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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운동장에 차를 몰고 가로지르면 어떻게 될까?

by 깜쌤 2012. 5. 16.

 

유년시절의 추억가운데 단연 압권은 소풍과 운동회, 그리고 짝사랑이 아닐까 싶다. 소풍은 요즘말로 하자면 체험학습이다. 며칠 전에 운동회를 했다. 운동회도 요즘은 이름을 달리하여 부른다. 한마음 잔치라는 식으로 말이다.

 

운동회를 치러내기 위해 선생들이 해야할 일은 정말 많다. 하루 전에 석회를 가지고 선도 그어두어야 하고 만국기도 달아야 하며 내빈용 천막도 쳐야하는 것이다. 본부석 장식도 해야하고 의자도 배치해야하는 등 소소하게 할일이 많다.

 

 

아이들은 괜히 기분이 붕떠서 운동장에 나와 얼쩡거리기도 한다. 노련한 교사들은 운동회가 시작되기 전까지 아이들을 교실에서 기다리게 한다. 사고예방을 위해서다. 그래도 아이들은 교사의 눈을 피해 운동장에 나가서 뛰어보기도 하고 달리기 연습을 해보기도 한다. 아마 대다수의 어른들은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평소에도 운동장에는 차를 몰고 들어가면 안된다는 것이 상식중의 상식이다. 특히 등하교 시간에는 절대로 들어가면 안된다. 교통사고의 위험이 엄청 높기도 하거니와 자동차 바퀴가 운동장의 흙을 파헤쳐서 운동장이 울퉁불퉁해지는 원인이 된다.

 

  

얼마전에 나는 정말 황당한 일을 겪었다. 운동회 준비를 하기 위해 운동장에서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승용차 한대가 운동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가는 것이었다. 순간 가슴이 철렁내려앉았다. 운동장에는 일을 하는 교사와 등교하는 아이들과 일을 도와주는 아이들이 제법 많았기 때문에 교통사고 발생의 위험성을 떠올렸다. 운동장을 가로지른 차는 어린 아이 한명을 내려놓더니 방향을 틀어 다시 돌아나가기 시작했다.

 

 

운동장에 그어놓은 선이 무너지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줄이야 새로 그으면 되지만 만에 하나 어린아이한명이라도 차에 받히면 엄청 큰일이 생기는 것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교통사고가 났다면 예사문제가 아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학교구내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면 말이 안되는 이야기가 아니던가? 그래서 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교사들은 교문을 드나들때 엄청 긴장을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행동특성상 사방을 잘 살피지 않는다. 키가 작으므로 시야조차 낮아서 다가오는 위험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생긴다. 학교앞 도로를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정해두는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 속의 장면에서도 차량 앞쪽에 나타난 초록색 바지를 입은 어린이는 저학년임이 확실해 보인다.

 

 

왜 교문에 차량을 통제하는 교사를 따로 세워 차량이 들어올 수 없도록 하지 못했느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따로 할말이 없다. 운동장에 학부모가 차를 몰고 들어올 경우까지 가정하여 운동장에 교사를 배치해야 하는 세상이라면 이는 막가는 사회가 아닐까 싶다. 

 

사람살이에는 경우라는게 있다. 누가 봐도 해야할 행동이 있고 하지않아야 할 행동이 있는 법이다. 사람이기에 해야할 말이 있고 하지 않아야할 말도 있는 법이다. 아이들에게 욕설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가 무엇때문인가? 건전한 상식이 우리 모두를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