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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 정도는 훈련시켜 두어야 한다 - 7 : 전체발표훈련

by 깜쌤 2012. 3. 29.

저번 글에서 언급한 사실이 있습니다만 사회발표학습시간에 낱말뜻을 묻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개별 언어습득 수준에 따라 학습내용을 이해하는 정도가 다르기에 어떤 아이는 당연히 이해하고 있는 낱말을 몰라서 그 말뜻을 묻는 아이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이럴때 교사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죠.

 

대부분의 경우 낱말뜻을 묻는 아이를 다른 아이들은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기 마련입니다. 대답은 하나입니다. 질문하는 아이의 지적인 수준에 맞추어 교사가 반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제가 가르쳤던 반에 지적인 능력이 약간 떨어져 특별대접을 받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도 수업에 끼어들어 발표를 하기 위해 질문을 했는데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이라면 당연히 다 아는 말을 물었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만 교사가 재빨리 끼어들어 상황을 정리해주었습니다. 누구누구가 발표를 한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니 박수를 보내서 격려해주자는 이야기를 함과 동시에 거기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할 수 있는 다른 학생이 일어나서 대신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던 것이죠.

그런 다음에는 전체 아이들을 대상으로 다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사회시간에는 낱말뜻을 물어보는 시간이 아닙니다. 정 필요하다면 물어보아도 관계는 없지만 그 정도는 자기 모둠 안에서 발표를 할때 확인해두기 바랍니다. 우리학급 전체의 친구들을 대상으로 발표를 할때 그런 질문을 하면 곤란합니다. 전체를 대상으로 질문을 할때는 더 수준높게 알고 싶은 내용을 질문하는 법입니다."     

 

  

자, 그러면 사회시간에 낱말뜻만 묻고 있다면 이게 과연 정상적인 수업일까라는 문제를 가지고 진지하게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우와 상황에 따라 일부는 용납되겠지만 거기에 매달려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러므로 교사는 아이들이 학습내용을 학습장에 정리를 해올때 자기가 충분히 이해하고 아는 낱말로만 정리를 해오라고 요구를 해야합니다.  

 

그래야만 수업시간에 학생이 아는 말로 - 잘 이해하는 낱말로 - 발표를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물론 그 수준으로 토의를 하거나 토론을 하는것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이 됩니다. 발표를 한 학생을 대상으로 질문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도 멋진 수업을 하기 위한 좋은 기술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를테면 이런 것입니다. 먼저 아래에 올려둔 사진속의 내용을 한번이라도 슬쩍 봐두는 것이 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제가 한가지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방금 발표를 하신 누구누구는 우리나라의 영토가 한반도부속도서라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중국과 문제가 되고 있는 이어도는 우리나라의 영토로 보아야 하는지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 부분에 관해 설명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질문을 해도 이런 수준의 질문을 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이런 질문은 어른들의 대화속에서도 등장하기 쉬운 이야기입니다만 논리적으로 하나하나 설명하기란 그리 쉬운게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실망할 필요도 없고 절망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 정도의 질문에 대답할 아이가 반드시 학급에 하나둘 정도는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없다면 교사가 등장하여 대신 답변을 해주면 됩니다.

 

6학년 정도가 되면 보라색 문장으로 예를 든것처럼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어려운 질문이 나올때 발표한 모둠 전체가 한덩어리가 되어 답을 하도록 훈련시킵시다. 그래야만 같은 모둠에 소속된 아이들이 일체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 모둠에서 답을 못하게 되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하도록 시키면 됩니다. 교사가 시범을 보여주면 됩니다.

 

"좋은 질문을 하셨습니다만 저희 모둠에서 미쳐 조사하지 못한 내용이 되어 답변을 하기가 곤란합니다. 혹시 아는 분이 있으면 저희 모둠 대신에 이야기를 해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만약 없으면 우리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럴때 교사가 슬쩍 끼어들어 답변을 유도하면 됩니다. 틀려도 좋으니 누구라도 아는 사람이 있으면 용감하게 나서서 이야기를 하라고 하는 것이죠. 만약 아이 하나가 일어서서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칩시다.

 

"이어도는 당연히 우리나라 영토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바다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조금 아는 아이는 이렇게 말을 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어도는 섬이 아니고 보통때는 바닷물 속에 들어있는 암초덩어리로 알고 있습니다. 바다 속에 있는 바위를 자기 영토라고 우기면 그것은 약간 곤란하지 않을까요?"

 

아이들이 말을 못한다면 교사가 슬며시 끼어들어 논쟁거리를 하나 유발하면 더 낫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화를 유도하면 본격적인 토론학습이 진행되는 것이죠. 사회교과의 조사발표학습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몰고가면 아이들끼리 이야기가 진행되어 가게 됩니다. 

한쪽의 반론이 없다면 교사가 불을 지펴주면 됩니다. '말을 못하는 사람이나 모둠이 지는 것이다'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경쟁심을 은근히 조장하면 아이들은 말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교사는 능수능란한 심리연구가 겸 전략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의 군주론이나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나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荘八 산강장팔)대망(大望 , 어떤 곳에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라는 제목으로도 출판됨) 정도는 읽어두는 편이 좋습니다. 시오노 나나미가 쓴 로마인 이야기 가운데서 율리우스 카이사르(=줄리어스 시저)에 관한 책 두권도 권해드릴만 합니다. 교사는 고도의 전략가이며 심리분석가임과 동시에 탁월한 지휘관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담임을 맡은 교실에서는 아이들이 서로 발표를 하려고 아우성을 칩니다. 다른 글에서도 말씀을 드린 사실이 있지만 어떤 분들은 제가 공개하는 수업을 보고 아이들과 짜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식으로 말을 할 정도입니다. 그런 말을 들을 때면 너무 어이없는 이야기여서 대답할 말을 잊어버립니다만....  아이들이 서로서로 발표를 하려고 할때는 다음과 같은 규칙을 정해두면 편합니다.

 

 

                                                                                                      

 

 6-1  5-1  4-1  3-1  2-1  1-1
 6-2  5-2  4-2  3-2  2-2  1-2
 6-3  5-3  4-3  3-3  2-3  1-3
 6-4  5-4  4-4  3-3  2-4  1-4
 6-5  5-5  4-5  3-4  2-5  1-5

 

위에서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이모티콘은 교사의 위치를 나타내고 파란색 네모는 아이들의 책상을 의미합니다. 1-1하는 식으로 표시된 것은 아이들의 좌석을 순서쌍으로 나타내본 것이죠. 1-1과 2-1이 짝을 이루어 같이 앉아있습니다. 3-1가 4-1이 같은 짝이죠. 2012년 현재 제가 맡고 있는 학급은 30명의 아이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자아이가 14명이고 남자아이가 16명입니다.

 

대부분의 학급에서는 발표를 하고 싶은 아이들이 손을 들면 교사가 지명하는 방식을 쓰지만 저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교사가 아이들을 지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서로 발표를 하려고 하므로 어떤 규칙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분홍색으로 칠해진 곳을 다시 봅시다. 제일 앞에 앉은 아이의 좌석번호가 1-1이고 두번째 아이는 1-2 하는 식입니다. 만약 1-1 좌석에 앉은 아이와 1-4 좌석에 앉은 아이가 동시에 일어나서 발언을 하려고 하면 누구에게 권리를 주어야 할까요?

 

당연히 앞에 앉은 1-1 아이에게 발표할 권리를 주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앞에 앉은 아이는 자기줄에서 누가 발표를 하기 위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지만(인간의 눈은 앞에만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뒤에 앉아있는 1-4 좌석의 아이는 앞에 누가 일어서서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뒤에 있는 아이는 발표를 포기하고 앉으면 됩니다.

 

앞에 앉아있는 아이는 일어섬과 동시에 발표를 하도록 해야합니다. 그래야만 쓸데없는 시간낭비가 없습니다. 이때 걸상을 책상밑으로 넣을 필요가 없습니다. 자기자리에 서서 하는 이야기이므로 걸상을 넣을 필요없이 일어서면서 곧바로 이야기를 하라고 해야합니다. 그래야만 수업의 흐름이 물흐르듯이 연결됩니다. 발표하는 아이는 반드시 아이들이 많이 앉아있는 쪽을 보고 이야기를 해야합니다. 단, 질문을 할때는 질문대상자를 보고 이야기를 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1-1, 2-1, 3-1, 4-1, 5-1, 6-1 이런 식으로 한꺼번에 6명의 아이가 발표를 하기 위해 일어설 경우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리 학급에서는 절대 그럴리가 없다는 선생님들이 계실수도 있겠습니다만 학습지도 기술이 더 늘면 언젠가는 반드시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이런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그럴때는 1-1부터 기회를 주고 그 다음에는 2-1 자리에 앉아있는 학생이 발표에 우선권을 가지도록 하는 식으로 학급규칙을 정해두면 됩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교사가 모둠별로 발표기회를 주는 방법을 써봐도 됩니다. 이럴때는 교실 안에 있는 모둠을 위치에 따라 일련번호를 매겨두고 그 순서에 따라서 한사람씩 일어서서 발표를 하도록 해도 좋습니다. 우리 학급에서는 여러가지 방법을 씁니다. 서로 발표를 하려고 아우성을 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규칙을 정해둔다는 말입니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