼈에 붙은 고기를 잘 발라먹고나서는 뼈다귀 속에 빨대를 꽂아넣어 골수까지 철저하게 빨아먹었습니다. 그리고는 밥까지 먹었습니다.
국물이 걸쭉해서 맛이 좋았습니다. 정말 거하게 먹었습니다. 전체요금이 138원이니 한사람당 46원입니다. 우리돈으로 치자면 7,800원 정도 됩니다. 배를 두드리며 식당을 나온 우리는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잠을 청했던 것이죠.
새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소흥 변두리를 훑을 차례입니다. 먼저 대우릉을 본 뒤 동호에 가볼 생각입니다. 그런 뒤에는 시간을 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볼 생각이었습니다. 어제 저녁을 너무 잘 먹었으니 오늘 아침은 간단하게 먹을 생각입니다.
버스정류장 부근에 맥도널드 햄버거 매장이 있었으므로 찾아들어갔습니다. 무엇보다 깨끗해서 좋습니다. 중국까지 와서 햄버거를 먹으려니 좀 그렇긴 합니다만 형편이 그러니 할 수 없습니다. 종업원이 영어를 할 줄 알아서 편했습니다. 우리는 일층 창가에 가서 앉았습니다. 가만히 보니 지하에도 공간이 있었습니다만 우리는 일층 창가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기로 했습니다.
맥도널드 햄버거 하나에 10원, 작은커피 한잔이 4원이니까 14원이면 됩니다. 한국돈으로는 2400원 정도입니다.
햄버거로 간단히 아침을 때웠습니다. 사진보다 실물이 작아서 약간은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도로로 나와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버스 정류장 부근에 스타벅스 매장이 보였습니다. 언제 한번 마셔봐야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중국의 스타벅스 커피는 어떤 맛일까를 상상해보았습니다. 거리도 아침잠에서 깨어 활기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중심도로의 교통량도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K002번 버스가 대우릉으로 가더군요. 거침없이 타기로 했습니다. 요금은 단돈 1원이었습니다. 170원가량 된다고 보면 됩니다.
버스는 서쪽으로 달리다가 남쪽으로 방향을 트는 것 같았습니다. 다리를 지날때 보니 사방에 물길이 가득한 도시였습니다. 소흥은 저지대에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처럼 물길이 사방을 누비고 있는 한가운데 만들어진 그런 도시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늘도 날이 맑기는 그른 것 같습니다. 흐린 것은 좋은데 스모그가 가득하니 튼튼하지 못한 우리들 폐가 견뎌낼지 의문입니다.
시내버스가 한두번 방향을 바꾸고 나자 멀리 산이 보였습니다. 회계산 어딘가에 대우릉이 있다는 정보를 보았으므로 저 멀리 보이는 산이 아닐까 싶었는데 맞긴 맞더군요.
구글 위성 지도를 가공한 것입니다. 크게 보고 싶다면 지도를 클릭하면 됩니다. 옥색점이 찍힌 곳, 그러니까 1번 지점이 노신의 생가(生家)가 있는 곳입니다. 소흥관광의 핵심지대라고 보면 틀림없습니다. 2번위치가 대우릉 입구이고 3번은 산꼭대기에 있는 대우상입니다. 노란색 점이 찍힌 4번이 소흥에서 알아주는 동호라는 곳이죠. 어짜보면 동호야말로 소흥을 방문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가보야할 그런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타고왔던 시내버스가 아직 출발하지 않고 버티고 서 있더군요. 종점이자 출발점인 것 같습니다.
대우릉입구에는 커다란 광장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우릉, 대우릉하니까 무슨 말인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대는 크다는 뜻의 大입니다. 중국인들은 무엇이든지 일단 크고 거창하게 만드는 습성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우(禹)는 어리석다는 의미도 되고 성을 나타내는 글자이기도 합니다. 릉(陵)은 황제나 왕들의 무덤을 의미하는 글자이니까 연결시키면 저절로 답이 나올 것입니다. 무덤을 나타내는 글자인 릉, 묘, 총, 분은 각각 다 다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회계산이라는 글자가 세운 돌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동안 책에서만 보았던 회계산을 직접 와보게 되었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회계산이라고 하면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이 등장하는 굉장한 명소가 아니겠습니까?
회계산 비석 옆으로 대우릉으로 가는 너른 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물론 좌우로는 커다란 물길이 있습니다. 얼핏보면 호수인지 아니면 흐르는 물길인지, 그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소택지인지 잘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오른편으로는 여행자 센터가 있었습니다. 저기에서 표를 사가지고 가야합니다.
스모그가 짙게 낀 너머 저 멀리 보이는 산이 회계산입니다. 회계산의 실루엣이 드러나보이는데 자세히 보면 산꼭대기에 어떤 구조물 같은 것이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까? 입구 바깥에 있는 저 버스들은 회계산록의 다른 곳에 자리잡은 절로 인도하는 셔틀버스입니다. 나중에 우리도 타보게 됩니다.
유객중심이라는 글자가 붙은 곳이 여행자센터입니다. 중심은 센터(center)를 중국한자로 옮긴 글자입니다. 우리는 유객중심에서 대우릉 입장권을 샀습니다. 한사람당 50원이었습니다.
입장권 속에는 노봉선사와 삼매서옥, 노신고거같은 곳의 무료입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적혀있으므로 함부로 버리거나 잃어버리면 안됩니다.
일단 입구에서 안내판을 보고 회계산 전체의 유적지와 관광지 모습을 파악해두었습니다.
이제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에 들어가면 버스가 보이는데 무료로 탑승할 수 있습니다. 대우릉 앞까지 태워주지만 조금 편하고자하는 마음에서 타버리면 아까운 경치를 놓치게 되므로 우리는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입구 좌우로 멋진 호수가 보이지만 고압철탑이 세워져 있어서 철탑과 철탑을 연결하는 늘어진 전선이 풍광을 그르치고 맙니다. 기분이 조금 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무료셔틀버스입니다. 우리는 타고싶은 유혹을 떨쳐내고 걸어갑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면 멋진 경치가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날씨도 푸근한데다가 군데군데 푸르름이 남아있어서 멋진 정경을 마련해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해가 물속에 잠겨있었습니다. 흐린 안개 속으로 모습을 드러낸 그런 희미한 해입니다.
호수 너머로 펼쳐진 산능선의 모습이 멋진 장관을 연출합니다만 그 위로도 철탑이 있어서 경관을 망쳐놓았습니다. 사진의 완쪽 산봉우리를 보면 사람모습 비슷한 형상이 보입니다. 누가 봐도 대우상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의 목표는 바로 저기입니다. 저 멀리까지 걸어서 가 볼 생각으로 있습니다.
이쪽은 회계산의 오른쪽 모습입니다. 저 산봉우리에도 굉장한 시설이 있는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설픈 똑딱이 카메라의 줌기능을 사용해서 당겨 보았더니 그 큰 구조물은 탑모양이 확실했습니다.
대우릉에 입장을 했으니 일단 저 거대한 사람모양 형상을 한 꼭대기에 올라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철탑이 없는 부분을 골라서 찍어보았습니다. 호수에 잠긴 나무와 산이 멋진 경치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우리는 이런 풍광을 즐기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갔던 것이죠.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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