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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 정도는 훈련시켜 두어야 한다 - 5 : 모둠별 발표훈련

by 깜쌤 2012. 3. 23.

 

아이들은 약 15분 정도를 투자하여 모둠별로 의논과정을 거친 끝에 발표지를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대표가 앞에 나가서 발표를 해야합니다. 회사나 공무원 사회로 치자면 파워포인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만든 보고서를 가지고 여러사람 앞에 나가서 브리핑하는 정도가 될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기 모둠 안에서 서로 이야기를 하며 그 차시에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학습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정리한 내용을 이제 발표하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쯤에서 교실에 설치된 교수기기를 대강 확인해보겠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건물을 지은지 이제 20년이 갓 넘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실내 분위기가 많이 어둡고 낡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실내의 색감도 영 아니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십여년전에 만든 건물이어서 그렇다고 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입장이나 정서발달 상태를 잘 고려하여 교실안 벽면이나 창틀의 색깔을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여깁니다.

 

교실 앞면 한쪽에는 모니터가 달려있습니다. 대형 모니터이므로 교실 뒤에서 봐도 아주 선명하게 잘 보입니다. 모니터에는 컴퓨터비디오, 그리고 실물화상기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사라면 단번에 눈치를 챌 것입니다만 실물화상기라는 기계는 수업시간에 정말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멋진 기계입니다. 실물화상기의 조작법과 모니터 및 비디오 사용법을 교사 혼자서 독점할 필요가 없습니다. 미리 아이들에게 다 가르쳐 두어서 수업시간에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모둠에서 만든 발표지를 실물화상기 위에 올려두고 필요한 부분을 확대하여 전체 아이들에게 보여주며 이야기를 하도록 합니다. 화면에 비치는 영상을 확대하고 축소하는 방법도 아이들에게 모두 가르쳐두어야 효과적입니다. 처음으로 만든 발표지이므로 잘못 만들었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게 없습니다.

 

  

이 아이들이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 모둠은 영구불변의 것이 아닙니다. 한달마다 자리가 바뀌면서 모둠구성원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프로젝트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음식만들기 실습을 할때라든가 면담하기 같은 활동을 할때, 그때마다 필요에 따라 다르게 모둠을 구성했다가 과제가 끝나면 해산하는 과정을 되풀이합니다. 기업체에서 운영하는 태스크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한다는 것이죠.

 

학급에서도 그런 팀 제도를 도입해서 활용하면 정말 효과적입니다. 아이들의 인간관계를 넓혀나가는 것에도 좋고 능력별로 아이들을 배치할 수 있어서 좋으며 아이들의 친소관계를 확인해볼 수 있는 기회도가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가진 능력과 잠재력을 파악하는데도 멋진 기회이므로 가능하다면 꼭 활용해볼만한 제도인 것입니다.

 

 

이제 모둠의 대표가 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아이들이 단순히 발표지를 보고 읽도록만 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발표하는 아이가 교사가 되었다고 치고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형식을 취하라고 강조를 해두면 예상외로 멋지게 설명하는 아이가 반드시 등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크게 칭찬하므로써 다른 아이들의 마음 속에서 경쟁심을 유발하도록 유도하면 효과적입니다. 

 

만난지 일주일 밖에 안된 아이들보고 앞에 나가서 저런 식으로 발표를 하라고 하면 쉽게 할 수 있을까요? 바로 여기에서 교사의 역량과 능력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안하면 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무리없이 이끌어나가면서, 적당히 다그치고 자극을 주어서 할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그게 아이들을 다루는 기본 요령이며 교사의 능력이기도 합니다. 

 

 

말은 쉬운데 막상 해보면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아주 쉽게 합니다. 그런 기법을 인터넷상에서 글로 자세하게 쓰려니 정말 힘이 드네요. 선생님들께 강의를 해도 몇시간씩 해야되는 아이들 다루는 방법을 단순히 글로 쓰는 것이니 애를 먹는다는 말입니다. 아이들을 보십시오. 하나같이 모두 발표하는 아이를 쳐다보고 있는 중입니다.     

 

 

이때 주의할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발표하는 목소리가 크도록 유도해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처음 나와서 발표하는데 어떻게 큰소리를 낼 수 있을까요? 교실에서 발표하는 목소리의 크기는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 것일까요? 소리를 크게 한다는 말의 의미가 무엇일까요?

 

교실에서 발표하는 아이의 목소리는 교실 제일 뒤편 대각선쪽에 자리잡은 아이에게까지 또렸하게 들리는 크기여야 합니다. 그 정도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죠. 말하는 아이의 소리가 작다고해서 소리를 크게 내라고 다그치면 아이가 큰소리를 낼 수 있을까요?

 

 

작은 소리를 내는 아이에게 교사가 자꾸 큰소리를 내라고 요구한다고 해서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 아닙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가며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아주 쉬운 방법을 제시해보겠습니다. 계이름 아시지요? 가온음 다에서부터 소리를 내어봅시다. 레미파솔라시 한번 불러보기 바랍니다.   

 

가온음 를 일부러 빨간색으로 표시를 했습니다. 교실에 피아노나 오르간이 있다면 더 좋습니다. 음(音), 그러니까 피아노의 중앙에 있는 C음을 두드리고 그 높이에 맞추어 "여러분 안녕하세요"하고 말을 하도록 해보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음(D)음을 두드리고 역시 그 음높이에 맞추어 같은 말을 하게 해봅니다. 당연히 그 다음에는 음을 두드리고 그 음높이에 맞추어 인사를 하게 해봅니다. 그러면 음의 높이가 높아지면서 말소리가 점점 올라가는 것을 아이들이 알게 됩니다.

 

말소리를 크게 하라고만 하지 말고 말하는 음의 높이를 높이라고 하면 됩니다. 그정도만 하면 아이들은 알아듣습니다. 그래도 모르는 아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싸움하듯이 말을 해보라고 합니다. 사람은 싸움을 하게되면 목소리 높이를 올리게 되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너무 흥분해서 떠드는 것도 문제지만 대부분의 교실에서는 발표시에 아이들이 흥분해서 큰소리를 내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말소리를 너무 낮추어서 말하는게 문제가 된다는 것이죠. 

 

수업시간에 발표도 한번 못하고 앉아있던 아이들은 쉬는 시간이 되면 단번에 말소리들이 올라갑니다. 그러니 교실이 소란스러워지고 시끄러운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런 교실현장의 모습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수업시간에는 아이들이 활발하게 활동해서 친구들과 토론을 하고 발표를 하며 교사에게 질문도 하다가, 쉬는 시간이 되면 목소리를 낮추어서 소근소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옳은 것이라고 여긴다는 말입니다. 

 

 

이런 발표지를 실물화상기에 올려두고 말을 할때 이런 식으로 하면 당연히 하나마나한 발표입니다.

 

잘못된 사례 : "우리땅, 하늘, 바다", "우리나라의 영역, 영토. 우리나라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이루어져 있음"

 

만약 앞에 나온 아이가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묵인한다면 이것은 발표가 아니라 그냥 읽기에 불과한 것이므로 절대 용납하면 안됩니다. 6학년 정도가 되면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것을 발표라고 인정하면 안됩니다. 설마 그런 식으로 아이들이 이야기하겠는가하고 생각하시겠지만 의외로 그런 아이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게 우리 아이들의 현실입니다. 수준이기도 하고요.

 

우수사례 : 저는 두번째 모둠의 대표인 민지입니다. 우리 모둠은 저와 원준이, 지양이와 하현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만난지 얼마 안되었으므로 저와 친구들을 소개한 것입니다. 다음 기회에는 우리 소개를 생략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 모둠에서 발표할 주제는 "우리 땅과 바다 그리고 하늘"에 관한 것입니다. 먼저 우리나라의 영역에 관한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영역은 영토와 영해 영공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먼저 영토에 관한 내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도서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반도라고 하는 것은~~~~"

 

 6학년 정도가 되면 위에서 소개한 우수사례 정도로 이야기를 해나가야 합니다. 실제로 지도를 해보면 아이들은 충분하게 이 정도 수준으로 이야기를 해나갑니다. 훈련시키기 나름인 것이죠.

 

 

이제 모둠 대표의 발표가 끝났습니다. 이제부터가 정말 중요합니다. 발표수준을 넘어서서 드디어 토론으로 들어가야 하니까요. 이야기가 길어지므로 다음 글에서 계속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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