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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초등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줄기차게 싸운다, 우리는 역전의 용사들이기에

by 깜쌤 2012. 6. 29.

남자든 여자든, 아이든 어른이든, 늙었거나니 젊었거나 상관없이 싸움할때 공통적으로 쓰는 욕설이 있다. 그 욕설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낱말은 쌍시옷자가 들어간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C Bal @ @ !"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들은 골뱅이(@) 자리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 이름을 넣어서 읽어보면 된다. 빈칸에 스타의 이름을 넣도록 유도했으니 정말 죄송하기 짝이 없다. 남자들은 "놈아"를 넣어서 발음한다.

 

 

제1막

 

작은 공원의 그늘 짙은 나무 평상에 두여자가 퍼질러 앉았다. 종이컵에다가 막걸리를 부어 마시는 것 같았다. 처음부터 언성이 올라간다 싶더니 이내 쌍시옷자가 들어가는 십원짜리 욕설이 마구 쏟아지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조금 젊은 여자가 조금 더 나이든 여자를 땅바닥에 넘어뜨려 올라타고는 원투 펀치를 넣음으로서 타이틀전 버금가는 주먹다짐을 벌였고 맞은 쪽에서는 신발을 벗어서 마구 휘들렀던 것이다.

 

그녀들은 C Bal 이라는 발음을 현란하게 구사할때마다 빠짐없이 그 유명한 여자 피겨스케이트 선수 이름을 본인의 허락도 없이 마구 집어넣었다. 이년 저년은 기본중의 기본이었고 더 심한 욕도 마구 퍼부어댔다. 대단한 융단폭격이었다. 장장 이십여분 동안 신나는 욕설의 향연이 벌어졌다. 주먹다짐도 가끔씩 이어졌다. 대단했다.    

 

 

 

제 2막

 

어느날 저녁이었다. 골목안에 있는 어느집 대문을 발로 마구 차는 소리가 나더니 이윽고 걸쭉한 십원짜리 욕설이 어떤 늙다리 사내의 입에서 쏟아지기 시작했다. 사실성을 더하기 위해 그의 입에서 쏟아진 말들을 간접적인 표현과 암호를 사용하여 옮겨본다. "야! 이 뭐(犬)새끼 C 8 Lo Ma ! 나와아아아~~~.  E C 8 Lo Ma ! 오늘 죽이삔다. 2  C8 Lo Ma !!" 

 

유럽인들의 노래 중에 라 팔로마(La Paloma 비둘기)라는 노래가 있다. 나는 저넉 하늘을 무지막지하게 수놓는 그 욕을 들으면서 이상하게도  La Paloma를 떠올렸던 것이다. 곧 무슨 무시무시한 사건이 터질것 같은 긴박감이 골목안에 팽배했다. 이어서 나즈막한 여자 소리가 났고 신기하게도 이내 조용해졌다.

 

 

제 3막

 

그 다음날 새벽에 그 사내가 또 찾아왔다. 이번에는 휴대전화기를 들고 있었다. " 야! 뭐(犬)새끼 C 8 Lo Ma ! 나와아아아 ! 2  C 8 Lo Ma ! 오늘은 다 죽인다. 2  C 8 Lo Ma !! 나와 이 새끼야. 전화끊지 말고 이 뭐새끼야 !!" 주인에게 충성을 다 바치는 사랑스런 대한민국의 개들이 아침부터 도매금으로 넘어가며 수난을 받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개들은 복날만 무서운게 아니다. 요즘은 시도때도 없이 온갖 장소에서 벌어진 싸움판에 본의아니게 초청되어 끼어들고 마는 것이다. 개들은 오늘도 우리나라 방방곡곡에서 벌어지는 남자들간의 싸움과 남여간에 벌어지는 싸움에서 신나게 욕을 얻어먹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드디어 여자들간의 싸움에도 자주 초청되는 모양이다.

 

그들의 싸움은 나중에 전화를 받은 분이 등장하므로써 제 4막으로 이어지는데 필설로 옮기기에는 내 손과 입과 눈이 지저분해지므로 상세하게 묘사할 필요가 없겠다. 어른들의 영향을 깊이 받은 것 때문일까?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서 욕을 하고 집에서도 욕을 한다. 버스 안에서도 욕을 하고 길거리에서도 막말과 욕을 해댄다. 그게 아이들 탓이기만 하던가?

 

"에효~~"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