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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한잔의 커피를 즐기기 위해 궁상을 떨었다

by 깜쌤 2012. 12. 5.

 

시설을 깔끔하게 새로 단장해둔 커피숍을 발견했다. 한번은 들어가봐야지 하고 벼루어 오다가 어느날 들어가보게 되었다.

 

 

한옥이어서 첫인상은 단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당에서 보는 주위 풍경이 너무 산뜻했다.

 

 

실내에서 보는 풍경도 일품이었다. 실내에 앉아서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을 즐기려다가 가격표를 보는 순간 마음을 고쳐 먹었다.

 

 

가격이 그리 만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 건물 수리를 해서 그럴까? 싼 가격은 아니었다.

 

 

결국 나는 테이크아웃을 해가기로 마음먹었다.

 

 

내 자신이 초라해지면서 쪼잔해지는 순간이다. 다행히 바깥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았다.

 

 

한푼 아끼겠다고 발발 떨다가도 어느 한순간에는 크게 내지르고야마는 나도 참 덜떨어진 모자라는 인간이다.

 

 

푼돈 얼마 아끼겠다고 이러는 나를 스스로 생각해봐도 치사스럽다.

 

 

결국 바깥 의자에 앉아 한잔을 마시는 신세가 되었다.

 

 

어제는 결혼축의금으로 돌려받은 1만원 때문에 마음이 푸근해졌다. 일요일 저녁에는 지갑속에 2천원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월급날이 보름이나 남았는데도 주머니 사정이 그 지경이었다. 지갑속에 만원짜리 한장이 들어있다는 것이 그리 흐뭇한 일이 될줄이야.

 

 

어머니를 뵈러 가서는 지갑을 달달 털어드리고 이웃에 사시는 어머니 친구분께도 음료수를 돌렸다. 얼마 안되는 용돈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돈쓸 곳은 지천으로 깔렸다.  

 

 

그러니 짠돌이짓을 할 수밖에 없다. 월급받아 사는 사람이 다 그렇지 않으랴?  월요일 저녁에는 1만원이 생겼기에 저녁은 착한 가게에 가서 국수를 먹기로 했다. 둘이 가서 먹을 경우 7천원이면 해결난다. 뭘 먹어도 만원이면 되므로 아는 분과 함께 갔는데 그 돈도 같이 간 분이 내어버려서 푼돈으로 굳어버렸다.   

 

 

그런 형편이니 커피값에 놀라 지레 겁을 먹고 바깥에 내어둔 의자에 앉아 마시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 되는게 아니랴?

 

 

나는 그렇게 산다.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게 산다. 내 서재에 있는 가구들은 중고상에서 싸게 사온 것도 있고 길거리에서 주워온 물건들도 있다. 궁상스럽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이 그렇다. 컴퓨터에 연결해놓고 듣는 오디오도 주워온 것이다. 문제는 소리가 너무 매끄럽게 잘 난다는 것이다. CD재생이 안되어도, LP판 재생이 안되어도 버리자 않고 아직 가지고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자가용은 아직까지 꿈도 꾸지 않았다. 한번도 가진 적이 없었다. 그나저나 내가 꿈꾸는 게스트하우스를 하기 위해서는 작은 기와집이 한채 필요한데......  돈은 다 어디가서 돌아다니는지 모르겠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