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여행렬이 만장을 앞세우고 만가(挽歌/輓歌)를 부르며 지나갔다. 관광객들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고싶어하는 의도는 좋지만 글쎄다.....
나들이를 나온 일가족의 단란한 모습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나는 반월성을 향해 걸음을 재촉했다.
자전거를 타고 노는 아이들 모습 속에서 인생의 활력을 느껴본다.
이 가족은 남매를 둔듯 하다.
반월성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가고 있었다. 작은 언덕처럼 보이지만 반월성의 면적은 꽤 넓다.
반월성 앞에는 계절마다 예쁜꽃들이 피어난다.
어느 한해에는 유채가 만발했었다. 또 어떤 해에는 황화코스모스가 가득했었고.....
계림으로 들어가는 정문 부근에서 남쪽을 바라보는 경치를 나는 특별히 더 사랑한다. 둥그스럼한 봉우리와 삼각형의 야산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데다 뒤를 겹겹이 받친 산들이 그려내는 실루엣이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계림을 끼고 남쪽으로 난 작은 길을 따라가면 향교가 있는 교촌에 이르게 된다.
대한민국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경주부자 최준씨의 집이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반월성에 올라가기전 나는 슬며시 뒤를 돌아보았다.
남쪽에는 커다란 고분모양을 닮은 망산이 자리잡았다.
예전에는 반월성 주위로 해자가 파져있었다고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다 메꿔지고 말았으리라.
반월성 안은 산책하기에 그저그만인 곳이다. 직접 올라가봐야 그 아름다움에 눈을 뜰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저 청춘남녀는 데이트를 즐기는 중일까? 아니면 깨소금 냄새를 풍기는 신혼부부일까?
반월성 위로 올라서면 제법 너른 공터가 관광객을 맞아준다.
반월성 안에 건물은 한채도 남아있지 않고 숲만 남아있다. 군데군데 잔디밭도 보인다. 낙엽들이 땅바닥에 가득했다.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서서히 땅거미가 내려앉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운동을 하러 나온 분인가 보다. 뒤도 안돌아보고 옆도 살피지 않고 그는 오직 부지런히 걸어가고만 있었다.
많은 이들이 반월성터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급할게 없는지라 나는 천천히 걸었다.
반월성터 안쪽으로 깊숙히 걸어들어가면서부터는 인기척이 끊어졌다. 분위기를 즐기기에는 그저그만인 저녁시간이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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