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만에 다시 안강역에 가보았다.
명절 뒤끝이어서 그런지 기차역에 사람이 제법 보였다. 청소를 하시는 아줌마가 얼마나 부지런한지 모른다. 덕분에 안강역 주위는 정말 깨끗했다.
안강역은 벌판 한가운데 있는 기차역이다. 역건물 뒤로는 안강읍이어서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경주와 포항사이는 동해남부선 철도의 일부분인데 이젠 안강역 하나만 살아남았다.
나머지 기차역들은 모두 간이역으로 내려앉고 말았다. 이용객이 격감했기 때문이다.
안강도 예외는 아니어서 일일 이용객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기차애호가인 나는 안강에 있는 학교에 다닐때 기차로 출퇴근을 했다. 학창시절엔 기차를 이용하여 통학을 했고 직장인이 되어서는 통근을 했다.
경주와 안강 사이에 있는 나원역 구내의 백목련은 이름 봄날 제일 먼저 하얀 꽃을 피웠다.
이제는 그런 것들이 모두 그립기만 하다.
나는 역무원의 허락을 받아 플랫폼에 나가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무궁화호 임시열차가 들어왔다.
타는 사람은 제법 많았는데 내리는 사람은 달랑 한명뿐이었다. 포항에서 출발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으리라.
기차를 보면 멀리멀리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부터 떠오른다. 이게 모두 다 떠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마음의 병탓이리라.....
기적소리를 남기고 기차가 떠나기 시작했다.
이내 역구내에는 고요함이 한가득 밀려왔다.
황화코스모스가 화단에 만발했다.
시골에도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역마다 사람들이 제법 타고 내리면 좋겠다.
일본이나 독일처럼 철도가 거미줄처럼 깔려 시골에 살아도 조금도 불편함이 없었으면 좋겠다.
자가용 승용차를 놓아두고 역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가서 역구내에다가 자전거를 남겨놓고는 기차로 목적지까지 갔다가오는 그런 시스템을 짜두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도시와 농어촌의 균형잡힌 발전은 인구의 도시집중 문제를 자연스레 해결할 수 있는 비책이었건만 도시 개발의 열풍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너무 심해서 그런지 모두들 도시로 몰려가고 말았다.
시골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너무 많이 느끼도록 만들어버린 것이 문제였다.
요즘 시골에 가보면 온갖 시설들이 즐비하지만 정작 이용할 사람이 적다는게 큰 문제다.
한번 떠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다시 대합실을 지나 읍내로 나가기로 했다.
안강역광장의 나무들 이파리도 조금씩 색깔을 달리하고 있었다.
가을이기 때문이다. 하늘이 점점 높아만 가고 있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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