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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 왜 못달리랴? - 영주에서 포항까지 2

by 깜쌤 2012. 9. 1.

 무궁화호 기차가 옹천역을 지나가고 있었다.

 

 

나는 옹천역을 나왔다.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다음 목적지는 안동이다.  

 

 

대구까지 115킬로미터라고 한다. 자동차도로로 그럴 것이다. 안동까지 15킬로미터라고 하는데 그정도면 한시간 정도만 페달을 밟으면 갈 수 있는 거리다. 나는 새로 만든 도로로 올라가지 않고 예전부터 나있는 구도로를 따라가기로 했다.  

 

 

안동부근 야산을 절개한 면을 보면 마사토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럴까? 작은 개울들도 모래로 덮여있는데 참 곱기도 하다.

 

 

이런 곳에는 1급수에 사는 버들치가 살지도 모르겠다. 어제 밤새도록 비가 와서 이렇게 물이 맑을 것이다.

 

 

예전에는 가재도 있었고 징거미 새우도 살았지만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한참을 달리다가 보니 저전 삼거리에서 봉정사가는 길이 나왔다. 삼거리에서 봉정사로 가는 도로가 보였기에 들어가볼까 싶어서 살짝 방향을 바꿔 보았다. 이런 식으로 여기저기 들렀다가 가면 곤란하지만 왠지 그냥 내려가기가 아쉬웠다.

 

 

저전 삼거리를 지나쳐 갔더니 폐교가 보였다. 이런 학교를 볼때마다 나는 가슴이 아프다.

 

 

건물모양이나 색깔 칠한 것을 보면 폐교가 된 것은 최근의 일 같다.

 

 

한쪽 옆으로는 옛날 건물이 보였다. 이런 건물들 같으면 70년대에 지어진 것일 가능성이 높다. 교실 앞에는 타작을 앞둔 깻단이 수북하게 줄을 맞추어 서있었다.

 

 

아이들의 꿈이 영글었을 교정과 운동장이 깨를 타작하는 타작마당으로 쓰이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새로만든 도로밑을 지나 조금 더 올라갔더니 농요전수관이 나왔다. 요즘은 별별 시설이 다 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봉정사를 다녀오는데 적어도 한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아서 포기하기로 했다. 절에가면 절구경은 기본으로 해야하므로 시간이 걸리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나는 다시 저전 삼거리로 되돌아나왔다. 구도로를 조금만 더 따라내려가면 안동영명학교부근이 된다. 나중에 지도를 보고 확인해보니 오산삼거리 부근이었다. 나는 여기서 어느 길을 가야할지 모르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정표대로 하면 안동으로 가기 위해서는 새로 만든 4차선 도로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도로 밑으로 난 굴다리를 지나 시멘트를 포장한 길로 가다가 옹천 21세기 찐빵집에서 신도로와 같이 달리다가 다시 구도로로 곧장 내려가면 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이왕 찐빵집 부근을 지나는 김에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다. 먹음직스런 왕찐빵때문이다. 돌아가신 선친 생각이 났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일때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한번씩 읍내 찐빵집에 갔었다. 대처(大處)에 일이 있을때마다 갔다가 꼭 들렀던 중국인 빵집이 요즘도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찐빵 5개를 시켜 앉은 자리에서 두개를 먹었다. 세개는 싸달라고 해서 배낭에 넣었다.

 

 

그리고는 다시 자동차 도로로 올라섰다.

 

 

한 100여미터 정도만 가다가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그러면 곧장 제비원이 나오게 된다.

 

 

제비원! 인상좋은 부처가 있는 곳이다. 돌부처상 부근을 가다듬어 공원으로 조성했다. 이 부처는 아미타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성주풀이라는 굿노래(巫歌 무가)에 '제비원 솔씨'라는 노랫말이 나온다고 한다. 공원이름은 거기서 따온 모양이다.  

 

 

절도 보였다. 연미사다. 제비 연에 꼬리 미자를 쓴다. 

 

 

안동사람들은 여기를 보통 제비원이라고 부른다. 정식 명칭은 '이천동 석불'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불두(佛頭) 왼쪽 솔숲을 잘보면 돌탑이 보인다. 제비원 언덕을 올라서면 안동시가지가 나타난다. 고개마루에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낙동강변까지는 수월하게 내려갔다.

 

 

나는 낙동강을 건넜다. 지난 봄에도 한번 다녀간 곳이다.

 

 

옛날 다리를 자전거로 건넌 뒤 강변도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ㅅㄴㄹ ㅁ 님이 한번 뵈었으면 했지만 내려가는 시간이 촉박해서 전화를 드렸지만 받지 않으시길래  계속 달렸다. 나중에 다시 전화드렸다.

 

 

안동시가지 건너편 길이다. 나는 이제 국립 안동대학교로 가는 길로 방향을 잡았다.

 

 

용상동 부근에서 반변천을 건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안동시 용상동 부근이다.

 

 

나는 부지런히 페달을 밟았다.

 

 

안동시 용상동 시가지가 끝나자 곧 선어대가 나왔다. 선어대 절벽위 정자 부근에서 자전거를 잠시 세웠다. 아까 사서 배낭에 넣었던 왕찐빵을 꺼내서 점심대용으로 먹었다. 두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저멀리 반변천 상류쪽으로 안동대학교 건물이 보인다.

 

 

반변천을 따라 몸을 길게 눕힌 다리가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는듯 하다.

 

 

반변천은 낙동강으로 흘러들어오는 지류가운데 하나다. 안동댐 밑에서 낙동강 본류와 합해져서 하회방향으로 흘러간다.

 

 

다리 양쪽으로는 인도를 겸한 자전거도로가 있어서 건너가기 편하다.

 

 

선어대밑에는 옛날부터 익사사고를 자주 일으키는 깊은 가 있다고 했다.

 

 

나는 다시 앞을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안동대학 부근의 동인문을 지난 뒤 반변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넜다. 이제는 임하길안을 향하여 달리는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