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변천 상류쪽으로 제법 올라가자 드디어 자전거 도로의 끝이 나왔다. 다르게 말하자면 여기가 자전거 길의 시발점이리라.
나는 자전거를 끌고 둑으로 올라섰다.
용상동으로 들어가기가 싫어서 나는 반변천 제방위로 난 길을 따라 갔다. 이런 길을 달려보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낭만을 찾는 것은 좋은데 펑크가 난다면 대책이 없다.
건너편 산골짜기 속에 자리잡은 학교는 안동고등학교가 아닐까 싶다.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데는 최상의 장소일 것 같다. 혹시 여름에는 매미 소리가 너무 시끄럽게 들리지는 않을까?
선어대를 지나고 마침내 안동대학 앞을 지났다. 아침에 도착하여 라이딩을 시작했던 장소에 다다른 것이다. 나는 이 부근에서 자전거를 맡겼다.
이제는 다시 걸어서 안동대학교까지 가야한다. 그래야 기차역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탈 수 있는 것이다.
안동시농업기술센터의 녹색체험공원을 거쳐서 나가기로 했다.
나는 이런 공원을 너무 좋아한다.
잘가꾼 자연만큼 보기 좋은게 어디 또 있으랴? 자연을 손대지 않고 가만히 놓아두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잘가꾸는 것도 그만큼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유치원 아이들이 보였다. 아이들을 방해하기가 싫어서 살며시 돌아돌아 구경했다.
이런 길을 자주 걸었으면 좋겠다.
벤치에 앉아서 책을 읽으면 좋으련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
대강 둘러보고 나가야했다.
아주 정성들여 가꾼 흔적이 역력했다.
물길이다. 나는 포항시가지 속에 있는 실개울 물길을 생각했다.
작은 물고기가 다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리나 다른 새들때문에 아니면 들고양이 때문에 물고기들이 견딜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물속에 고기가 노는 것과 휑하게 물만 있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 느낌에서 차이가 날 것이다. 아니면 금붕어를 키워도 좋으련만.....
무당벌레 모양일까?
나는 걸음을 재촉했다.
괜히 마음이 바빠졌다. 자꾸 시계를 보면서도 발걸음은 늦추고 싶은 묘한 일이 벌어지는 중이다.
노랑붓꽃인가 보다.
작은 연못도 보였다.
거위도 있고..... 오리도 있었다.
한 녀석은 색깔이 독특했다. 흰거위만 생각하고 살았으니까....
어렸을때 친구따라 강건너 마을에 갔다가 거위에게 쫒겼던 생각이 났다.
평화롭다.
녀석들은 징검다리 위에서 놀기를 좋아하는가 보다. 징검다리 돌은 녀석들에게 최상의 휴식공간으로 인식되는 모양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한번쯤은 놀러갈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 다음에 또 와서 봐줄께......"
녀석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포토존인가 보다.
부근에는 예배당도 보였다.
풍차도 보인다. 다시 사진기를 꺼냈다.
갈길은 바쁜데 사진찍을 일이 갈수록 늘어난다.
이젠 더 이상 머뭇거릴 수가 없었다.
나는 안동대학교쪽으로 나가는 길을 찾았다.
출구를 찾아서는 발걸음을 옮긴다.
여치를 닮은 건물인 것으로 보아 곤충관인가 보다. 저 안은 볼 시간이 없다. 디자인이 아주 독특한 건물이다.
저녁바람에 나뭇잎들이 마구 뒤집어지고 있었다. 나는 저런 모습만 봐도 마음이 아려오는 사람이다. 참 대책없는 인간이다.
안동대학에는 이팝나무꽃들이 가득했다.
도서관 부근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도서관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가운데 한곳이다. 들어가볼 시간이 없으니 너무 아쉽다. 나는 버스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안동역 부근에서 내려 기차역으로 들어갔다. 경주로 내려가는 무궁화호 열차는 저녁 다섯시 반경에 있다. 거의 시간을 맞추었다. 그렇게 하루가 갔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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