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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안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나라안 여기저기 in Korea

경주 감포에는 환상적인 깍지길이 있다 3

by 깜쌤 2012. 8. 10.

수변길을 둘러본 나는 다시 31번 국도를 타고 감포로 돌아가다가 오류마을 안쪽으로 들어가보기로 했다. 골짜기 안의 아래위를 도는 것이 세번째 길로 소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깍지길 세번째 구간의 주제는 '나무'다. 나무라고 하길래 처음에는 의아하게 여겼는데 둘러보고 나서 이해가 되었다.

 

 

 

제일 위에 올린 사진속의 집을 보았을때 나는 일본의 법륭사(=호류지)부근 마을에서 본 어떤 집 담장을 떠올렸다. 바로 위 사진 속의 집이다. 오늘 내가 보고있는 집 주인의 담장가꾸는 솜씨도 보통이 넘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걸으면서 찬찬히 보면 좋겠지만 나는 지금 자전거를 타고 도는 중이다. 요즘은 시골에도 아름다운 집들이 제법 보인다. 이 집은 담장을 아주 깔끔하게 잘 가꾸어 놓았다. 나중에 깍지길을 안내한 책을 보니 역시  이 집 담장이 소개되어 있었다.

 

 

나는 오류리 골짜기 안으로 깊숙하게 들어갔다. 골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었다.

 

 

나락너머로 옥수수대궁들이 보이고 그 뒤에 하얀 집이 예쁘게 자리잡았다.

 

 

사과나무밭이 나타났다. 나무 모양으로 보건대 상당히 정성들여 가꾼 나무들임에 틀림없다. 가지에 달린 풋사과알이 벌써 아이들 주먹만했다.

 

 

바람이 지나갈때마다 사과나무 이파리가 하얗게 뒤집어졌다. 대나무숲의 일렁거림이 여름 정취를 한껏 북돋워주었고.....

 

 

복숭아도 붉게 익었다. 일부러 수확하지 않은 복숭아같다. 늦게 익는 만생종 같기도 하고.....

 

 

좀 쉬어갔으면 싶었다. 나는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싶었다. 도로가로 자그만 봇도랑이 보였다.

 

 

나는 자전거를 세웠다. 지나가는 차들이 거의 없었지만 안전을 고려해서 길가로 바짝 붙여 자전거를 세웠다.

 

 

그리고는 봇도랑물에 발을 담그었다.

 

 

시원했다.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 가뭄에도 도랑에는 물이 넘쳐흘렀다. 예전같으면 꿈도 못꿀 일이다.

 

 

논에 자라는 나락을 살펴보았더니 벌써 이삭이 패고 있었다. 알게모르게 벌써 가을기운이 스며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다시 골짜기 안으로 들어갔다. 그늘이 지는 나무 밑에 앉아 간식을 즐겼다. 간식이라고 해봐야 과자부스러기와 작은 음료수 한두병이지만 기운을 차리기에는 그저그만이다.

 

 

논벌 한가운데 자리잡은 농사꾼의 집이 시골정취를 살려주었다.

 

 

나는 그렇게 오류골짜기를 한바퀴 돌고 나왔다. 이제는 감포읍으로 돌아갈 차례다.

 

 

나는 항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옛날 길로 접어들었다. 바닷가로 난 길이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빨간색 점은 오류리 마을 안길을 다녀본 흔적이다. 노란색 점은 감포항으로 지나간 자취를 나타낸다. 감포부근의 지리가 어두운 분들을 위해 큰 지도가 나타나도록 올렸으므로 지도를 클릭해보면 큰 그림으로 뜰 것이다.

 

 

나는 송대말등대부근에서 항구를 살폈다.

 

 

이제 나는 저 멀리 보이는 작은 산을 넘어가려고 하는 중이다. 작은 산을 넘으면 전동이라는 마을이 있는 작은 골짜기가 나온다. 사진속에서는 멀리 보이지만 먼곳이 아니다.

 

 

송대말등대는 예전에 가본적이 있으므로 이번 답사에서는 뺐다. 솔숲사이로 등대가 보인다.

 

  

읍사무소 부근을 지나다가 골목길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중에 알고보니 해국길의 한부분이었는데 그 길은 다음 글에서 자세하게 소개해드릴 생각이다. 

 

 

계단위로 올라가면 감포제일교회가 나온다.

 

 

항구뒤로 나있는 중심도로에서는 어딘지 모르게 이국적인 냄새가 풍겼다. 가만히 보니 일본식건물이 제법 눈에 띄였다.

 

 

전동으로 가는 길에 길가에서 회밥을 먹고가기로 했다.

 

 

회밥에다가 국수사리까지 곁들여준다기에 들어가보았다.

 

 

제법 음식이 깔끔했다. 허기진 배에 음식이 들어가자 눈이 떠졌다.

 

 

나는 다시 힘을 내어 전동으로 가는 작은 고개를 넘었다. 전동 마을길을 대강 훑어보고 난 뒤에 폐교가 된 초등학교를 찾아갔다.

 

 

이 학교는 폐교가 된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다.

 

 

전촌초등학교 건물의 흔적이다.

 

 

상사화 몇그루가 잡초더미 속에서 외롭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상사화는 이제 다 사라지고만 아이들의 발자욱 소리를 그리워하는 모양이다.

 

 

이 학교 운동장에는 유독 큰 나무들이 많았다. 지나가는 여행자라면 한번 들러볼만도 하다. 어린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기에는 그저그만이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31번 국도로 나왔다. 길가로는 솔숲이 보였다. 나중에 알고보니 사유지였다. 사유지라면 캠핑을 즐기기위해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이 텐트를 칠경우 땅임자가 나서서 돈을 받으려고 할 것이다.   

 

 

길가에 모아둔 쓰레기를 보며 문제의 심각성을 짐작해본다. 지금 우리나라는 쓰레기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려두고 가는 관광객들을 보면 저런 사람들은 제발 안찾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때도 많다. 행정관청만 나무랄 일이 아닌 것이다. 기분이 언짢아진 나는 발걸음을 돌려 오늘의 마지막 일정으로 아껴둔 해국길을 보러 갔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