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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이제는 희망을 가진다

by 깜쌤 2012. 6. 16.

 

 6월 13일 수요일에는 제가 담임을 맡고 있는 반 아이들이 영어공개수업에 출연을 했습니다. 영어를 가르치시는 선생님께서 제반 아이들을 데리고 공개수업을 하고 싶다고 하시기에 기꺼이 그렇게 하시라고 허락(?)을 해드렸습니다. 

 

    

 외부에서도 제법 많은 분들이 오셔서 수업을 참관하시더군요. 수업이 끝나고 난 뒤 토론회를 하는데 저에게도 참가해 주십사하는 부탁이 와서 사양을 하다가 결국은 참가를 했습니다.

 

 

 원어민 교사들이 우리말을 못알아들을 경우 한없이 지루해질 수 있으므로 몇분 선생님들은 영어로  소감을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초등학교에서도 이제 어지간하면 거의 영어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아이들 실력이 천차만별이어서 약간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알아듣습니다. 문제는 영어로 표현하는 것이 서툴다는 것이지만 영어교육이 도입되기 시작하던 초창기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을 했다고 봅니다. 

 

 

 최근에 교육대학을 나온 젊은 선생님들 가운데는 유창한 영어실력을 자랑하는 분들이 제법 많더군요. 사실 한동안은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들의 자질이 문제될 정도였습니다만 이젠 그렇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도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이제는 조금 희망을 가져봅니다. 그동안 영어교육에 투자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것 같아서 기대가 큽니다. 모든 아이들이 다 영어를 잘 할수는 없겠지만 옛날과 같은 분위기는 아니라는데서 위안을 찾습니다.  

 

 

 여름방학이 되면 저도 괜히 바빠집니다. 제가 중심이 되어서 진행해야하는 프로그램도 하나 있고 다른 선생님들을 도와서 함께 고생해야 하는 프로그램도 하나 있기때문입니다.  

 

 

 젊은 선생님들에게 어떻게 하면 도움을 드릴 수 있을까 하고 고민도 해봅니다만 제가 가진 재주가 시원치않으니 앉은 자리에서 용만쓰다가 끝나는 꼴이 되고 맙니다.

 

 

 시건방진 소리 같습니다만 저는 제 주위의 선생님들에게 이런 제안을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제가 아이들 훈련을 다해드릴테니 영어수업 발표대회에 한번 나가보시라고 말입니다. 그동안 선생님들의 수업모습을 보면서 어느 정도가 되면 전국대회에 입상이 가능한지를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동안 야인(野人)으로 살았습니다. 제도권 밖에서 평생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육현장에서 숱하게 일어나던 부정도 싫었고 모두들 승진에 목을 매는 현실도 꼴보기 싫었기에 추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여러가지 제안을 거절하며 살았습니다. 수석교사 제안도 다 물리쳤고 모범 공무원 추천이나 표창상신도 거의 다 거절했습니다. 참 많이도 거절하면서 살았습니다.    

 

 

 이제는 제가 가진 노우하우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습니다. 제가 교직을 떠나버리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기술(?)이기에 하나하나씩 인터넷에 공개를 하는 중입니다. 제가 써둔 많은 글을 출판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도 받았습니다만 그게 왜그리 마음내키지 않았는지 모릅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제가 직접 수업을 하진 않았지만 이렇게라도 우리반 아이들이 쓰임을 받는다는 것이 너무 기쁩니다. 

 

 

 아이들 표정을 보면 모두들 밝기만 합니다. 그리고 자세히 보면 집중력이 대단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저렇게 만드는 것이 보기에는 쉬운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한때는 우리나라 교육을 저혼자 다 짊어진듯이 고민을 했지만 이제는 홀가분하게 물러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젊은 선생님들의 능력을 믿기 때문입니다. 젊은 선생님들! 부디 힘내시기 바랍니다. 저같은 삼류선생은 무한한 능력을 지닌 여러분들에 대한 기대가 정말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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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