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들러리나 서는 인생은 되기 싫다

by 깜쌤 2012. 5. 1.

 

도시든 시골이든 어린아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이제 눈에 확연하게 드러나는 현상이 되었습니다. 1980년대만 해도 한학급당 60명 정도는 예사였는데 이제는 도시 지역에서도 학급당 아동 숫자가 절반으로 떨어졌습니다. 제가 지금 바라보고있는 이 학교는 1980년대만해도 아이들로 넘쳐나는 학교였지만 지금은 폐교를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몰려 있습니다.   

 

 

물론 도시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거주단지가 생겨 대량 이주로 인한 현상일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아이들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e-나라지표 시스템에 접속해서 학령아동 변동추계를 조사해보았습니다.  

 

 

 

       출처 :  통계청「전국장래인구추계」 주소 - http://www.index.go.kr/egams/index.jsp

 

막대그래프의 제일 아래부분, 그러니까 파란색으로 나타난 부분은 유치원 아이를 의미하고 분홍색 바탕에 검은색 빗금을 그은 부분은 초등학생수를 의미합니다. 제일 왼쪽이 2005년이고 5년 간격으로 학령아동 변동을 추산해서 나타내었습니다. 표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아동 감소로 인한 여러가지 현상은 이미 온갖 언론매체에 보도된 그대로이므로 여기서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겠습니다. 평생을 아이들과 함께 보낸 선생의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중요한 고객(?)이 감소하는 것으로 읽혀질 수도 있습니다만 학령 아동의 감소는 결국 국가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여서 가벼이 넘길 수 없는 것은 확실합니다.

 

 

    학령아동 변동 추계 통계표 [ 단위 : 천명 ]

 

     2010   2015    2020    2025    2030
유치원    1,328    1,279    1,175     1,114     1,106
초등학교    3,297    2,656    2,510     2,316     2,209
중학교    1,962    1,573    1,291     1,231     1,131
고등학교    2,069    1,823    1,364     1,265     1,175
합계    8,656    7,331    6,340     5,926     5,621

 

 

 

 

 

 

 

 

 

 

 

 

 

 

2010년에 약 330만명이던 초등학생수가 20년 뒤에는 220만명 정도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보통문제가 아닙니다. 20년 사이에 110만명이 줄어든다는 말인데 이 지경이 돼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다면 통계자료에 너무 둔감한 것이거나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없이 그냥 막살아보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학교에 있어보면 학부모들의 불만과 관심사가 무엇인지 대강 읽혀집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학부모 입장에서는 사교육비 부담이 가계를 위협할 정도로 크다는 것과 교내폭력 같은 교육환경의 악화때문에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제일 맡아하기를 겁내는 업무는 학생생활지도이고 학년은 6학년이라는 말이 떠돌아 다닐 정도입니다. 일이 이 지경이 되어감에도 불구하고 일선학교 선생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정을 일삼는 상부기관의 행태를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올해 6월 26일 화요일에는 초등학교의 경우 6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전국수준의 학력평가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학교장과 학교평가가 이루어지고 예산은 물론이고 성과급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니 학교경영자는 6학년 담임을 다그칠 수밖에 없고 교사들은 6학년 담임을 맡지 않으려고 하는 기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갈수록 가관이고 산넘어 이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 표현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햑교현장을 황폐화시키는 모습을 그동안 참 많이도 봐왔습니다. 한때 김대중 정권밑에서 총리를 지냈던 어떤 양반은 선생 알기를 뭐 알듯이 알아서 당시 교육관련 장관을 하면서 경력많은 교사를 노골적으로 푸대접하고 경멸하는 언동을 계속하며 대량으로 쫓아낸 사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서 다시 국회의원에 당선되어 서슬이 시퍼렇습니다만 그런 사람들이 교육현장과 교육을 망쳤다는 사실을 과연 깨닫기나 하고 있을까요? 한마디로 꼴도 보기 싫은 존재가 되었습니다. 문제는 그런 사람이 지금까지 한둘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대안없는 비판은 불평불만밖에 안되기에 더 이상 주절거리지 않겠습니다만 지방에서는 아이들 숫자가 들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에는 계속해서 인구가 몰려드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고 치유할지 속시원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당국이 참으로 무능하게만 비쳐집니다. 

 

학교폭력을 조사한다면서 전수조사를 하더니 교과부 홈페이지에 올린 결과표를 하루만에 삭제하는 처사는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도 폭력이 심각한 학교로 비치게 되어 이래저래 불만이 쌓여갑니다.  

  

  

젊었던 시절 이 학교에서 3년을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학교 앞을 지날때마다 서글픔을 느끼는 것은 왜 그럴까요? 이 학교도 학구내의 거주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인구의 노령화로 인해 폐교를 걱정해야 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한때는 1번지 학교로 불렸던 곳이 이렇게 변할 줄을 누가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조금도 줄어들줄 모르는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과 심각한 학교폭력문제 때문에 교실과 가정은 시간이 갈수록 깊숙하게 골병이 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 분위기 같으면 차라리 독신을 고수하며 혼자 사는게 마음 편하지 싶습니다. 자식은 무엇때문에 낳으며 교육은 무엇때문에 시키던가요? 당국에서 하는 처사를 보면 아이들 숫자가 즐어드는게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가 아닌가요?  

 

 

나는 이 나무를 볼때마다 머리를 땅바닥에 파묻고 팔다리를 밖으로 내어 허우적거리는 아이들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오늘도 학교 공부를 마친 뒤 다시 학원으로, 괴외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해 그렇게 시달려야 하는 것일까요? 어쩌면 소수의 부유층과 명문출신들을 위해 들러리나 서기위해서일지도 모릅니다.

 

 

 

 

 

어리

버리

 

 

 

 

 

 

 

StrataChart_10.png
0.01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