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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대릉원의 단풍에 취했던 어느 오후 한때 1

by 깜쌤 2012. 12. 8.

 

나는 그의 뒤를 따라 걸었다.

 

 

날씨가 변덕의 절정을 보이면서 한번씩은 빗방울도 오락가락했다.

 

 

걸음걸이가 약간 위태로웠다. 그는 낮술 몇잔에 취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단풍에 취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내가 움직이는 동선이 공교롭게도 그의 뒤를 따라다니는 모습이 되었다. 사실은 길이 한줄기로 뻗어있었기에 따라 갈 수밖에 없었다.

 

 

어디일까?

 

 

도시 한가운데서 이런 유적지를 겸한 공원을 만날 수 있는 곳은 경주뿐이지 싶다.

 

 

대릉원이다. 흔히 천마총이라고 알려져 있는 곳! 천마총은 대릉원을 구성하는 많은 무덤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문을 열고 담 바깥으로 나가면 사당이 나오지만 평소에는 굳게 닫혀있다.

 

 

대릉원의 단풍은 아름답다. 때만 잘 만나면 환상의 경치를 즐길 수 있는 곳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경치를 놓치고 만다.

 

 

나는 천천히, 될 수 있는한 천천히 걸었다.

 

 

그리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는 미추왕릉을 향해서 걸었다.

 

 

대릉원에서 볼 수 있는 많은 무덤중 누구의 무덤이라고 확실히 밝혀져 전해오는 것은 드물다. 미추왕릉도 추정하는 무덤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미추왕은 김씨로서는 최초로 왕이 된 분이다. 앞면은 이렇게 담장과 문으로 막혀져 있는 것 같지만 옆과 뒤는 트여져 있다.

 

 

굳이 들어가 볼 일은 없다. 옆에서 보면 되니까....

 

 

나는 담장 앞을 걸었다.

 

 

고분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들마다 한껏 곱게 색을 내어 치장했다.

 

 

지난 11월의 하순의 모습이다.

 

 

나는 고분 사이사이로 난 길을 걸어보았다.

 

 

 마음이 허전할때는 한번씩 여기를 걸어본다.

 

 

 혼자 와서 조용히 돌아다녀보는 것이다.

 

 

 여름에 오면 배롱나무꽃이 가득한 곳이다.

 

 

 바람이 세게 불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단풍색깔이 한가지로 통일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연인들끼리라면 함께 걷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감나무에는 아직도 감들이 제법 여기저기에 달려있었다.

 

 

 굳이 천마총 안으로 들어갈 일이 없었기에 방향을 틀었다.

 

 

 달려있는 감을 탐내는 사람들이 보이기도 했다. 

 

 

 가만히 두고 보아도 좋을 것을......

 

 

 배가 고파서 그러는 것을 아닐 것이다.

 

 

 날씨가 그새 변덕을 부렸다. 

 

 

 바람이 몰아치면서 가지에 달린 이파리들이 파르르 떨렸다. 삶을 유지하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리라.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