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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치밀함은 교사의 기본 덕목이다

by 깜쌤 2012. 8. 2.

 

 여름방학을 이용해서 교내에서 영어캠프를 여는 중입니다. 영어캠프를 진행하기 위해서 나는 매일 출근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방학을 해도 한것 같지가 않습니다. 매일 출근하는 처지지만 조금도 어렵지 않다고 여기며 삽니다. 다른 공무원들이나 회사원같은 직장인들은 이 무더운 여름날씨 속에서도 휴가를 가지 않는한은 죽으나사나 출근해야하는 형편임을 알고 있으므로 방학을 해도 놀지도 못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곤란합니다. 요즘 같이 무더운 시기에 그런 이야기를 자주 입에 올리면 밉상으로 몰리기에 딱 알맞습니다.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에게는 매일매일 조금씩이지만 간식을 제공해줍니다. 어제는 특별히 콜팝을 주었습니다. 콜라에다가 치킨을 얹은 것이 콜팝(콜팝치킨)인데 아이들에게는 선풍적인 인기가 있어서 굉장히 좋아합니다. 이 글에서는 간식의 영양분이 어쩌니저쩌니 하는 그런 이야기보다가 먹고난 뒤에 어떻게 뒷정리를 하는지 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면 어떤 교사들은 아주 간단히 생각합니다.

 

"먹고난 뒤에는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면 되지 뭐 또 할말이 있어?"

 

그런 이야기를 하는 선생은 평생을 삼류교사로 살다가 끝낼 가능성이 높다고봅니다. 교사는 그런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도 되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식의 이야기에는 관심을 가지지않고 넘어가는 것을 대범하다느니 통이 크다느니 하는 식으로 생각을 한다면 교사라는 직업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사 한사람의 가르침이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력은 칠팝십년은 거뜬히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사진 속에 보이는 아이들은 소속된 반이 다 다릅니다. 현재 내가 근무하는 학교는 6학년이 아홉개의 학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반마다 캠프에 참가할 지원자를 뽑아서 모았습니다. 영어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을 제가 가르치는 교실에 모아서 간식을 먹도록 하고 있는중입니다. 모두들 다 다른 방식으로 생활지도를 받은 아이들이지만 떠드는 아이들은 당연히 없습니다. 아주 조용히 말소리를 낮추어서 소근소근 이야기하며 먹는 것이죠.

 

 

나는 간식이 교실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재빨리 머리를 굴리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나누어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뒷처리는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생각한다는 것이죠. 평소에 제가 선생님들의 행동을 관찰해보면서 느낀 사실은 대부분의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물건을 효과적으로 나누어주는 방법이나 뒷처리하는 방법같은 지도하는데 소홀히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계산을 미리 해두지 않으면 결과는 무질서로 나타납니다.

 

간식이 든 상자를 앞에놓아두고 아무 생각없이 아이들에게 나오라고 하면 아이들은 질서없이 한꺼번에 와 몰려나오게 되어있습니다. 그게 인간의 심리며 공통적인 행동양식입니다. 효과적인 통제를 하지 못하면 아이들은 순식간에 오합지졸로 변해버리고 맙니다. 아이들을 무질서하게 만들어가는 것은 교사자신임에도 불구하고 교사는 자기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자기 스스로는 잘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착각이죠. 결국 아이들은 기본이 안된 아이로 자라게 되는 것이죠.

 

쿨팝을  왼쪽 제일 앞 어린이의 책상위에 올려두고 한명씩 줄을 서서 나와서 하나씩 가져가게 합니다. 교사가 일일이 집어줄필요가 없습니다. 간식을 받은뒤 그대로 먹게하면 곤란합니다. 왜 간식을 주는지 무슨 돈으로 간식을 사서 주는지를 밝힌 뒤에 함께 먹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먹을때의 주의사항도 간단히 이야기해줍니다. 너무 길게 이야기하면 아이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다 먹고난 뒤에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를 반드시 미리 설명해줍니다. 콜팝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아래쪽에는 콜라가 들어있는데 빨대로 빨아마시게 되어 있고 위에는 양념이 묻은 치킨이 플라스틱 얇은 접시에 담겨져 있습니다.

 

치킨을 찍어먹을 수 있는 작은 플라스틱 포크가 함께 들어있으므로 반납을 할때는 포크와 빨대, 그리고 밑부분의 종이컵과 플라스틱 그릇을 분리해서 가져오라고 이야기합니다. 양념이 묻어있는 부분은 화장실에 가서 물을 가장 적게 틀어 행구어 오라고 이야기를 해두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어낸 박정희대통령의 덕목은 현장확인이었다고 전해집니다. 지도자가 현장을 찾아가서 현장의 소리를 들어보고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할 일입니다. 교사도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어떤 식으로 씻으며 화장실 물을 어느 정도로 틀어두고 사용하는지의 여부는 반드시 확인해두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초등학교 교사에게는 아동들에 대한 끝없는 반복지도와 현장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업만 다하고나면 교사로서의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사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는 것이죠. 아이들은 자기가 씻은 증거물을 가지고 와서 교사가 보는 앞에서 하나씩 분리해서 물건을 놓습니다. 빨대는 빨대대로, 컵은 컵대로, 포크는 포크대로 분리를 하는 것이죠.  

 

 

 교사가 조금만 부지런하고 치밀하게 나오면 아이들은 기본을 튼튼하게 익혀나갑니다. 이제 분리수거가 끝났습니다. 분리된 용기를 가져다 버릴때는 힘이 센 남자아이들을 불러서 부탁을 합니다. 1층 창고에다가 물건을 가져다 놓고 돌아오도록 했습니다. 가져다 놓으라고 일방적으로 명령을 내리기보다는 부탁을 하는게 효과적입니다. 이런 활동도 봉사활동으로 인정을 해서 상벌점제도에서 유리한 점수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주면 아이들은 좋아합니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다루어 가면 순식간에 기강이 바르게 섭니다. 학교와 학급안에 규율이 바르게 서는 것은 물론이고 기본이 튼튼한 아이들로 자라나게 된다는것이죠. 아이들 다루기! 보기보다 참 쉽지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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