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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국민학교 시절의 운동회를 보았다, 우연히.....

by 깜쌤 2012. 11. 7.

국민학교 운동회를 우연히 보게 되었다. 초등학교 운동회가 아닌 국민학교 운동회말이다. 나는 순간적으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재빨리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국민학교라는 말은 이제 역사책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말이 되었다. 이제는 많이 생소해져버린 국민학교라는 단어는 1941년부터 1996년 2월 29일까지 쓰인 말이다. 1941년부터 써왔다고하니 일제강점기에 사용된 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996년 3월 1일부터는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개칭되어 초등학교라는 새로운 용어가 등장하게 되었다.

 

 

국민학교라는 낱말은 황국신민(皇國臣民)이라는 말에서 나왔다고 한다. 황국이라 함은 일본왕이 다스리는 나라를 의미하고 거기에 충성하는 신하가 되는 백성을 길러낸다는 뜻이 신민(臣民)이라는 말 속에 들어있다고 한다. 결국 일제의 찌꺼기가 묻어있는 말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1995년 8월 11일, 국민학교라는 명칭을 그 다음해 신학기부터 초등학교로 개칭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발표를 하게 된 것이다.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은 초등학교라는 이름을 달고있는 교육기관에 다니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그 부모세대들은 국민학교에 다녔던 것이다.

 

 

고구려 시대의 경당이나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의 서당은 오늘날의 초등학교에 해당될 것이다.

 

 

1883년 원산학당이 설립되고 1895년에는 수하동소학교, 정동소학교, 장동소학교, 재동소학교같은 초등교육기관들이 소학교라는 이름을 달고 설립된 것이 우리나라 초등학교 역사의 시작이다.

 

 

그러다가 일제강점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11년에는 <조선교육령>이라는 것에 의거하여 이름을 보통학교로 고치기도 하였다. 1938년부터는 심상소학교라는 이름을 쓰기도 했단다. 지금까지 인용한 자료의 출처는 동아세계대백과사전이다. 

 

그런데 DAUM에서 제공하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는 연도가 조금씩 다르게 나와있다. 더 관심이 있는 분들은 자세하게 검색해서 확인해보기 바란다.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백과사전 내용은 동아세계대백과사전과 내용이 비슷하게 수록되어 있음을 밝혀둔다.   

 

 

들어가는 이야기가 장황하게 길어졌는데 나는 며칠전인 11월 3일에 길을 가다가 국민학교운동회를 구경하게 되었던 것이다. 초등학교 운동회가 아닌 국민학교 운동회말이다.

 

 

감회가 새로웠다. 그래서 가던 길을 멈추고 일단 구경부터 하기로 했다.

 

 

사진을 촬영한 곳은 경주시내 한가운데 있는 계림초등학교다.

 

 

파아란 하늘에는 조밀조밀하게 매어단 만국기가 펄럭이고 있었고 운동장 한쪽구석에서는 메가폰 소리가 들려왔다. 알고보니 영화 <미나문방구>에 들어갈 장면들을 촬영하고 있는 중이었다.

 

 

나는 영화를 촬영하는 모습보다 소품에 더 관심이 갔다.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지못했으므로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1980년가 영화속에서의 시대적인 배경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운동장에 쳐놓은 천막 모습이 다를 수 있다. 당시의 천막은 접이식이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 천막은 그 이후에 등장했지 싶은데.....

 

 

솜사탕을 파는 리어카도 등장했고 유아들을 위한 말타기 시설물도 보였다.

 

 

당시의 모습을 재현해내기 위해 꽤나 고심한 흔적이 보였다.

 

 

나는 이학교에서 3년을 근무했다. 이십대 후반과 삼십대 초반을 여기에서 보냈다.

 

 

그러니 더 특별한 애정과 관심이 가는 곳이다. 그랬다. 운동장 한구석에 돗자리를 깔아두기도 했고 퍼런 비닐을 자리삼아 깔기도 했다.

 

  

제법 국민학교 운동회 기분이 났다.

 

 

단역배우들이 입은 옷차림새에서는 옛모습과 기억들이 새록새록 묻어났다.

 

 

번데기 장수도 보였다. 외국인들이 그토록 기겁을 한다는 번데기.....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가을날에 펼쳐졌던 국민학교 운동회.....  나는 가버린 날에 대한 애틋함때문에 쉽게 자리를 뜰수가 없었다.

 

 

나는 자꾸 촬영장 주변을 맴돌았다.

 

 

카메라 주변에 다가가는 것은 애써 피했다.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설치는 모습이 찍히면 NG가 날게 뻔했기 때문이다. 꼬맹이들이 동원되어 계주 마지막 장면을 찍고 있었다. 나때문에 꼬마들이 또다시 뛰어야하는 노고를 덜어주고 싶은 마음도 한몫을 했으리라.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