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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 왜 못달리랴? - 영주에서 포항까지 3

by 깜쌤 2012. 9. 3.

 

안동대학교에서 임하면소재지까지는 평탄한 길의 연속이다. 평탄한 대신 조금 지겹다.

 

 

건동대학교 앞을 지난다. 약간의 오르막이 있지만 그 정도는 쉽게 올라갔다.

 

 

대학운영의 어려움때문에 지난 7월 초에 4년제 대학교로는 전국최초로 자진폐교결정을 내렸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는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2학기 학사일정이 밝혀져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은 건재한 모양이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치는 인간이 온갖 세상사 걱정을 다한다. 임하를 지나면 길안이다. 길안까지 가는 길도 평탄하다. 길안면 소재지를 지나면 약간씩 오르막길을 오른다는 느낌이 든다.

 

 

천지갑산 부근을 지난다. 여기서부터는 멋진 경치가 펼쳐진다. 이 부근을 자세하게 구경하면서 라이딩하면 얻는게 제법 쏠쏠하다. 아래에 글 목록이 있으니 참고로 하기 바란다. 사진이나 제목을 클릭하면 글이 뜬다.

 

 

안동에서의 자전거 라이딩 5 - 길안에서 용.. view 발행 [2]

길안천의 물이 정말 맑았습니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 주는 매력은 대단합니다. 나는 1번 지점에 있는 묵계서원을 나와서 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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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당에서 누(樓)와 재사를 보았습니다. 마당에 가득한 서걱거리는 짙은 회색빛 잔자갈을 걷어내고 황토를 깔아두면 어떨까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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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서의 자전거 라이딩 1 - 천지갑산에서.. view 발행 [8]

그분은 내 부탁을 듣고 자신의 분신처럼 아끼는 탱크 로리(tank lorry) 위에 내 자전거를 실어주시겠다고 허락해주셨습니


  

 

나는 소나기를 피해 천지갑산 휴게소에서 30분 이상을 쉬었다. 쉬면서 배낭에서 마지막 남은 찐빵 하나를 꺼내서 야금야금 뜯어먹고 물을 마셨다.

 

 

소나기가 그치자 나는 다시 페달을 밟았다. 중간에 너무 쉬어서 포항시 죽장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는 반변천을 따라 달렸다. 여우비가 쏟아지고 난 뒤여서 그런지 구름 사이에서 얼굴을 내민 햇살에 개울물이 반짝거리며 빛났다.

 

 

경치 하나는  멋지다. 하지만 슬슬 오르막이 시작된다. 

 

 

한번씩은 플라이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이기도 했다.

 

 

전반부는 전체적으로 얕은 오르막길이어서 힘이 들지 않았다. 마사리터널 부근의 고개가 문제다.

 

 

피로회복제를 먹어둔 덕분인지도 모른다.

 

 

플라타나스 나무가 우거진 학교가 보였다.

 

 

그 옆엔 보건 진료소도 보였고......

 

 

송사리다. 물속에 사는 송사리가 아니고 행정구역 이름이다.

 

 

지도를 가지고 확인해보니 천지갑산이다. 북한 개마고원에 있는 대표적인 오지는 삼수갑산이다. 산수갑산이 아니다. 소월 김정식의 시에도 등장하는 곳이 삼수갑산(三水甲山)이다. 앞부분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삼수갑산(三水甲山) 내 왜 왔노 삼수갑산이 어디뇨
오고나니 기험(寄險)타 아하 물도 많고 산 첩첩이라 아하하

내 고향을 도로 가자 내 고향을 내 못가네
삼수갑산 멀더라 아하 촉도지난(蜀道之難)이 예로구나 아하하

 

 

여기는 천지갑산이고.....

 

 

마침내 거의 다 올라왔다. 해는 뜨겁고 숨은 막히고 힘은 들고.....

 

 

오르막이 정말 오래 계속된다. 나는 정신없이 페달을 밟았다. 여기를 넘어서면 청송군이 된다.

 

 

드디어 고개마루까지 올라왔다. 뒤를 돌아다보니 내가 이런 오르막길을 어떻게 올라왔나하는 생각이 든다.

 

 

눈앞에 터널이 보였다. 터널을 빠져나가면 청송군 현서면이 된다.

 

 

터널 옆으로 예전 길이 보였다.

 

 

터널 속으로 들어섰다. 터널은 신속하게 통과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통행량이 적어서 좋았다.

 

 

터널을 빠져나오자 느낌이 달랐다. 여기서부터는 청송군이다. 청송 다음은 포항 아니던가?

 

 

이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약간만 내려오면 현서현동으로 가는 길이 양쪽으로 나누어진다. 나는 당연히 현동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안덕에서 약간 헷갈렸다. 벌써 코스모스가 피고 있었다.

 

 

나는 68번도로를 택했다. 문거리 가는 길로 접어들었다.

 

 

안덕면을 지나야 현동면이 나온다.

 

 

길가에 만들어둔 커다란 사과모형을 보고 길을 찾았다. 이 사과모형은 몇번 본 기억이 나기 때문이다.

 

 

이 부근에서 생산되는 청송 사과의 씨방 부근에는 노란 덩어리같은 것이 점점이 박혀있다, 그래서 청송 꿀사과라고 부른다. 당도가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다.

 

 

고개를 넘어서자 마침내 도평이라 부르는 현동면 소재지가 보였다.

 

 

도평에서 조금만 더 가면 꼭두방재가 나온다. 그러면 포항시 죽장면이 되는 것이다. 꼭두방재에서 죽장까지는 다시 내리막길이다.

 

 

꼭두방재 방향으로 검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었다. 비가 올 모양이다. 벌써 오후 5시가 넘었는데 비가오면 곤란하다.

 

 

상황이 어찌될지 모르므로 일단 고개를 내려가기로 했다. 비가 몰아치기 전에 도평까지 가야만 했다. 거기까지는 가야 그다음 방법을 생각해볼 수가 있다.

 

 

도평 부근에 흐르는 개울은 길안천 상류다. 다리를 건너자 빗방울이 한두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도평 우회도로, 그러니까 포항과 경주로 가는 길을 택해서 달렸다. 드디어 비가 들어치기 시작했다. 결국 나는 도평마을을 벗어나자마자 엄청난 소나기를 만났던 것이다.   

 

 

순식간에 사방이 컴컴해지면서 장대같은 비가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달리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더 가려면 갈 수도 있지만 무리할 필요가 없다. 나는 전화기를 꺼내 안동에서 내려오는 트럭기사에게 내 위치를 알려드렸다. 한 삼십여분 정도 쉬었을까? 트럭이 도착했다.  

 

 

내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찾아온 것이다.

 

 

자전거를 트럭위에 올렸다. 이젠 그냥 경주까지 얹혀가는 것이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달리기로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엄청난 길을 왔다. 전문적인 사이클링 선수가 보기에는 별것 아닌 거리겠지만 살만큼 살아서 회색머리카락을 지닌 나에게는 멀고도 험한 길이었다.  

 

 

무지개가 떴다. 나는 무지개를 볼때마다 희망을 지닌다. 다음에는 경주에서 도평까지 자전거 라이딩을 해볼 것이다.  

 

 

넓은 안강벌에 어둠이 내려앉고 있었다.

 

 

경주쪽으로는 저녁노을에 물든 뭉게구름이 하늘위로 마구 솟아오르고 있었다. 내 가슴속에 담아가는 라이딩에 관한 새로운 희망처럼......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