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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13 중국-절강성:화려한 남방(完)

산에 오르니 더 아름다운 산이 보였다

by 깜쌤 2013. 2. 13.

 

확실히 높은 곳에 오르면 지형지물을 파악하기가 좋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우리는 이 동네에서 가장 서민적인 골목을 지나온 것 같습니다. 수정사 부근의 길을 보면 이동네의 참모습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결코 만만한 동네가 아니라는 것이죠.

 

 

바로 밑에 보이는 집은 규모가 제법 큰듯 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집이 수정사라는 곳이더군요.

 

 

우리는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중국인들은 산길조차도 계단으로 만들어두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인가 봅니다. 가만히 놓아두어도 될 길을 시멘트로 칠갑을 했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한번씩은 뒤를 돌아다봅니다. 그래야 마을의 전체 구조가 눈에 익기 때문입니다. 인생길도 그렇습니다. 한번씩은 지나온 길을 돌아보아야 내 행실의 잘잘못이 가려집니다.

 

그리 높지도 않은 산이므로 힘이 들 일도 없었습니다. 쉽게 오를 수 있는 뒷동산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나는 여행을 가면 반드시 산에 올라가보려고 노력합니다. 높은 곳에서 보는 경치는 기억의 늪에 깊이 각인되기 때문입니다. 인생도 그렇다는군요. 높은 지위에 올라가면 갈수록 너른 세상이 알아지는 모양입니다. 나는 평생을 졸자(拙者)로 살아서 그런지 시야가 좁은 편협한 인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조잡스런 구조물이 산등성이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무슨 분향 시설인 것 같은데 왜 그리 천박하게 만들어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산밑에서 보았던 문봉탑이 보였습니다. 일단 탑구경부터 해야할 것 같습니다.

 

 

마을을 둘러싼 산봉우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스모그와 흐린 날씨 때문에 먼데 경치를 환하게 볼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문봉탑이라고 이름이 붙은 이 탑을 만드는데 기부를 한 사람들의 이름이 벽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저 인간은 자기 이름자를 남기기 위해 몸부림치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아봅니다.

 

 

암두촌은 산을 끼고 있는 동네였습니다. 앞으로는 남계라는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강이 흐르는 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 건물은 관광객을 위한 휴식공간인가 봅니다. 문봉탑을 마주보는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탑 뒤편으로는 동네를 감싼 산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정자는 새로 만드는 중입니다.

 

 

7층탑인데 아마도 중국인들은 홀수를 좋아하는듯 합니다. 그러면서도 8이라는 짝수를 특히 좋아하는 묘한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우리는 탑으로 다가갔습니다. 탑이 있는 자리에서 산밑으로 내려가면 암두촌 마을이 있습니다.  

 

 

암두촌은 분지가운데 자리잡은 마을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습니다.

 

 

남계강이 흐르는 방향으로 제법 너른 평야가 있더군요.

 

 

마을을 이루는 가옥들의 지붕 높이가 통일되어 있으니 눈에 거슬리지 않습니다.

 

 

1층 탑신에는 글씨들이 가득했습니다. 무슨 글자인가 싶어서 가까이 가보았더니 한마디로 가관이었습니다.

 

 

탑신 사면에는 돌부처를 깎아서 한방향에 하나씩 도합 4개를 안치해두었는데 하얗게 칠한 벽면은 모두 낙서덩어리였습니다.

 

 

여기에도 개념없는 인간이 수두룩한 모양입니다. 천만다행으로 한글 낙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언제 또 어글리 코리언이 나타나서 여기에다가 자랑스런(?) 자기 이름을 끄적거려 놓겠지요.  

 

 

바티칸 대성당 꼭대기 돔에서도 한글 낙서가 가득한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한국인의 용맹(?)을 여기서도 곧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끔찍하기만 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참 아름다운 마을이었습니다. 이따가 우리들은 저 길을 통해 마을로 다시 내려갈 것입니다.

 

 

정자 공사를 하는 곳 뒤편 저 너머로는 기막히게 아름다운 모습을 가진 봉우리들이 나타납니다.

 

 

나는 산봉우리 생김새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남계강 인근의 경치가 멋지다라는 평()이 빈말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입니다. 

 

 

사람은 그가 터잡고 사는 산수(山水)에 의해 여러모로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지세(地勢)는 인간의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 빈말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공사중인 정자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정가가 자리잡은 곳도 보기에 따라서는 정말 멋진 곳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군요.

 

 

인부들이 공사를 하다가 중단하고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갑자기 배가 고파짐을 느꼈습니다.

 

 

화강암으로 만든 조각품도 부근에 설치할 모양인데 왜 그런지 조잡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이 조각의 생김새가 먼 산의 봉우리 모양과도 약간 닮은듯 합니다.

 

 

문봉탑 밑으로 학교라고 생각되는 건물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다시 암두촌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다시 탑으로 가서 밑으로 내려가는 길을 걸었습니다.

 

 

 

내려가면서 보니 제법 큰 물길이 저 밑에 나타났습니다.

 

 

지붕위에 버티고 올라앉은 치미의 모습이 아주 특이합니다. 용같기도 하고 봉황같기도 합니다.

 

 

우리는 돌로 곱게 포장된 길로 내려서게 되었습니다.

 

 

아까는 눈에 띄지도 않던 물레방아가 보였습니다.

 

 

빨래터에는 아가씨들이 빨래를 하고 있었고요. 어찌 분위기가 점점 고풍스러워집니다.

 

 

물레방아 옆에는 우물이 있었는데......

 

 

우물은 제법 깊었습니다. 암두촌 마을에는 물이 아주 풍부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터가 좋아도 물이 없는 곳은 사람이 살지 못합니다. 마을이 형성되기 위한 기본조건 가운데 하나는 물이 솟아오르는 샘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요즘 세상에도 이런 마을이 남아있다니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갓피어나기 시작한 꽃봉오리처럼 예쁜 아가씨들이 이 동네에는 수두룩했습니다. 한때 사람들이 바글거렸던 우리나라의 시골 마을을 보는듯 했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