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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자녀교육, 초등교육/교육단상(敎育短想)

교사일기

by 깜쌤 2012. 4. 17.

 

음식점에 갔다가 상인일기라는 글이 들어있는 액자를 보았습니다.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모릅니다. 모두들 저런 각오를 가지고 마음을 다잡는데 평생을 선생으로 살아온 나는 얼마나 맥빠진 인생을 살아왔던가 싶어 마음을 새롭게 하고자 흉내를 내어보았습니다. 원래 글의 임자가 어느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시기 바랍니다.

 

 

교사일기

 

하늘에 해가 없는 날이라해도

나의 교실은 문이 열려 있어야 한다.

하늘에 별이 없는 날이라해도

나의 마음엔 눈맑은 아이가 소복해야 한다.

 

메뚜기 이마에 앉아서라도

분필은 들고 있어야 한다.

달랑 한명뿐인 학교에 근무를 하더라도

아이가 원하면 험한 파도 위에 조각배를 띄우고 찾아가서

달빛에 의지해서라도 가르쳐야만 한다.

폭풍우로 아이들이 못오는 날이라해도

내 숨이 붙어있기만 한다면

별이라도 헤고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영어 낱말이라도 외워야 한다.

 

아이들의 눈빛 속에 선생을 존경하는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젠 옷을 벗어야한다.

선생은 오직 가르치고, 가르치기 위해 다시 배우는 사람

가르쳐서 세상을 유익하게 만들어야 하는 사람

그러지 못하면 교실 문에다가

묘지라고 써붙여야 한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