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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홀아비를 면하다

by 깜쌤 2013. 2. 8.

 

영천에 가서 강의할 일이 있었기에 기차를 탔습니다. 촐장을 갈 때는 기차를 타는게 여러모로 편합니다. 자가용 승용차가 없으니 기차나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만 나에게는 버스보다는 기차가 훨씬 편합니다.

 

 

기온이 급강하해서 그런지 차창밖의 분위기조차 싸늘하게 느껴집니다. 

 

 

영천부근에 접어들었더니 봉우리마다 흰눈을 가득 인 팔공산자락의 경치가 환상적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기차안에서 줌을 이용해서 찍은 것이라 선명하지를 못합니다. 나는 순간적으로 중국 서부의 고산지대를 여행하는듯한 착각을 했습니다.

 

 

경주에서 영천까지는 45분 정도 소요됩니다.

 

 

오후 2시부터 강의를 하도록 계획되어 있었으므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마침 영천 장날이었습니다. 음력설을 앞두고 있으니 대목장이 섰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게마다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었습니다.

 

 

얼마만에 만나보는 대목장 모습인지 모릅니다. 이 엄동설한에 여름과일인 수박까지 등장해 있었습니다.

 

 

식육점 사장님도 칼질하기에 신이 났습니다. 오늘은 손님이 넘치는듯 합니다.

 

 

건어물 가게에도 상품들이 그득그득합니다. 더 세밀하게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시간이 급하니 그럴 수가 없습니다.

 

 

내가 찾고자 하는 음식점이 어디에 숨었는지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시간에 쫒긴 나머지 국밥 한그릇이나마 얼른 말아먹고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날이 엄청 추우니 따뜻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찾아먹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민생고를 해결한 뒤 택시를 타고 학교를 찾아갔습니다. 인상이 선한 운전기사 아저씨는 팔공산과 보현산 자락에 눈이 가득하다며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시더군요. 돌아올 때 사진을 찍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만 결국 놓치고 말았습니다.

 

 

학교가 얼마나 깨끗한지 모릅니다. 한때는 규모도 엄컹 컸을듯한 학교인데 지금은 재학생들이 많이 줄었다고 하는군요.

 

 

학교경영자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고는 곧바로 강의실로 찾아갔습니다. 초등학교는 2월 초순과 중순이 제일 바쁩니다. 이런 시기에 강의를 하게 되었으니 선생님들 보기가 참으로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부탁받은 일이니 어쩔 수가 없습니다.

 

 

너무 열심히 잘 들어주셔서 고맙기 그지 없었습니다. 저녁 일정이 또 잡혀있었던지라 영천 기차역까지 태워주시겠다는 선생님들의 제안을 뿌리칠 수가 없었습니다.

 

 

영천역 부근도 정갈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런 모습에 비해 관광도시라는 경주는 도대체 왜 그런지......

 

 

기차역에 내려서 아는 분 가게에 잠시 들러 이야기를 나눈 뒤 집에 들어오니 벌써 여섯시가 되었습니다. 집앞에는 또 다른 손님이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분도 방금 제 집앞에 도착했다고 그러시네요. 우연이지만 참으로 공교롭게 시간을 맞추어 만난 셈이 되었습니다.

 

혼자서 저녁을 차려먹고는 부리나케 시내 행사장에 나가서 얼굴을 내밀고 집에 왔습니다. 혼자만 있는 집이라 적적하기 그지 없었는데 아홉시가 넘어서 기대하지도 않았던 아내가 딸아이 집에서 돌아왔습니다. 드디어 홀애비 생활을 청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연말에는 두달 가까이나 혼자 있었는데 이번에는 일주일로 끝난 홀아비 생활이니 괜히 시원섭섭하기도 했습니다.

 

어허허허허허허허허~~~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