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어서 그런지 바닷가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대신 갈매기들이 해변과 바위 위와 방파제용 테트라포트 위에 한가득 몰려 앉아있었다.
물위에 내려앉아 그냥 떠있는 녀석도 보인다.
갈매기는 보기보다 큰 새다.
가까이에서 보니 덩치가 제법 컸다.
고기맛이 없는지는 몰라도 갈매기를 식용으로 쓴다는 이야기는 거의 듣지 못했다.
선원들도 갈매기는 잡아먹지 않는다고 한다. 경험해본 선원들 이야기에 의하면 갈매기고기는 질기고 기름이 많아서 맛이 없단다.
사람들에게 잡히지를 않아서그런지 녀석들은 사람을 겁내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 덤벼들어 사람이 잡은 생선이나 물고기를 낚어채가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런 녀석들이 왜 오징어 피데기에는 눈길도 안주는지 모르겠다.
갈매기들이 오징어 피데기를 낚아채가지 않는 것을 보니 그게 더 신기하게 느꼈다.
나는 어렸을적에 오징어 다리는 8개인줄로 알았다. 나중에 커서야 다리가 열개인줄 알았다. 예전에는 제일 가에 있는 긴다리 두개를 따로 떼서 팔았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갈매기들도 쉬는 날인가보다.
바닷가에는 화장실도 잘 만들어져 있었다. 사용하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 신경써서 내것처럼 썼으면 좋겠다. 화장실 속에 들어가보았더니 난방이 잘되서 그런지 아주 훈훈했다.
나는 쉼터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었다.
너무 오래 쉬면 맥이 빠질까 싶어 다시 일어나서 걸음을 재촉했다.
테트라포트에는 얼음이 덮혀있었다. 분명히 눈은 아닐 것이다. 파도를 덮어쓴 부분에만 얼음이 어는 것 같았다.
모퉁이를 돌았더니 해파랑길이 나타났다.
부산에서 시작하여 동해 북단의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길이 해파랑길이다.
해파랑길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길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는다. 그 길이가 약 688킬로미터나 된다.
일부구간은 깍지길과 겹치기도 한다.
와랑칭칭 해변에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듯 했다. 나는 그냥 통과하기로 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대본마을이 나타난다. 꼬리없는 개가 나를 맞아주었다. 으르렁거리면서 말이다. 꼬리를 끊어낸 개인지 아니면 원래부터 꼬리가 짧은 경주특산 동경이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나는 도로에서 내려와 마을안쪽으로 들어갔다.
갯바위에 갈매기들이 가득모여 앉아있었다.
오늘은 원없이 갈매기 구경을 했다.
육지로 끌어올린 작은 배들이 몇척 보였다.
통통배가 바다로 나가고 싶어하는 마음만큼 나도 배낭을 둘러매고 멀리 가고 싶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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