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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경주 반월성에 드리운 가을의 정취 3

by 깜쌤 2012. 11. 30.

   나는 천천히 자전거를 끌었다. 빨리 갈 이유가 없었다. 

 

 

반월성은 신라 천년 역사를 품은 왕궁터다. 여기 서서 보면 개울 건너편으로는 요새지로 쓸 수 있는 남산이 환하게 보이고 뒤쪽으로는 왕경이 펼쳐진 모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천하명당인 것이다.

 

 

누가봐도 절묘한 위치에 자리잡았다. 역사자료 확보를 위한 발굴을 한다면 여기부터 발굴해보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싶다.

 

 

건너편에 보이는 산이 남산이다.

 

 

앙상한 나무가지 사이로 경주국립박물관이 보였다.

 

 

 

남천이 반월성을 끼고 휘감아 돌아나간다.

 

 

내가 경주에서 제일 사랑하는 경치가운데 하나다.

 

 

억새꽃이 날아가버린 늦가을날 저녁, 여기에서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는 강태공이 보였다.

 

 

제법 물이 깊어서 그런지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양이다.

 

 

가만히 놓아두고 그냥 보고 즐기면 안되는 것일까? 

 

 

나는 오늘 반월성터를 대강 한바퀴를 둘러보고 안압지 쪽으로 내려갈 생각이다.

 

 

여기를 걷는 사람들도 대부분은 내가 생각하는 길을 따라 걸어갈 것이다. 나는 개울가로 내려가 보았다.

 

 

 

이미 떨어져버린 나뭇잎과 아직도 약간은 푸르름을 간직한 이파리들이 아름다운 대조를 이루었다.

 

 

 

나는 개울가에서 올라와 다시 가던 길을 계속 걸어가기로 했다.

 

 

해가 서산마루에 걸려있는가보다. 나무들의 그림자가 갑자기 길어지기 시작했다.

 

 

11월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반월성과 대릉원이 으뜸이지 싶다.

 

 

비탈진 언덕에 나무들이 섰다. <나무들 비탈에 서다>라는 소설 제목이 생각났다.

 

 

언덕밑으로 물이 흐른다.

 

 

물가운데 자리잡은 바위가 몸을 내밀고 있었다.

 

 

 나는 석빙고쪽으로 향했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석빙고다. 얼음창고를 우리는 석빙고라고 한다. 석빙고는 경주에만 있는게 아니다.

 

 

 늦가을 햇살이 남산봉우리에 눈꼽만큼이나 쬐끔 걸려있었다.

 

 

숨이 넘어가듯이 해가 넘어갔다. 반월성에는 가을이 남기고 간 나뭇잎들만 수북했다. 온천지에 낙엽이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