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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아침 하늘빛이 어두워지던 날 - 원시적으로 일식을 보았다

by 깜쌤 2012. 5. 25.

 

 나는 호롱 등의 유리를 빼냈다. 호롱을 넣는 등의 사면은 유리로 되어 있지만 한면은 위로 빼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으므로 유리 한장을 빼내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는 촛불을 켰다. 초는 비상용으로 서재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촛불에다가 유리판을 대고 그을음을 묻혔다. 아침을 먹으려다가 바깥이 이상하게 어두워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일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텔레비전을 멀리한지 꽤나 오래되었다. 한편으로 치우친 보기 싫은 뉴스를 제공하는 것도 싫었고, 자기 주관과 편견에 가득찬 내용을 시청자에게 마구잡이로 욱여넣으려고 하는 방송을 내가 왜 봐야하느냐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좌니 우니 해가며 싸우는 것도 꼴보기 싫었고 보수니 진보니 해가며 나대는 정치인들과 일부 교육자들의 행태가 역겹도록 싫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판이니 일식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인터넷 뉴스에서 얼핏 그런 기사를 본 것 같아서 확인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유리판 한쪽에 어느정도 그을음이 묻었다고 판단이 되자 그 판을 가지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다른날보다 주위가 제법 어둡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유리판으로 해를 보았다. 짐작이 맞았다. 일식이 진행되고 있었던 것이다. 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서재로 가서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왔다. 유리판을 카메라 렌즈 앞에 대고 셔터를 눌렀다.

 

 

1억5천만 킬로미터 바깥에 존재하는 태양을 찍어대었으니 자그맣게 나올 수밖에 없다. 줌 기능을 사용해서 당겨보았다. 똑딱이 카메라이니 성능이 좋을리가 없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셔터를 눌러보았다. 

 

 

간신히 서너장을 건졌다. 태양이 초승달마냥 일그러져 있었다. 사실 말이지 아이들 생각이 났기 때문에 찍은 것이다. 이런 현상들을 직접 눈으로 못본 아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서둘렀던 것이지 내가 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사진을 처리해서 아이들과 학부모님들이 모이는 카페에 글을 올렸다. 그런 뒤 출근했던 것이다. 덕분에 시간에 쫓겨 다른날보다 더 허둥대야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