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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방학때는 아이들 관리하기가 힘든다고요? 2

by 깜쌤 2012. 8. 23.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바다건너 왜인(요즘은 일본인이라고 부르기도 싫어질때가 많습니다)들은 임진왜란의 원흉인 토요토미 히데요시를 영웅시하여 존경하는 인물 상위권에 항상 포진시켜 두더군요. 역사를 보는 인식의 차이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보면 왜인들은 근본적으로 반성할 줄 모르는 인간들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습니다.

 

느닷없이 히데요시 이야기를 꺼낸 것이 아니고 숨겨진 뜻이 있습니다. 교활하기 짝이 없었던 히데요시 일생을 한마디로 나타내면 "새가 울지 않으면, 울도록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새가 울지 않으면  베어버린다"라는 생활방식을 가졌던 오다 노부나가나, "새가 울 때까지 기다리겠다"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끝까지 인내하며 버텼던 도쿠가와 이에야쓰의 성격과 대비되는 생존철학입니다.

 

교사는 아이들을 다루는데 있어서 과연 어떤 철학을 지녀야할까요? 사람마다 사고방식의 차이가 있으므로 함부로 무엇이 옳다 그르다라는 식으로 판단할 수 없습니다만, 굳이 위의 세명 가운데서 한사람의 철학을 골라보라고 한다면 "울지 않으면 울도록 만들겠다"라는 것에 제가 가진 표를 던지겠습니다.

 

앞의 글에서 잠깐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무리하게 아이들을 이끌어 나가려고 하면 아무리 좋은 뜻으로 일을 시작했더라도 반드시 망치게 됩니다. 따라서 교사는 학급내의 아이들이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써서 이끌어나가는 재주를 지녀야 합니다. 그런 재주를 지도력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는데요, 이는 타고 나는 것이 아니기에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습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지도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친화력과는 약간 다른 개념으로 봐야 할 것입니다.   

 

 

교사가 애써 카페를 만들어두었더라도 아이들이 들어오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들어올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저는 아이들과 만나는 첫날에 교실에 비치된 대형 모니터에다가 카페를 띄워주고 가입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이야기해줍니다. 처음에는 가입절차와 글쓰는 방법, 카페를 활용하는 요령같은 것을 하나하나 알려주도록 합니다. 하지만 너무 무리하게 요구하면 카페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아이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카페운영자는 회원들의 정보를 알아볼 수 있는 기능이 있으므로 그것을 이용하여 신입회원이 우리반 아이인지 아닌지 혹은 학부모님인지의 여부를 확인해본 뒤에 정회원으로 등급업을 시켜줍니다. 보통 인터넷 카페에서는 '등업을 시킨다'라는 식으로 표현합니다. 처음 며칠간은 회원을 받고 등급업을 시키는 것을 중점적으로 해둡니다.    

 

학기초에는 집에 갈때 한번씩은 반드시 카페에 들어와 보라는 요구를 해두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중요한 연락을 할 경우 갑자기 인터넷 카페를 이용하여 연락할 수도 있으므로 한번씩 확인하기 바란다"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두다가 새학기 3,4일째쯤 되는 날, 기본학습훈련을 시킬때 준비해올 물건에 관한 글을 카페에 올려두는 것이죠.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내일 3월 5일 목요일 2교시에는 사회 과목 학습장을 정리하는 방법을 함께 공부해보고자 합니다. 반드시 공책과 자, 그리고 다양한 색깔의 사인펜과 볼펜, 그리고 칼라펜같은 필기도구를 가져오기 바랍니다"는 식으로 글을 올려둡니다. 물론 반말로 글을 올려두어도 됩니다.

 

새학기 초여서 아이들은 나름대로 담임교사를 파악하기 위해 바짝 긴장하고 있으므로 효과는 만점입니다. 즉 어지간하면 다 읽어보고 온다는 이야기입니다. 보통 이런 글은 전날 저녁에 올려두는 게 좋습니다. 전날 밤(그러니까 수요일)이나 목요일 아침에 카페에 접속해보지 않은 아이들은 등교하면 다른 친구들을 보고 당황해합니다.

 

 

아이들이 미쳐 읽지 못해서 준비물을 잘 챙겨오지 않으면 어떻게하느냐는 식으로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평소에 학생들은 이런저런 물건을 꼭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다 해두었으므로 교사가 요구하는 그정도의 물건을 다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2교시 수업이 시작되면 교사는 이렇게 물어봅니다. "이번 시간에 공부할 과목에 대한 교과서와 준비물을 모두 책상위에 올려두었지?" 

 

교사가 한마디만 하고 아이들의 반응을 보면 단번에 구별할 수 있습니다. 누가 카페에 올린 글을 읽었는지 안읽었는지 순식간에 파악이 된다는 말입니다. 혹시 준비를 안해온 아이가 있을 경우 일방적으로 꾸중을 하면 곤란합니다. 아주 드문 경우지만 집에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아이도 있을 수 있고, 인터넷에 연결은 되어 있지만 어떤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으며 컴퓨터를 가지고 있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준비를 해오지 않은 아이에게는 반드시 변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왜 준비물을 갖추지 못했는지 스스로 변명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한두번만 하면 아이들은 인터넷 카페에 거의 접속하게 됩니다. 잊을 만하면 한번씩 자극을 주면 되죠. 1학기동안 이렇게 훈련을 받은 아이들이므로 방학중에 교사와 연락을 하고 출석을 부르고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식은 죽먹기나 마찬가지입니다. 

 

방법은 너무 간단합니다.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미리 방학중에 어떻게 출석을 부르는지 이야기를 해둡니다. 매일 아침 7시 이후로 가장 먼제 카페에 접속한 사람이 "닦쇠들이 깜쌤께"라는 카테고리에 출석한다는 내용으로 글을 쓰면 그 뒤로 접속하는 사람들은 댓글을 통해 자기 이름을 밝히라는 것이죠. 아래 그림을 보기 바랍니다.

 

 

 

 

8월 20일 출석했다는 화면을 캡쳐한 모습입니다. 처음 글을 쓴 아이의 글쓴 시간은 오전 7시 정각입니다. 그 밑으로 시간이 표시되어 나옵니다. 그러면 다시 아래 사진을 보겠습니다.

 

 

 

 

저녁 8시에는 마감처리를 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니까 낮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때 언제든지 카페에 들러서 흔적을 남기라는 것이죠. 그 정도로 넉넉하게 시간을 주면 출석을 안하는게 도리어 이상하지 않을까요? 제일 먼저 카페에 출석하여 글을 올린 아이와 저녁 8시에 마감하는 아이에게는 상벌점제도에서 이익을 보도록 만들어두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서로 첫기록을 하려하고 아울러 마감까지 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이익을 주어 스스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가 출석하고 결석했는지를 교사가 일일이 파악하려고 하면 죽을 고생을 합니다. 그런 일은 아이들이 교사보다가 훨씬 더 정확하게 파악해주므로 아이들에게 권리를 주면 간단히 해결됩니다. 주의할 것은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을 아이들에게 함부로 맡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즐겨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교사가 편하기 위해 아이들을 이용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입니다. 

 

개학을 하면 이런 자료를 가지고 상벌점수를 계산해줍니다. 조금이라도 수고한 아이들에게는 어떤 작은 이익이라도 돌아가도록 하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스스로 움직이는 법입니다. 오늘 이야기의 핵심은 이렇습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스스로 움직이도록 만들어간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