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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학습결과물을 중심으로 하는 학예전시회를 할 수도 있다 - 2

by 깜쌤 2012. 12. 6.

 

한가지 미리 양해를 구할 것이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글을 쓰면서 자주 말씀드린 것이지만 교육에는 왕도(王道)가 없습니다. 최선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온갖 다양한 방법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제가 말씀드리는 내용도 그런 많은 방법가운데 하나일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글을 읽어달라는 것이죠.

 

3월부터 학급경영에 충실하면 11월이나 12월 초에 실시하는 전시회에 전시할 학습증거물들은 얼마든지 수집할 수 있습니다. 앞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담임교사의 세심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교과서를 잘 살펴보면 수없이 많은 신문만들기가 등장합니다. 국어교과서에 등장하는 것은 기본이고 사회에는 역사신문을 만들어보는 내용이 나오는가하면 과학에는 탐구내용으로 신문만들기가 등장하고 미술에는 꾸미기 시간에 등장하는 식입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신문만들기를 모두 다 해야할까요? 그렇게 하려면 아이들이 많은 고생을 하게 됩니다. 이럴때 교사가 융통성을 살려 교과서 내용을 잘 파악하여 취사선택한 뒤 매월 주제를 바꿔가며 한번씩만 신문만들기를 요구하면 안될까요?

 

아이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8절지 정도의 종이에 개인신문을 만들어 제출해 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매달 5일이 되면 아이들에게 개인이 만든 신문을 제출하도록 요구해두었습니다. 어떤 달에는 독서와 문학에 관한 내용을, 어떤 달에는 환경오염에 관한 내용을 중김으로 해서, 어떤 달에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방법에 대해 조사를 해서 스스로 신문기자가 되어 신문을 제작한 후 제출해달라고 한 것이죠.

 

 

그런 작품들을 교실에 게시해두었다가 차곡차곡 모은 뒤 미술꾸미기 시간과 관련지어 개인신문모음철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연말 미술시간에는 신문모음철의 표지만 만들어 붙이면 멋진 신문모음이 서른권 정도 만들어집니다. 우리반 아이들이 서른명 정도거든요. 그것만 전시해도 한 테이블이 가득 차게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학급행사나 학교행사를 하고 난 뒤에는 반드시 보고서를 내도록 요구합니다. 행사할때 찍은 수많은 사진들을 학급카페에 올려두면 아이들은 그 사진을 기본자료로 해서 문서를 편집한 뒤 글을 써내는 식입니다. 학예회를 했다면 단순히 행사를 치룬 것으로 넘어가지 않고 본 내용이나 느낀점을 자세하게 기록하되 컴퓨터로 문서편집을 해서 출력한 뒤 제본해서 제출해달라고 하면 됩니다. 

 

체험학습을 해도 그렇습니다. 언제 어디에서 누구와 어떻게 가서 무엇을 했는지 육하원칙에 의거하여 자세하게 기록한 후 제출하면 멋진 보고서가 됩니다. 그런 활동을 통해 글쓰는 방법을 익히고 컴퓨터를 통한 문서편집 요령을 익히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도 잘 모아두면 멋진 자료가 됩니다. 수학여행 보고서, 체험학습보고서, 실과실습보고서등 온갖 학습증거물이 수북하게 쌓이게 되니 전시회 자료가 풍성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들 교과서를 보면 다양한 학습자료들이 교과서 뒷면에 붙어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수학시간에 입체도형을 공부할 때 각뿔이나 각기둥을 만들 수 있는 전개도가 교과서 뒤쪽편에 붙어있습니다. 그것으로 수업시간에 입체도형을 만들어 활동을 한 후 다시 펴서는 이면지 뒤에 깔끔하게 풀로 붙여서 제출하도록 합니다. 그렇게 하면 쓰레기통에 종이가 넘치는 현상을 막을 수도 있고 교사는 아이들이 만든 증거물을 하나하나 쉽게 확인해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자료들만 모아도 엄청나게 많이 모입니다. 

 

따지고보면 학습증거물들은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이 많은 증거물들은 아이들의 지적인 성장과 발달의 훌륭한 증거물이 될 수도 있는데 수업이 끝나자마자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교사의 업무태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실 쓰레기통에 종이들이 수북하게 쌓이는 모습을 볼때마다 저는 우리 교사들의 빈약한 환경의식과 자원재활용 수준에 개탄을 금치 못합니다. 

 

  

요즘 교과서들은 워크북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문제를 풀고 과제를 한것도 좋은 학습증거물이 됩니다. 특히 수학교과서나 과학 실험관찰같은 책들은 멋진 전시물이 될 수 있습니다만 그런 것들을 전시하는 선생님은 거의 만나보지를 못했습니다. 전시회라고 하면 그저 시간과 돈을 들여 많은 미술작품을 만들고 양으로 승부를 하려는듯한 모습은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이제는 그런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야하지 않을까요? 중견교사들이나 원로교사들이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이면 새로 교직에 들어온 젊은 교사들은 그대로 따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정작 승부를 걸어야할 문제는 외면한채 승진에만 눈이 멀어 핏발을 세워가며 설치는 모습들을 워낙 많이 보아왔기에 은퇴를 몇년 앞둔 이 시점에서는 절망감만 가득합니다.  

 

 

6학년 교과서를 유심히 보면 교과서 문장 속에 등장하는 낱말의 수준에 눈이 휘둥그레해질 정도가 됩니다. 낱말 수준이 엄청나게 높다는 말입니다. 그런 지경이니 한자실력이 없는 아이들은 교과서 문장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므로 독해력이 문제가 됩니다. 그렇다면 한자공부를 시켜놓아야 하는데 학기중에는 지도할 시간이 없습니다. 할 수 없이 여름방학 과제로 한자쓰기를 내어보는데 그렇게 하면 2학기 공부를 하는데 엄청 쉬워집니다.

 

아이들이 써온 한자책같은 것도 멋진 전시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학급경영을 해나가다보면 따로 작품을 만들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됩니다. 문제는 전시회를 바라보는 교사의 의식과 수준이 아닐까요?

 

    

아이들의 학습증거물을 A4크기의 클리어화일에 보관하면 멋진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집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나중에 다시 한번 더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만 포트폴리오만 모아도 거짓말을 살짝 보태어 말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매일 한편씩 영어동화를 듣고 제목만 적어오라고 요구합니다. 이런 일은 아이들과 부모의 협조내지는 관심과 절대적인 양심이 필요합니다만 교사가 신뢰를 해주면 아이들은 거의 속이지 않습니다. 영어동화의 제목을 A4 용지에 자기나름대로의 양식을 만들고 기록을 해오라고 한 뒤 한달에 한번씩만 검사를 해주어도 상당한 분량이 모입니다. 그런 자료를 모아서 표지를 만들어 붙이면 멋진 전시물이 만들어집니다. 독서를 한 흔적도 그런 식으로 모읍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방법으로 학급경영을 한 증거물을 모으면 자료가 넘칠 지경이 됩니다. 그런 물건에다가 덧붙여 평소에 만든 미술작품을 골라낸뒤 깔끔하게 전시하면 됩니다. 별힘 안들이고도 쉽게 전시회를 할수 있는 것이죠.  

 

전체기획을 하는 교사는 저학년(1,2학년)은 저학년대로, 중학년(3,4학년)은 중학년끼리, 고학년은 고학년끼리 바꾸어서 관람을 하도록 하면 효과는 만점입니다. 전시회를 할때 교실 공간 전체를 쓸수도 있는데 그럴때는 책상 4개씩을 모아 식탁보로 덮은 뒤 학습결과물을 전시하면 됩니다. 교실을 개방해서 학부모를 초청할 경우 교실 한구석에 간단한 음료와 차를 준비하면 더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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