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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자전거로 경주 들녘을 즐겨보자 2 - 시내에서 불국사로 2

by 깜쌤 2012. 10. 25.

불국사 기차역 앞 광장에서 제자와 헤어진 뒤 나는 다시 자전거에 올라탔다. 불국사를 향해 뻗은 도로를 따라 올라가다가 덕봉정사를 보기 위해 정자마을로 들어갔다.

 

 

언제봐도 호젓한 곳이다.

 

 

불국사로 올라가는 길섶에 이런 경치가 숨어있다는 것이 놀랍다.

 

 

작은 못가엔 갈대가 살짝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다. 확실히 갈대다. 억새가 아니었다.

 

 

갈대는 억새와 모습과 색깔이 다르다. 사는 위치도 당연히 다르다.

 

 

나는 작은 호수가의 집으로 다가가보았다.

 

 

사유지여서 더 이상 안으로 들어설 수가 없었다.

 

 

이런 집 한채를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해보고 싶은 일이 한가지 있기 때문이다.

 

 

경주지방의 은행나무 잎은 11월이나 되어야 노랗게 물들 것이다. 은행잎이 아직은 푸르렀다.

 

 

나는 다시 돌아나왔다. 바람이 없어서 그런지 호수면이 거울처럼 보였다.  

 

 

호수 한모퉁이엔 연이 남아있었다.

 

 

그림같은 풍경이 따로 없다. 이런 모습 속에 가장 한국적인 멋이 숨어들어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다시 불국사 상가거리로 올라갔다. 도로가의 벚나무 잎들은 제법 붉게 물이 들었다.

 

 

한쪽 모퉁이에 주인을 못만나고 서있는 한옥건물이 너무 아깝다는 느낌이 들었다.

 

 

쉼터에도 사람 흔적이 없었다.

 

 

관리안된 묵밭에 가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다.

 

 

구획정리는 잘되어 있는데 건물이 들어서지 못한 곳이 있었다. 아깝다. 오는 사람이 없는데 시설만 확충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나는 불국사 주차장으로 향하는 샛도로로 접어들었다.

 

 

어디엔가 센서가 숨어있는 모양이다. 내가 인도로 들어서자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나는 숨을 돌리고 싶었다. 벤치에 앉아 캔커피를 꺼내 들었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마시는 한잔의 캔커피! 그래, 이 맛에 산다. 이 맛에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는 것이다. 나는 평생을 자동차없이 살았다. 남들이 왜 차를 사지 않는냐고 물으면 돈이 없으니 자전거를 탈 수밖에 없다고 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속내는 따로 있다.  

 

 

커피를 마신 뒤 자전거를 끌고 도로를 따라 걸었다. 길 가로 늘어선 건물들이 제법 단정하게 보였다.

 

 

나는 이런 분위기도 아주 좋아한다. 깔끔하고 단정한 멋이 스며들어있는 호젓함 말이다.

 

 

 

 

경주로 수학여행을 왔던 젊은이들은 이 거리를 기억하지 싶다.

 

 

숙박시설과 음식점과 상가가 몰려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유스호스텔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건물들이 많았다.

 

 

이쪽으로는 나도 오랫만에 와보았다.

 

 

불국사앞 상가거리는 경주 시내에서 제법 멀리 떨어져 있다. 자그마치 16킬로미터 정도나 된다.

 

 

들어가보고 싶은 음식점들이 눈에 들어왔지만 아까 불국사 정거장 부근에서 제자와 칼국수를 먹었으니 더 들어갈 배가 없었기에 참아야 했다. 

 

 

신라인들을 그려넣은 벽화가 아기자기하다.

 

 

이런 기와집 동네에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나는 놀라서 흠칫했다. 나를 부르는 소리가 귓전을 때렸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