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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가을날 다시 가본 옥산서원

by 깜쌤 2012. 10. 11.

 

옥산서원으로 가는 길이었다. 나는 부지런히 페달을 밟았다. 그동안 다녀본 경험에 의하면 좋은 서원이 있는 곳에는 어디든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오늘날에도 돈이 있어야 멋진 학교를 하나 꾸려나갈 수 있듯이 옛날에도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서원을 유지할 수 있었으리라.

 

 

안강의 자랑이라면 무엇보다 양동민속마을옥산서원이 아닐까 한다. 양동의 전통민속마을은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되어 있으니 그 가치야 말로해서 무엇하랴? 옥산서원은 양동마을을 이루는 문화적인 배경과 관련있는 시설이니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옥산서원에 관해서는 삼년전에 글을 써둔 사실이 있다. 그때 못본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게 마음에 걸려 자전거를 타고 가본 것이다. 

 

 

이번 기회에는 그 빠뜨린 것을 자세히 훑어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들녁에 우뚝선 전봇대 보조선에 나팔꽃 덩굴이 감고 올라가면서 철늦은 꽃을 피웠다. 포항에서 영천으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에서부터 옥산서원으로 연결되는 2차선 도로가 있다. 나는 그 도로를 따라 가는 것이다.  

 

 

 옥산서원으로 들어가다가 보면 도로 왼쪽편에 세그루의 소나무가 서있는 것이 눈에 띌 것이다.

 

 

 세그루의 소나무가 서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어서 그 자태를 쳐다보는 것도 재미있다.

 

 

 제일 왼쪽의 나무는 아래쪽 논배미로 고개를 제법 숙였다. 도로쪽으로 제일 가까운 나무는 오고가는 나그네를 환영하고 배웅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길은 일직선으로 뻗었는데 우편 산밑으로는 제법 참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일직선으로 뻗은 도로 끝머리에는 그늘 짙은 숲이 나타난다. 숲 왼쪽에 옥산천이 흘러내리는데 그 부근 골짜기가 제법 아기자기하다.

 

 

 청석으로 이루어진 골짜기를 오랜 세월동안 흘러내린 물들이 몇군데 깊은 소를 만들어 두었다.

 

 

 지난 9월에 영남지방을 할퀴고 간 태풍의 여파때문인지 개울 바닥이 모두 뒤집어져 있었다. 

 

 

 나는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걸었다. 그늘이 너무 짙어서 약간의 추위를 느꼈다.

 

 

 2012년 가을의 옥산서원은 수리중이었다.

 

 

정문 격에 해당하는 역락문으로 들어가보았다. 옥산서원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다면 아래 글상자 속에 올려둔 글 목록을 눌러 보면 된다.

 

 

 

 

 

이상하게도 올해 여름에는 모기들 수가 줄었다. 내 생각으로는 매미 숫자도 줄어든게 아닌가 싶다. 저번에 왔을때는 매미 소리가 가득했었는데.....  그러고보니 지금은 가을이다. 가을매미도 있던가? 

 

 

옥산서원 경내에는 고요함만이 가득차 있었다.

 

 

이 화창한 가을날에 서원을 구경하는 관광객이 드물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서원 툇마루에 조용히 앉아 책이라도 볼 수 있도록 여유를 가지고 다니면 좋겠다. 

 

 

사람들의 두런거리는 말소리가 정적을 깨는 것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몰려와 마구잡이로 떠드는 것은 정말 싫다.

 

 

나는 서원을 나와 옥산천으로 다가갔다.

 

 

내가 옥산서원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동차에다 자전거를 싣고 나를 찾아오신 분을 만나 함께 돌다리를 건넜다. 젊은이들이 옥산천 너럭바위에 앉아서 버들치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그 아래쪽으로는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젠 계곡물이 찰텐데......

 

 

옥산천에 걸린 작은 돌다리를 건너면 옥산서원 건너편에 있는 세심마을을 만나게 된다.

 

 

세심마을에 양동이씨 종가가 있다.

 

 

종가의 대문 하나를 들어서는 것까지는 허락하지만 그 안쪽은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대문을 들어서서 만나는 첫건물은 행랑채였을 것이다.

 

 

개울쪽으로 보면 작은 쪽문이 보이는데 그 문으로 가야만 오늘 내가 보고싶어하는 건물이 나오게 되어 있다. 종가에도 골짜기에도 가을 기운이 가득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