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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이런 회사는 추천하고 싶다

by 깜쌤 2012. 10. 8.

 

택배회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집앞에서 전화를 해왔는데 물건을 받기 위해 직장 밖으로 나갈 수도 없는 일이어서 집 부근의 커피가게에다가 택배물을 맡겨놓고 가시라고 당부를 드렸다. 

 

 

 퇴근후에 찾으러 갔다. 예상대로 동서식품회사에서 보내온 것이었다.

 

 

 포장을 뜯자 사과문과 커피 한통이 들어있었다. 사연인즉 이렇다.

 

 

추석 명절전 학교에서 커피 봉지를 뜯었더니 어딘선가 썩은듯한 콤콤한 냄새가 났다. 손님접대를 하기 위해 뜯었는데 수상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으니 아이들 말로 하자면 대략난감이다. 처음에는 썩은듯한 수상한 냄새가 어디에서 나는지를 몰랐다. 

 

 

냄새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킁킁거리다가 커피가루를 부어놓은 종이컵을 다시 확인했더니 냄새가 코를 찔렀다. 색깔도 평소와 달리 수상했다.

 

 

 

유통기한을 확인했더니 아직도 유효기간이 한달반이나 남은 제품이었다. 경주시내 수퍼에서 산 제품이다. 나는 이회사 제품을 좋아해서 자주 구입을 해왔다. 나름대로 애용자라면 애용자다. 동서식품의 카누커피를 서재에서 한잔씩 마시는 것은 기본이고 학교에도 가져다두고 아껴가며 마시는 제품인데 이런 상황이 발생했으니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홈페이지에다가 글을 쓰기 위해 회사 홈페이지를 방문했더니 글을 쓰기 위해서는 회원가입을 하게 되어 있었다. 아무나 와서 헛소리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려니 싶으니 이해가 된다. 하지만 회원가입을 위해서는 노출시키고 싶지 않은 내 개인정보를 제공해야하기도 하고 본인확인을 하기 위해 아이핀 인증을 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슬며시 부아가 치밀어오른 나는 결국 추석연휴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고객상담실로 전화를 드렸는데 그때마다 통화중이었다. 

 

 

아무리 시도해도 연결이 되지 않아 기어이 블로그에 사진부터 올려두고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아무리 그래도 남의 회사를 흉보고 싫은 소리 한다는게 조금은 그렇다 싶어서 마지막으로 전화를 시도했는데 비로소 연결이 되었다.  

 

 

 

 

상담원 목소리가 아주 차분했다. 물론 나도 목소리를 낮추어서 조근조근하게 이야기를 해나갔다. 내 이야기를 들은 상담원 아가씨는 불량이 난 것 같은데 증거물을 보내주면 다른 것으로 바꾸어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질된 제품을 꼭 반품받아서 확인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학교에다가 커피가루를 잘 보관해두었는지 기억이 안난다는 것이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는 별걸 다 잊어먹는다. 왼쪽이 정상적인 제품이고 오른쪽은 냄새가 심하게 나면서 색깔조차 변질된 제품이다. 물론 같은 통에서 꺼낸 것이다.  

 

 

 

증거물을 내가 내버렸을 경우도 있으므로 이메일 주소를 알려주면 사진을 보내드리겠다고 제안했다. 나혼자 본것도 아니고 수십명의 아이들도 보고 냄새를 맡아보았으니 증거야 충분하다. 

 

 

주소와 전화번호를 물어왔다. 제품 불량을 순순히 인정을 해주고 반품을 해주겠다니 얼마나 흐뭇했는지 모른다. 그 약속대로 오늘 사과문과 함께 커피한통을 보내왔다. 역시 앞서가는 기업이 다르다는 생각을 해본다.

 

 

동서식품 회사는 믿을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독일인 사위를 보신 교수님과 앞으로 외국인 사위를 보셔야 할 또 다른 교수님, 그리고 아는 분 몇이서 어울려 오늘 저녁을 함께 먹었다. 이구동성으로 하시는 말씀이 우리나라 회사들처럼 서비스가 신속하게,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이루어지는 나라는 지구위에 거의 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 모델 가운데 하나가 동서식품이 아닐까 싶다. 회사 관계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