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금장대라고 들어봤어? 금장대라니까 '새로 생긴 지방의 3류대학 이름인가보네, 조금 있으면 퇴출되겠지'라고 생각했다면 너무 앞서 간거야."
"소설가 김동리선생 정도는 알겠지? 그 분의 대표적인 작품이 무엇인지도 알겠지. <무녀도>, <사반의 십자가>, <을화>..... 뭐 이런 이름 정도가 줄줄 흘러나오겠지. 그러면 혹시 <무녀도>를 읽어봤어?"
"주인공이 누구지? 모화? 좋았어. 정답이야. 모화(毛火)의 직업은? 그야 뭐 당연히 무녀(巫女)지. 쉽게 말하면 굿하고 점치고 빌고하는 그런 여자 말이야. 야, 제법인데. 그런 정도를 쉽게 꿰어차는 그대는 당장 짐싸들고 여행을 떠날 자격이 있어."
"무녀도에서 말야, 모화가 마지막에 아들 욱이를 위한 굿을 하다가 물에 빠져 죽은 장소 있지? 거기가 어딜까? 궁금해? 정말 궁금해? 궁금하면 오백원!"
"무슨 거지같은 멘트를 다 날리고 그래하고 속으로 생각했지? 그리고 썩소도 지었지?"
"모화가 굿을 하다가 빠져죽은 장소가 애기청소야. 예기청수라고도 부르고 애기청수라고도 해. 경주사람이면 다 알아."
"바로, 이장소 말이야. 여기에 서면 모화가 물에 들어간 그 장소가 눈에 환하게 다 보여."
"지금 네가 보고 있는게 경주 시가지 옆을 흐르는 형산강이야. 멋지지?"
"이 길따라 밑으로 내려가면 암각화가 나와. 선사시대를 살았던 우리 조상들이 바위에 이상한 그림을 새겨두었어."
"저 멀리 빌딩 뒤편에 가로로 길게 누운 산이 보이지? 그게 경주 남산이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산이야."
"산에 오르면 기가 막혀. 곳곳에 부처요 깊은 골짜기라서 꼭 한번 올라가볼만 해."
이 물이 형산강을 이루고 있어. 제법 넓고 크지?"
저 멀리 거북이 한마리가 누운 것처럼 보이는 산이 있지? 아주 둥들게 생긴 근사한 봉우리가 보이지 않아? 그게 망산 혹은 망성산이라고 불리우는 산이야. 그 부근에 경부고속도로 경주 나들목이 있어."
"10월인데도 아직 백일홍꽃이 남아있어."
"경주 사람들은 형산강을 서천이라고 불러. 서천가에 잔디밭이 아직은 푸르지?"
"봄엔 서천에 낚시꾼들이 제법 몰려. 1980년대만 해도 너무 더러웠는데 지금은 물도 아주 맑아졌어. 어떨땐 커다란 잉어가 노는 것이 다리 위에서 환하게 다 보일 정도야."
"여기 서서보니까 삼릉부근 골짜기가 다 보이는 것 같아."
"봄엔 강변 전체가 벚꽃으로 덮이지."
"경주는 꽃으로 덮인 도시야. 봄에는 벚꽃이 특히 유명하지."
"지금 네가보고 서있는 곳이 애기청수 위쪽에 해당하지. 강변에 큰 숲이 보이지? 그게 황성공원이야. 경주의 자랑이지."
"푸른 유리창을 가진 큰 건물이 경주 예술의 전당이고.... 예술의 전당은 서울에만 있는게 아냐."
"오늘 10월 4일 목요일 밤에 저기에서 공연을 가져야해. 나도 합창단원이잖아? 그래서 오늘 출연하는거야."
"구경 올래? 구경하고 싶어도 표가 없다고? 말만 하면 구해 줄수도 있어."
"이제 금장대 밑으로 한바퀴를 돌아볼께."
"한자로 쓴 현판이 보여? 안보인다고? 혹시 한자를 모르는거 아냐?"
"저 멀리 보이는 개울있지? 그게 북천이야. 북천을 따라 계속가면 보문관광단지가 되는거야."
"혹시 희동구씨 알아? 희동구씨를 모르면 간첩이지. 모른다고? 2002년 월드컵도 몰라? 그때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아하셨던 거스 히딩크 말이야."
"히딩크 축구감독이 특별히 좋아했던 경기장이 경주시민운동장이야. 황성공원 속에 있어. 이제 경주 시가지 모습이 대강 짐작되지? 그러면 다음 글에서 다시 자세하게 소개해줄께. 나는 지금 노래 연습하러 가야되. 오늘 밤을 위해서 말야. 그럼 내일 봐. 안녕~~"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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